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머리자랑’ 김정림 씨

각종 축제 노래자랑대회 수상 휩쓸어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 수상 경력도

‘노래는 불의를 뒤집을 힘은 없다. 하지만 그 어떤 불의에도 맞설 힘을 준다’. 스페인의 음유시인 파코 이바니에스(Paco Ibanez)가 한 말이다. 우리는 슬픈 날에는 슬픈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달래고, 즐거운 날에는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더욱 신나고 행복해진다. 또한, 지치고 힘들 때는 함께 노래를 부르며 힘을 낸 적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며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노래를 잘하는 사람의 인생은 어떨까. 미용실을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무대에만 서면 감췄던 끼를 마음껏 펼쳐 보이는 김정림씨를 만났다.

▲ 무대에 서면 희열감을 느껴요
“무대에 오르기 직전엔 떨리고 긴장되지만 무대에만 서면 제가 뻔뻔해지는 것 같아요. 저의 다른 모습이 나와요. 온전히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즐기며, 나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눈빛을 보며 희열감을 느끼지요. 그 모든 분위기를 즐기고 내려옵니다”

휴천현대아파트 근처에서 ‘전국머리자랑’이라는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김 씨는 울진이 고향이다. 대학에서 피부미용을 전공하고 서울에 있는 미용실에 근무했던 김 씨는 15년 전에 영주에서 잠시 머물다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

“결혼을 하고 미용실을 운영하며 영주에 눌러앉게 됐어요. 영주에는 친구가 없어서 외롭기도 했지만 노래를 부르며 외로움도 스트레스도 다 날려버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 받고 ‘전국머리자랑’ 운영
어릴 적부터 노래에 타고난 소질이 있었던 김 씨는 각종 콩쿠르 대회, 청소년가요제, 대학 내 가요제 등에 참여하며 자신의 노래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각종 축제에도 참여했는데, 울진 대게축제에서는 최우수상을, 인삼축제에서는 은상을, 단산포도축제에서는 대상을 받아 포도를 50만원 어치를 부상으로 받은 적도 있었다고 한다. 특히 2011년 방영된 전국노래자랑 영주편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전국머리자랑’이라는 미용실을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결혼 전에는 PDP TV를 받아 부모님 집에 갖다드린 적도 있었어요. 제가 2남 2녀 중 셋째로 자라며 친척들에게 별 존재감이 없는 아이였는데 각종 노래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저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어요. 아버지께서도 저를 자랑스러워하셨지요”

김 씨가 운영하는 미용실 ‘전국머리자랑’은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상호 명처럼 고객이 전국에서 찾아주고 있다고 한다.

“저희 미용실은 소개로 많이 찾아오시는데, 안동, 예천, 풍기 등 먼 곳에 계신 분들이 찾아주고 있어요. 이미지 컷에 제일 자신이 있는데, 전국머리자랑에 오시면 무조건 5살은 어리게 만들어드립니다”

▲ 음악이 저에게 큰 힘을 준 것 같아요
노래를 부르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김 씨는 영주음악연구회 회원들과 ‘A보이즈’로 활동하며 공연이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2년 전부터는 색소폰을 배우고 있는데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의 학예발표회에서 색소폰을 연주했다고 한다.

“작년에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많이 힘들었어요. 씩씩해지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음악이 저에게 큰 힘을 준 것 같아요. 음악을 하며 만난 지인들께서도 많이 격려해주셔서 힘이 되었고요”

큰 슬픔이 있었지만 음악을 하며 원래 성격도 찾았고 자신감도 찾았다는 김 씨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기면 실버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할머니가 저를 키워주셨어요. 그래서 어르신들을 보는 제 마음이 조금은 각별한 것 같아요. 요양병원에 찾아가 노래도 불러드리고 미용도 해드리며 봉사를 한 적이 있는데, 어르신들이 많이 외롭잖아요. 제 노래를 들으시며 박수도 치시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에게 주어진 달란트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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