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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배짱공사에 주민들만 “골탕”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9.03.20 10:55
  • 호수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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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커브에 갓길도 없는 5번국도
3번의 사고에도 10개월이나 방치
취재 들어가자 한나절 만에 갓길 만들어

인도는 물론 갓길도 없는 편도 2차로 국도에서 개통 10개월 동안 크고 작은 교통사고들이 줄을 잇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같은 원성에도 불구하고 나 몰라라 하던 대형건설사가 최근 같은 지점에서 80대 주민이 중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제보를 받고 본지가 현장 취재에 들어가자 한나절 만에 갓길을 만들어 놓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문제의 장소는 영주시 풍기읍 백신1리 앞 편도 2차로의 5번 국도이다. 이곳은 중앙선 복선 전철의 철로가 겹치는 1.5km구간을 확포장공사를 시공한 S건설이 지난해 6월 왕복 4차로 도로로 개통했다.

하지만 풍기읍 죽령로 1166번지(백신리 소백산풍기인삼순대 식당) 앞 70여m 구간에는 보도는 물론 갓길마저 만들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을 샀다. 급기야 지난 6일 오후 7시경 인근마을에 사는 백모(86)할머니가 이 도로를 걷다가 오토바이와 충돌,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 본지가 돌아본 사고현장
70여m 갓길에는 2차로를 알리는 흰색선 2~6cm밖에는 3번의 아스팔트 덧씌우기를 하면서 20여cm가량의 지상 낙차가 생겼고 붉은색 드럼통이 차선과 닿을 듯 서 있어 보행자가 차도를 침범하지 않고는 오갈 수가 없었다.

또 사고 구간은 풍기읍 백1리에서 창락리로 향하는 급커브지점으로 운전자의 시야가 좁은 지역이지만 대부분의 차량들은 평균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리고 있어 사고위험이 높은 지역이었다.

▲ 현장관계자 대형건설사 직원의 고자세
현장사무소에서 만난 이모 과장은 취재 도중 회사명과 현장소장 이름 등을 묻자 대전에 있는 철도시설공단에 정식으로 취재요청을 하고 허가를 받은 뒤 다시 오라는 고자세를 보였다. 기자는 대전에 있는 철도시설공단에서 일러준 철도시설공단 영주출장소 박모 감리사를 만났고 그의 주선으로 사고현장에서 주모(63) 감리단 전무를 만났다. 중앙선 도담~영천 간 복선화사업 2공구(단양군 당동리~풍기역까지)를 시공하고 있다는 그는 “철도와 5번국도가 겹치는 1.5km의 5번 국도만 확포장을 하고 있다”며 “영주시와 협의해 보도는 도면자체에도 없다”고 했다.

▲ 취재에 들어가자 내일 당장 갓길 만들겠다
이에 대해 기자는 “도로가 좁아 중앙선조차 긋지 못하는 농어촌 도로도 1m여의 갓길이 있다. 왕복 8차선 국도(13.2m)에 노견(갓길)조차 없다는 것은 잘못된 시공이 아닌가”라고 하자 “준공이 되면 1.5m가량의 노견이 있으나 용지보상이 매끄럽지 못해 사고지점 70m가량은 노견이 없이 방치돼 있었다. 생각이 짧았다. 내일 당장 드럼통을 없애고 석분으로 1.5m정도의 노견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 기자증 보자, 사이비 기자에겐 취재 응할 수 없다
기자는 다시 백1리 앞에 설치된 회전교차로도 급커브로 설치돼 평소 민원이 많은데 주민들의 요구대로 재시공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기자명함은 누구나 찍을 수 있다. 기자증을 보자”며 사이비 기자에게 취재를 거부한다는 뉘앙스로 돌아서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의 제보에는 어디든지 달려가는 지역대표신문을 하찮게 본 것이다. 그러나 2시간 뒤인 저녁 8시 전화를 걸어와 “찾아뵙고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3건의 교통사고 모두 대형건설사 횡포에서 비롯
땅거미가 질 무렵 사고현장에서 만난 김모씨(66,중앙선 도담~영천 간 철도복선화 2공구보상대책위원장)는 “도로에 편입된 53평은 3년이 지나도록 보상을 못 받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설계에 보도가 없으면 골재를 깔아 임시 갓길이라도 만들어 보행자를 배려했어야 함에도 100km로 달리는 차들 사이로 보행자를 근 1년간이나 내몬다는 것은 힘 있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사고 외에도 3건의 사고가 있었다”며 “사고 전부가 대기업의 배짱공사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함께 자리한 주민 김모(70.여)씨는 “정부예산으로 공사를 하는데 영주시가 나와서 간섭을 하면 주민들이 더 편리한 도로를 만들 수 있다. 주민이 고통을 당하는 데 시관계자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 백1리 앞 회전교차로 급커브이긴 해도 주민배려
또 백1리에 사는 김모(63)씨는 “편도 2차로 끝에 급커브의 회전교차로가 있어 사과를 싣고 나오던 차가 뒤집어진 적도 있다”며 교차로 전면 재시공을 요구했다. 모 마을 김모(64)이장은 “백1리 앞 회전교차로도 급커브에 노폭마저 좁아 충분한 감속을 하지 않고 들어섰다간 사고를 당하기가 십상”이라며 “국도를 많이 이용하는 주민들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

8일 오전 갓길 설치 공사를 마쳤다고 알려옴에 따라 9일 오전 8시30분 다시 찾은 현장에는 시청 이모 과장 등이 나와 있었고 석분 5차(25톤)를 부어 롤러로 다졌다는 그의 설명대로 보행자의 통행에는 별 불편이 없어보였다.

또 건설사 관계자들과 돌아본 회전교차로 인근에는 백1리로 드나드는 별도의 길이 나 있었고 백1리에서 사과공판장이 있는 창락리 방향으로 가는 길 또한 모 홍삼공장 앞으로 별도로 나 있어 주민들을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다만 회전교차로 설치 부지가 좁아 28번 국지도 변인 순흥회전교차로나 단산면 옥대리에 설치된 회전교차로 보다 커브가 심하고 노폭이 좁아 충분한 감속이 요구된다.

이모 과장은 “마을숙원 사업 차원에서 공동묘지 앞으로 별도의 길을 만들어 주민들이 사과공판장으로 가는 지름길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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