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흥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우리가 사는 마을 어딘가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이 힘겨울 때,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손길은 ‘감사함’으로 다가옵니다. 희망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작은 관심의 시작으로 ‘같이’에 ‘가치’를 더한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힘이 필요합니다.[편집자 주]

홀로가 아닌 우리의 의미로 관심 높여
이웃과 근본적인 생계해결방안 찾아가

최근 가흥2동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A씨는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날에 대한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유선으로 만난 그는 “따뜻한 말과 함께 다가온 이웃들 덕분에 혼자가 아님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고마움을 전하고 최근 일어난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했다.

 

인견이불나눔

▲어려운 상황 어떻게 알게 됐나
A씨의 어려운 사정은 그의 지인이 봉사단체인 영주이웃사랑회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 단체는 A씨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그가 살고 있는 가흥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에게 도움을 의뢰했고 가흥2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이 현장을 방문해 생활환경을 살핀 뒤 긴급지원이 이뤄질 수 있었다.

영주이웃사랑회와 가흥2동 맞춤형복지팀이 각각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집안은 위생적인 면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많이 마른 상태에 건강도 좋지 않아 보였고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생활환경이 열악한 상태였다. 기름보일러의 기름저장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추운 겨울날씨에도 전기장판에 의지했다. 대부분 밥보다는 라면으로 연명했다.

그동안 형제, 친척, 친구, 이웃들의 도움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어 경제적인 면에서 안정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주거개선 전
주거개선 과정
주거개선 후

▲평탄치만은 않은 삶이었기에
A씨는 가흥2동에 살면서 하망동 지인의 집에 주소를 두었다가 지난해 8월 가흥2동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한때 노래방을 운영했지만 건물주의 부도로 3천500만 원 정도를 빚지게 되면서 한순간에 신용불량자로 전략했다. 이렇다 보니 생활은 어려워지고 가정도 평탄치 못했다. 시간이 흘러 아내와 헤어지고 홀로 생활하면서 일용직으로 일해 받은 돈은 대부분 자녀교육비로 근근히 충당했다. 이후 지난해 5월까지 지역의 한 중소기업체에서 일할 수 있었지만 감원으로 인해 퇴사했고 주유소에서 3개월 가량 근무했으나 셀프 주유소로 바뀌면서 이마저도 그만두게 됐다. 일할 곳을 다시 찾았지만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경제적인 상황은 더욱 열악해져 건강보험료가 체납되고 보증금 100만원에 월 20만원인 월세도 3개월 가량 연체됐다. 사업실패와 실업 등으로 홀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증과 함께 정서불안 증세까지 겪어야 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왼쪽어깨가 아파왔으나 병원진료를 받아 본 적이 없고 다시 통증이 더해져 팔을 움직이는 것도 어려웠다.

 

가흥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의중

▲따뜻한 말 한마디가 주는 힘
A씨는 일을 하고 싶다. 그러나 신용불량자여서 구직자체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그의 어려운 상황에 도움을 주고자 가흥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우병흥, 노경준) 위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그리고 먼저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행정과 지역단체가 함께 힘을 보탰다.

협의체의 한 위원이 30만원의 난방유를 지원하고 가흥2동 맞춤형복지서비스의 예산으로 밀린 월세를 해결할 수 있도록 50만원을 지원했다. 또 시청의 긴급지원사업을 연계해 동절기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최저생계비와 연료비가 지원될 수 있도록 했다.

처음 A씨의 상황을 전달받은 영주이웃사랑회는 김삼재 회장과 부회장이 가정방문을 통해 생활비 30만원과 부식을 지원했고 추후 일자리 연계와 반찬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전화인터뷰에서 “주변의 관심과 배려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었다. 고맙다. 그러나 나에게는 경제적인 안정도 필요했지만 ‘혼자 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 움츠러들고 ‘희망’이라는 것을 가질 수 없었다”며 “정말 힘들고 절망적일 때 나에게 관심을 주니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 같은 사람들이 지역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나처럼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작은 희망이라도 생기고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 후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주유소, 건설계통에서 단순 막노동도 해봤고 철도공사에도 참여한 이력과 일용직 경험도 있다”며 일자리에 대한 강한 바람을 내비쳤다.

 

지역봉사단체와 주거개선 봉사활동

▲가흥2동 나누美人 활동사례
가흥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의 발굴 지원을 위해 가흥2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과 후원자가 함께하는 ‘행복 가흥2동 나누美人’들의 사각지대 발굴 활동을 상시화하고 대상자가 발굴되면 사전기금마련을 통해 긴급지원이 가능토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지원기금 조성을 시작하면서 기관단체와 관내 주민 등 22인이 참여해 750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지역복지증진사업을 진행해 왔다. 주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저소득계층과 공공, 민간, 지역민간 자원의 연계체계를 갖추고 지역사회 복지안전망을 구축하면서 다양한 복지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먼저 정부의 주택보수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가옥에 대해 협의체와 가흥2동 새마을협의회가 공동부담으로 400만원을 들여 지붕공사와 가옥에 대한 수리를 지원했다.

폭염이 지속된 지난해 여름에는 ‘쿨(cool)사랑 나눔’으로 가흥2동 8개 기관단체가 200만원, SK머티리얼즈가 100만원을 지원해 독거노인과 장애인 40가구에 선풍기와 인견이불을 전달했다. 추석에는 협의체 기금 420만원으로 취약계층 35가구에 햅쌀을 지원했다.

‘행복 가흥2동 나누美人’의 활동으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0명의 후원자가 발굴됐다. 이들 후원자가 내는 230만원의 기금으로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의 생활안정지원과 생필품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맞춤형복지팀 박재완 팀장은 “가흥2동은 후원 사업을 위한 기반조성을 위해 협의체 25명 위원들의 협조가 이뤄졌고 이번 사례도 위원들이 일자리 지원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나눔, 안부 확인, 정서적지지 등의 ‘이웃 케어’ 추진으로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우리 이웃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집중하고 발굴 대상자의 개개인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관 간의 협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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