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영주장묘컨설팅 김경락 대표

전국 최초 장묘컨설팅 시작...호황기 누려
삶의 철학 ‘버려라’...시정에도 ‘큰 관심’

우리는 영원이 살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마지막 순간은 느닷없이 찾아오기도 한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먼저 내 곁을 떠나는 이들을 정성스런 마음으로 잘 보내주는 것도 더 없이 소중한 일일 것이다.

장례는 내 곁에 머물던 한 사람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하는 매우 경건한 행사이다. 그러나 상을 당하면 가족들에 의해 장례가 치러지기 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보다 아름답고 편안하게 보내드리기 위해 모든 업무를 맡아서 진행해 주고 있는 ‘영주장묘컨설팅’의 김경락 대표를 만났다.

▲ 내 조상이나 남의 조상이나 다 우리 조상이라 생각
“죽은 자의 시신을 만지는 일은 돈을 생각해서만 하면 안 됩니다. 자기만의 소신이 있어야합니다. 돌아가신지 오래된 유골도 함부로 만지면 안 됩니다. 기술적으로도 진짜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조상이나 남의 조상이나 다 우리 조상이라 생각하고 좋은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영주장묘컨설팅’의 김경락(55) 대표는 타인의 죽음을 온 몸과 마음으로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장례지도사를 시작으로 장례지도사 강사로도 활동 했으며 현재의 장묘컨설팅 사업까지 20여 년간 장례업에 몸을 담고 있다. 병원 영안실에 장례지도사로 근무를 했던 김 대표가 장례식장이 많이 생기며 일이 줄어들자 획기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이 장묘컨설팅 사업이다.

“전국에서 최초로 장묘컨설팅을 시작했는데 엄청나게 반응이 좋았습니다. 어르신들이 화장 문화에 눈을 뜨던 시기였으며 저 또한 홍보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 이후로 화장 문화가 많이 발달했습니다”

김 대표는 지금도 현장에 직접 다니며 묘지 개장시 유골을 직접 채집하고 있으며 장례식장에서 입관도 직접하고 있다. 또한, 산을 개발할 때 나오는 묘와 무연고 묘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산주인과 가족들 중간에서 협의를 봐주는 일도 하고 있다.

▲ 독거노인 만여 명 무료 입관
젊은 나이에 장례 일을 시작한 김 대표는 기술적인 부분이나 심적인 부분으로 힘든 일도 많았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새벽에 장례절차를 치르러 나가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엄청나게 힘든 시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대표의 곧고 정직한 마음과 시신을 대하는 정성스러움이 입소문으로 퍼져 ‘김경락’이라는 이름 석 자를 장묘업계에 널리 알릴 수 있었다고 한다.

“시신을 정성스럽게 닦아드리니 가족 분들이 놀라는 거예요. 욕창냄새도 고소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힘들 땐 산에 다니며 약초도 캐고 마음 수양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습니다. 그래도 그때 정신이 참 맑았던 것 같아요”

장묘사업을 하며 부를 쌓지는 못했지만 고인을 배웅하는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한다는 김 대표는 무연고 묘의 제사를 대신 지내드리기도 했으며 독거노인 만여 명을 무료로 입관해드리기도 했다.

“독거노인들은 시에서 나오는 보조금 70만원으로 장례를 치르는데, 그 금액으로는 장례를 치를 수가 없습니다. 돌아가셨지만 내 부모나 남의 부모나 부모는 다 우리들의 부모님입니다. 힘든 일이었지만 그러한 일들을 치르며 마음의 수양을 많이 했습니다”

▲ 시정감시단 단장으로도 활동
장묘컨설팅을 하며 늘 죽음을 가까이 하고 있는 김 대표의 삶의 철학은 ‘버려라’이다. 내 것 아닌 것들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하며, 일에 대한 욕심도 버려야 다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일을 너무 많이 하면 다른 누군가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조금 덜 벌자고 생각하고부터는 일을 찾아다니며 하지는 않아요. 우리 부부가 한마음 한 뜻으로 한길을 가니 무언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정암(正巖)이라는 호를 갖고 있는 곧고 강직한 성품의 김 대표는 시정감시단 단장으로도 활동 하고 있다. 18명의 회원이 매달 1회의 모임을 갖고 있으며 경제인과 도의원, 시의원, 전 국회의원 등 정치활동을 하는 분들과 2주에 1번씩 미팅을 갖고 있다.

“시에서 무언가 사업을 시작할 때는 공청회는 기본이고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균형을 맞추어서 사업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시민들 또한 의식이 깨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 못하는 게 있으면 누구라도 나서서 바른말을 해야 합니다. 내가 사는 마을을 위해서라면 1인 시위라도 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영주시가 밝아지고 영주시의 내일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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