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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칼럼] 아마존(Amazon)호미김범선(소설가·본지논설위원)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9.03.19 17:14
  • 호수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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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명산들은 모두 전래되어 오는 유명한 이야기들이 있다. 태백산은 개국과 관련된 스토리가 있다. 그럼 우리지역에 소재하는 소백산에는 이야기가 없을까?

소백산도 유명 스토리가 있다. 조선 선조 때에 무쇠쟁이(대장장이) 배순(裵純)이 국상(國喪)을 당하자 상복을 입고 소백산에 올라가 3년 동안 임금과 나라를 생각하며 한양을 향해 통곡망배(痛哭望拜)하였다. 이에 조정은 1615년에 배순에게 충신정문(忠臣旌門)이 내려져 배충신(裵忠臣)이라고 하고 배순이 망배했던 산봉(山峰)은 국망봉(國望峰)이라고 했다. 또한 나라는 배순에게 무쇠점(店 대장간)을 열어 주었다. 그 연유로 대장장이 배(裵)씨라는 성(姓)과 점(店)자를 합쳐 배점(裵店)이라고 불렀다. 배점은 바로 대장장이 배순의 대장간이 있던 곳이다. 충신 배순은 소수서원의 선비들과도 교류했다고 한다.

밭뚝에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공장에서 찍어내는 낫으로 베었을 때, 손가락 굵기의 나무를 쳐도 날이 무디거나 이가 빠진다. 그래서 옛날에는 그런 낫은 ‘왜낫’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대장간에서 만든 낫은 제법 굵은 나무가지도 낫으로 치면 잘 베어진다. 그래서 대장간에서 만든 낫은 ‘조선낫’이라고 불렀다.

지금 매스컴을 타고 있는 영주대장간 석노기 장인과 알게 된 것은 구서원에서 농사를 지었을 때 조선낫을 사러 대장간에 들렀을 때 였다.

2008년 2월10일 밤에 채모 씨가 우리나라 국보 1호인 숭례문에 불을 질러 국보 1호가 화재로 타버린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당시 정부와 국민들은 국보 1호의 복원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였다. 그래서 문화재청은 숭례문 복원사업을 위해 전국의 최고 장인들을 찾아서 불러 모아 옛날 방식으로 숭례문을 복원하려 하였다. 목수, 석수, 대장간 장인 등 전국 최고의 장인들이 모두 모여 숭례문 복원작업에 참가 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대장간 일이었다. 승례문에는 1m짜리 무두못에서 부터 5cm의 무두못 까지, 정첩 등 옛날 방식으로 그런 철물을 제작하는 기술을 가진 전국 최고의 장인이 필요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그런 기술을 가진 장인이 영주대장간의 석노기 장인이었다.

화재로 타버린 숭례문 복원 공사장에서 대장간을 만들어 놓고 석노기 장인은 옛날 복색을 입고 숭례문 복원 건축에 필요한 철물을 제작했다.

장인이 옛날 방식으로 철물을 제작하는 방식 자체가 이젠 없어진 전통문화이며 구경거리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숭례문 대장간을 찾았고 석노기 장인은 숭례문 대장장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그 덕분에 모방송국에서 유명 사극 드라마에 나오는 부엌칼을 주문 받고 제작하여 비싼 가격에 구입해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분은 14살에 대장간 일을 시작해서 평생을 대장간 일을 하고 산 장인이다. 2010년 석노기 장인은 호미와 낫, 괭이와 엿가위 4종을 축소하여 미니어처로 만든 수제품 세트를 만든 적이 있었다. 당시 그 미니어처 세트를 구할 기회가 있어 그것을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선물로 보냈다. 그랬더니 미국에 있는 지인이 수제품으로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었냐며 놀라워했다. 하긴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으로 찍어내는 제품과 핸드메이드로 정교하게 만든 제품은 상품 자체의 가치가 다르다.

미국에 사는 지인이 한 셋트만 더 구해줄 수가 없냐고 묻길래 하나 더 구입해서 보내 주었다. 그분은 그것을 가보로 보관하겠다고 했다. TV에서 석노기 장인이 만든 호미가 아마존 닷컴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는 화면을 보았다. 본지(통합 제704호)에서도 ‘영주호미’ 기사를 보았다. 호미는 대장장이가 수제품으로 만든 것을 사용하는 익숙한 전래 농기구이다. 미국에는 호미가 없다. 호미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그 농기구가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지 안다. 그래서 석노기 장인이 만든 호미가 매스컴을 타는 것이다. 우리만이 가진 고유의 상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가 된 것이다.

석노기 장인이 만든 호미를 아마존 닷컴에 올려 팔아먹을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헬프 팜(대표 신웅철)이다. 그는 우리 만이 장점을 가진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팔아먹는 방법을 안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 공장이 어느 국가, 어느 지역에 있냐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타제품과 비교해서 어떤 장점과 경쟁력이 있는지를 알고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아무리 상품이 좋아도 찾는 사람이 없으면 생산자는 도태된다. 좋은 상품을 글로벌 시장에 올려 수요자들이 찾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영주호미의 경우 헬프팜이 수요를 창출하게 만든 것이다.

아마존에 호미는 영주대장간 석노기라는 장인이 만들었다. 그 호미가 ‘영주’ 라는 지명을 글로벌 시장에서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 재래식 호미를 만드는 대장간은 많다. 그 호미 중에서 영주호미가 글로벌 시장에서 유독이 찬사를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평생을 몸바쳐 호미를 만든 장인(생산자)과 글로벌 시장의 유통구조를 잘 알고 있는 기업이 전 세계에 제품을 팔아먹는 유효수요를 창출 한 것이다.

이 칼럼의 서두에서 배점이라는 지명의 유래와 배순의 대장간에 대해서 서술하였다. 아마존에서 판매가 되고 있는 영주 대장간 석노기 장인이 만든 영주호미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소수서원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고 선비촌과 매화공원이 만들어 지고 있다. 영주호미가 타 지역의 대장간에서 만든 호미와의 차이점은 소백산이 만들어낸 이야기와 연결이 되면 문화상품이 된다. 영주호미는 스토리가 있는 하나의 명품브랜드로 탄생하게 되며 그것은 곧 자치단체의 경쟁력이 된다.

자치단체가 선비촌에 대장간을 만들어 주면 숭례문 대장장이 석노기 장인은 도제방식으로 전수를 하고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찾은 관광객은 구경거리를 원한다. 그럼 갑과 을은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그래서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석노기 장인의 영주호미는 지역 경제에 일조하는 스토리가 있는 문화 상품이 되는 것이다.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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