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진 과수원 진입로 자비로 해결

땅값 보다 더 많은 사비를 들여 자신의 농장에 다리를 놓은 농민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봉현면 대촌1리에 사는 전병도(70)씨. 22일 기자는 전 씨를 그의 농장 입구에서 만났다.

마을에서 300미터 가량 떨어진 자신의 사과밭(대촌리141-2번지 1천538평)은 한천리와 솔향기마을 일대(소백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소하천 건너에 자리잡고 있다. 옛날에는 하천 둑을 통해 4륜 경운기를 이용, 농사를 짓고 사과를 실어 날랐으나 수년전 안정면 생현리에서 봉현면 대촌리(풍기IC입구)를 잇는 도로가 소하천을 따라 확포장되면서 전 씨 농장을 드나드는 길이 사라졌다.

다급해진 전 씨는 관계부서와 시의원 등을 찾아다니며 교량 개설을 요청했으나 끝내 거절당했고 시에서 자재만 지원하는 자력 사업마저도 좌절됐다고 했다.

고민 끝에 전 씨는 지난해 초 사비를 들여 다리를 놓기로 결심하고 설계에 들어갔고 동년 6월말 폭 3m, 길이 13m의 다리를 총공사비 1억 9천만 원을 들여 완공했다.

전 씨는 “준공을 몇 달 앞두고 박찬훈 전 시의원의 도움으로 설계비는 시에서 부담을 해 줬다”며 “땅값보다 다리 놓는데 더 많은 돈이 들어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지만 마음은 편하다”고 말했다. 또 “내년부터 농사를 은퇴할 생각으로 아들에게 농장 대부분을 양도했다”며 “다리를 놓는 데 도움 준 분들게 고맙다”고 말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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