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선비정신’에 먹칠...시, 불똥튈라 전전긍긍
축구종합센터, 베어링산업단지 등 사업차질 우려도

우리고장 국회의원(영주, 문경, 예천 선거구)인 최교일 의원이 2016년 미국출장길에 스트립바를 출입했다는 의혹이 각종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역사회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처럼 처신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좀처럼 스트립바 출입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폭로된 이같은 의혹과 논란이 보름 넘게 지속되면서 ‘선비정신’ 홍보를 위해 미국 뉴욕 방문을 추진한 영주시청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 사건의 전말 = 미국 현지 가이드 대니얼 조씨는 지난달 31일 국내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 의원이 2016년 9월 24일 맨해튼 33가의 파라다이스 클럽이라는 이름의 스트립바를 방문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최 의원은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영주시청 관계자들과 오페라 선비 공연 관람과 뉴욕 한인회와의 선비정신 세계화를 위한 업무 협약 등을 위해 미국 뉴욕에 출장 중이었다.

가이드 조씨는 “최 의원이 성인 공연을 펼치는 스트립 바에 가자고 ‘강요’했고 ‘이런 문화도 체험해야 한다’는 식으로 밀어붙여서 그때 왔던 분들이 다 입장했다”고 주장했다. 함께 한 일행은 장욱현 시장과 전 김현익 시의회 의장, 최의원 보좌관, 시장과 시의장의 수행비서, 실무담당 과장 2명, 현지 판사 등 모두 10명이다.

최 의원과 박모 보좌관의 미국 출장 경비 840만원은 ‘선비정신세계화홍보단’이라는 민간단체를 급조(?)해 영주시가 모두 부담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 의원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합법적인 주점으로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곳”이라고 전면 반박했다. 최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 변호사가 뉴욕 맨해튼에는 술집에서 옷을 다 벗는 스트립 바는 없다고 두 번이나 확인해 줬다. 함께 있던 일행이 현직 미국 판사, 영주시 공무원 등 모두 공직자들이었는데 초저녁부터 스트립바에 가자고 가이드에게 강요를 할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또 “가이드 조씨가 지난 대선 민주당 조직특보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며 정치적 의도를 주장하고 있다. 최 의원은 향후 법적 대응을 통해 정확한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최의원의 해명과 반박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않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일제히 의원직 사퇴와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잇단 해명과 반박이 논란만 더 키워 = 스트립바 출입 논란에 대한 최 의원은 잇따른 해명은 오히려 또 다른 논란을 낳으며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최 의원은 보름동안 모두 3차례의 반박문을 냈다.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무희들이 춤을 췄던 것 같기는 하지만, 누구도 완전히 옷을 다 벗고 춤을 춘 사람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바가 아니라고 강조한 해명이지만 ‘상반신만 노출이 허용되는 주점’이라는 애매한(?) 해명을 추가하면서 ‘상반신을 노출한 곳은 스트립바가 아니’라는 비아냥을 자초한 셈이다.

더군다나 이 글에서는 “주점에 간 사람이 영주시장, 시의회 의장, 한국계 뉴욕주 판사, 미국 변호사, 저와 국회 보좌관, 영주시청 직원 등 10여명”이라고 공개하는 바람에 이번 파문의 불똥이 영주시로 튀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주민들은 당초 예천군의원 가이드 폭행 사건으로 인해 네티즌 사이에서는 ‘예천 국회의원’으로 인식됐는데 참석자를 모두 공개하면서 영주까지 끌어들였다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추기도 했다.

이때문에 영주시가 현재 추진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와 베어링 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 굵직굵직한 대규모 사업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사안이 지역정체성인 ‘선비정신’과 관련된 것이어서 지역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탄식하고 있다.

또 다른 논란의 당사자인 장욱현 시장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맥주집이었다. 특별한 기억이 없다”며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지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본지 확인결과 다른 참석자들도 “일반적인 맥주집”이었다거나 “특별한 기억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지역사회의 반응 = 최 의원 일행의 미국 스트립바 출입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역사회의 여론도 들끓고 있다. 가장 먼저 반응 한 곳은 지역 내 시민단체들이다. 

지역 내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영주시민사회단체연석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오전 11시 꽃동산로타리에 위치한 최교일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최 의원 즉각 사퇴’와 ‘장욱현 시장의 명백한 해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민대책위 대표 50여명은 “선비정신 세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명목으로 미국으로 떠났던 출장 중에 가이드를 종용해 스트립쇼를 관람한 최 의원은 더 이상 우리의 대변자가 아니다”라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또 “캐나다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박종철 예천군의원을 추천한 것과 검찰 간부 성추행사건 당시 검찰국장으로서 성추행 조사를 막으려 했다는 법원의 판결도 우리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며 “성과 관련된 많은 사건을 볼 때 더 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어 “사건 당일 함께 참석한 사람들도 그날의 사안을 명백하고 성실하게 사실을 밝히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하고 사과할 일은 반드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스트립쇼 추태의 주인공 최교일은 즉각 사퇴하라 △장욱현 시장은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사죄하라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을 지속할 것 등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날 시위에는 민본사상실천시민연합, 성공회영주교회, 영주시청공무원노조, 영주시농민회, 영주시민연대, 영주작가회의, 전교조영주지회, 철도노조영주지방본부, (준)영주시의정모니터단 등 9개 단체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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