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수(73,전 영주문화원이사)

예천군 상리면(上里面)과 하리면(下里面)은 원래 영주군(榮州郡)이었는데 1923년 행정구역을 개편 할 때 예천군으로 편입되었다. 뒤에 상리면은 효자면(孝子面)으로, 하리면은 은풍면(殷豊面)으로 예천군에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효자면에서 전해오는 <명심보감(明心寶鑑)(續)효행편>에서는 도시복(都始復)의 지극한 효행(孝行)이 실려 우리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은풍면의 특산물인 ‘은풍준시’는 옛날 임금에게 진상하던 진귀한 명품 곶감으로 품질 면에서 최상품이다. 그 내막을 살펴보자.

1. 효자(孝子) 도시복(都始復)

도(都)씨는 상리면에서 살면서 집은 가난했지만, 효성이 지극했으며 나무를 팔아서 어머니를 봉양하였다. 하루는 장에 갔다가 서둘러서 돌아오는데 솔개가 나타나서 어머니에게 올릴 생선을 채어가니 도씨는 눈물만 흘렸다. 집에 와서 보니 솔개가 생선을 집에 벌써 갖다 놓았다고 한다.

어느 날 어머니가 병환 중에 말씀하시기를, 때 이른 홍시를 찾으셨다. 도씨는 감나무 밑을 헤매다가 그만 날이 저물었다. 그때 갑자기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앞을 가로막고 등에 타기를 권하니 도씨가 호랑이 등에 타고 백리길을 번개같이 달려서 어느 산동네 외딴집 앞에 내려놓으니, 마침 그 집에서 제삿날이었다.

제삿밥을 차려주는데 상위에 홍시가 있기에 주인에게 홍시의 내력을 물어보고 자신의 형편을 말했더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유난히 홍시를 좋아하여 해마다 가을이면 좋은 감 이백 개를 굴속에 깊이 보관을 하면, 오월에 이르러 7~8개가 온전했는데 올해는 50개가 온전하여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것은 필시 하늘이 어머님을 섬기는 손님의 효성에 감동한 탓이라 생각이 든다고 하시면서 홍시 20개를 담아주셨다.

도씨는 감사의 인사를 하고 방을 나오니 호랑이가 기다리고 있다.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닭이 울었다고 한다.

2. 은풍(殷豊)준시

예천군 하리면 동사리에서 생산되는 ‘은풍준시’는 준시의 명품으로 알 수 없는 비결(秘訣)을 지니고 있었다. ‘은풍준시‘의 유래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재 동사리에는 300년이 넘는 할아버지 감나무와 아들감나무, 손자감나무가 있어서 그 유래를 짐작만 하고 있다.

조선 숙종 임금에게 ‘은풍준시’를 진상했다고 전해지고, 정약용의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 ‘은풍준시’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임금이 내린 만찬에 은풍에서 올라온 준시에 뽀얗게 서리가 앉은 것처럼’이란 글이 있다고 한다. 원래 감나무는 고염나무에 접목을 해서 번식시키는데 ‘은풍준시’ 감나무는 모두 접목을 한 흔적이 없는 자생목이라 한다. 동사리에서 가장 오래된 감나무는 300년이 넘었고 100년이 넘은 감나무도 40여 그루 있고, 성목과 유목이 다수 있다고 한다. 동사리 감나무는 접목은 잘되지 않고 뿌리로 번성시킨다고 한다. 특별한 것은 감나무가 동사리를 조금만 벗어나도 준시의 맛과 향이 ‘은풍준시’와 다르다고 하니 이상한 일이다. 따라서 ‘은풍준시’는 동사리에서만 생산되는 특산물이다. ‘은풍준시’는 보통 곶감크기의 3~4배 정도로 크고 그 맛은 매우 뛰어나서 가격도 높게 판매되고 있다. 효자면과 은풍면이 지금은 예천군이지만, 오랜 세월을 영주와 함께한 고을이었다.

<참고. 명심보감.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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