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재 원장

한국 최초 세계 최대 단일수종 선비세상 매화공원
매화공원에 2천 380주 식재, 분재원엔 361점 전시

▲ 매화 만나러 가는 길
선비세상(한국문화테마파크) 내에 있는 영주 매화분재원(원장 안형재)은 지난 1일부터 6일(설연휴)까지 선비매화탐방행사를 개최했다. 선비세상 정문 앞은 아직 공사 중인 관계로 닫혀있다. 

정문 앞 도로변에 「선비매화탐방 진입로, 전방 600m」라는 표지판을 보고 따라갔다. 단산방향 삼막삼거리(까치쟁이)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면 길은 우측 산골짝으로 안내한다. 

200여m 간격으로 「매화 만나러 가는 길」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비포장도로로 500m가량 들어가서 낮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눈 아래 넓은 골짝이 나오고 매화온실이 보인다.

여기는 조선 때 순흥부 1부석면 대지곡리(大枝谷里)라 부르던 곳으로 6.25 전(1948년)까지 ‘행갈’이란 마을이 있었다. ‘선비세상’이란 한국문화테마파크의 새로운 이름으로 ‘선비문화를 세상에 널리 알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 한국 최초 최대 매화원
선비세상 매화공원(2016-현재)은 우리나라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한국 최초 세계 최대의 매화분재원으로서 16,650평(54,385㎡) 부지에 매화나무 213종 2,380주가 식재되어 대지곡(大枝谷) 전체가 매화골(梅花谷)이 됐다.

2일 오후 2시부터 탐방행사가 시작됐다. 황규원 문화예술과 문화사업팀장은 “이번 행사는 새 봄을 맞으러 활짝 피어난 매화꽃의 아름다움을 시민들은 물론 설 연휴 고향을 찾으신 귀성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며 “매화 연구에 일생을 바치신 본 매화원 안형재 원장님을 모시고 매화탐방을 시작한다”면서 안 원장을 소개했다.

안 원장은 “선비정신이 깃든 영주 매화분재원 방문을 환영한다”며 매분 앞으로 다가섰다.
탐방객 200여 명은 안 원장을 따라 이동하면서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본 분재온실은 (식물에게 해로운) 자외선을 99% 차단할 수 있는 ‘폴리카보네이트’란 첨단 자재로 지었다”며 “491평(1,623㎡,교실25칸) 규모에 163종 361점이 전시돼 있다”고 했다. 

또 “영주 매화분재원은 중국 흑룡담 매원이나 일본 나가하마시 분매원과 비교하여 손색이 전혀 없는 귀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며 “분매의 수형이 중국, 일본과 전혀 다른 우리나라 선비들이 즐겨 기르던 전통 수형을 나타내고 있어 한국적 분매의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 선비와 매화
매화는 선비꽃이라고도 한다. 매화는 같은 꽃, 같은 나무, 같은 품종끼리는 수정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매화의 절조와 일편단심이야 말로 선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화에는 선비의 정서나 가치가 투영되어 있다.

선비들이 추구하는 세상이란 ‘매화꽃이 핀 풍경과 같다’고도 한다. 그러고 보니 ‘매화꽃이 핀 풍경’이 바로 ‘선비세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안 원장은 “추운 겨울을 이기고 강인하게 피어난 매화꽃.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헌신이 바로 선비의 진정한 가치”라고 말했다.

▲ 분매의 역사
문헌상 고려 중기인 12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임춘(林椿,?-?)의 매화 시 와 고려 말 대학자인 권근(權近,1352-1409)의 시문집 양촌집(陽村集)에 “화분에 길러서 일찍 피게 하였네(培養盆中最早開)”라는 기록이 있다.

옛날 선비들은 대개 분매를 온실이나 감실을 만들어 길렀으며, 대원군(大院君) 이하응(李昰應,1820-1898)은 운현궁 자리에 홍원매실을 가지고 있었고,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는 선대로부터 별장 터였던 남산의 경성방송국 자리에 커다란 분매온실을 소유하고 있었다고 전해온다.

▲ 분매의 감상법
안 원장은 “분매를 감상할 때에는 ‘매유사귀’라 하여 매화의 네 가지 귀한 모습을 보아야 한다”면서 그 네 가지 귀한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貴稀不貴繁(귀희불귀번) 가지가 드문 것이 귀하고 번잡한 것은 귀하지 않다. 둘째;貴老不貴嫩(귀노불귀눈) 늙은 것이 귀하고 어린 것은 귀하지 않다. 셋째:貴瘦不貴肥 (귀수불귀비) 마른 것이 귀하고 살찐 것은 귀하지 않다. 넷째:貴含不貴開(귀함불귀개) 다소곳이 오므린 것이 귀하고 활짝 벌어진 것은 귀하지 않다”고 했다.

▲ 세계 최고 명품 소장
안 원장은 “이곳에는 163개의 매화 품종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고고한 품종에 대해서만 설명을 드리겠다”며 해설을 이어갔다. 

남명 조식 선생이 가꾼 400년생 남명매, 진주강씨 강회백(1357-1402)이 손수 심은 수령 500된 정당매, 천연기념물 제486호로 지정된 고불매, 사임당의 꿈이 서려 있는 율곡매, 수양버들처럼 늘어진 아름다운 수양매, 퇴계 이황 선생이 48살 때 단양군수로 부임했을 때 관기 두향이 선물한 도산매, 조선 장안에서 제일가는 명품 월사매 등을 소개했다.

안 원장은 “세계 최고의 분매가 여기 있다. 수고 275cm, 수령 450년 된 야생매가 바로 이것”이라며 “2020년 매화공원이 완공되면 온 국민들은 물론 세계의 매화전문가들이 영주 매화분재원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형재(安亨在) 매분원장은?
영주 매화분재원 안형재(78) 원장은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한국매화연구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KBS·SBS·CBS 가정원예 방송캐스터, 국제매화학술회 한국대표 및 국제매화품종등록위원회 한국대표, 매화 ‘천연기념물’ 조사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 박사를 편집장으로 한·중·일 3개국 21명의 학자들이 공동 집필한 ‘매화’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매화에 관한 단행본인 ‘한국의 매화’와 ‘내 가슴에 매화 한 그루 심어놓고’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한국의 매화(북경임업대학교 대학원)’, 한·중 매화문화교류와 현황(북경임업대학교) 등이 있다. 

또한 대한민국분재문화상, 대한민국 매화분재 명인 지정(18-502호), ST1806-006 올해의 신한국인 대상, 혁신 한국인상 대상, 제17회 인물 대상 등을 수상했다. 

안 원장은 “매화와 분재의 품종관리를 통해 영주가 매화품종의 주산지가 되게 할 것”이라며 “연구를 강화해 매화에 담긴 선비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원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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