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진(아름다운피부과 원장)

미세먼지가 공포감을 가져올 만큼 연일 심각해지고 있다. 수년 전에는 그 원인이 중국으로부터 넘어오는 오염물질로 지목되었으나, 일각에서는 국내의 오염물질 배출이 더 큰 문제인 것처럼 보도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디서 오느냐 보다 당장 그 피해를 줄이는 게 급선무가 되었다. 당장 보이는 뿌연 하늘과 목에 가래가 끼이는 것보다, 체내에 쌓여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인체 피해가 더 크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더 작은 것을 초미세먼지라고 하며, 크기가 더 작기 때문에 폐나 혈관을 통해 더 쉽게 침투되어 전신을 순환하며 인체에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도로 주행 시에 발생하지만, 초미세먼지는 도로변이나 산업단지 등에서 연료의 연소나 소각 시에 많이 발생한다.

일단 노출되면 기도가 자극이 되어 기침과 호흡 곤란이 발생하고, 천식을 앓고 있는 분은 천식이 악화되고, 심장에 문제가 있는 분은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적으로 노출이 되면, 폐기능이 감소하고 만성 기관지염이 생기거나 심장에 이상이 발생한다.

모든 질환에 노약자나 어린이, 임산부 등은 취약하지만, 이 미세먼지는 더욱 더 그러하다. 심장, 폐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약자는 더 심한 증상과 장기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또 폐기능이 발달하는 시기의 어린이가 노출이 잦아지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폐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임산부의 미세먼지 노출은 저체중 출생아, 조산아 등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국가적,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사항이기에 개인이 어찌할 수 없다. 하지만 불필요한 외부활동을 삼가거나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것으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외출 후 잘 씻는 것도 중요하다. 손은 깨끗하게 자주 씻고 보습제를 잘 발라 주면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얼굴은 주의해야 한다. 간혹 미세먼지가 모공을 막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너무 빡빡 강하게 세안을 해서 피부과를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틀린 글자를 지우기 위해 지우개로 너무 열심히 문질러 종이를 찢고 마는 실수를 하는 것과 같다. 세안을 할 때 과거 어느 광고에서처럼 얼굴에서“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닦아내면 피부에 악영향을 끼친다.

피부의 표피에는 아주 좋은 각질세포와 기름 성분인 지질이 갑옷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갑옷을 벗겨내는 일은 건강한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한두 번 정도 그렇게 세안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나 건조한 피부, 또는 민감성 피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바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염증과 건성습진을 발생시킬 수 있고, 또 피부에서 건조하다고 느끼면 피지분비를 더 많이 하게 되므로 여드름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샤워할 때도 다른 계절과 달리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한다.

여름철에 샤워는 더 자주하겠지만 요즘같이 건조한 계절에는 하루 한두 번의 샤워에도 피부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너무 강한 비누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으며, 너무 뜨거운 물에 몸을 오래 담그고 있는 것도 피부 건조증을 쉽게 발생시킨다. 한두 번 가려워서 긁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부 건조증이 오래되면 피부가 두꺼워 지는 만성단순태선과 색소침착이 남아 오래 동안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샤워 후 반드시 몸에 수분이 마르기 전3분 이내에 전신에 충분한 보습제를 발라 주어야 한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최근 한국영화사에 큰 영향을 끼쳤던 대배우가 폐암으로 사망하기 전 본인의 폐암원인이 오랫동안 향을 피우며 생활했던 것이 원인이 아닐까라고 후회했다고 한다.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촛불, 향을 피우는 것은 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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