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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갑질’에 선비촌 위탁 포기하겠다
  • 오공환 기자
  • 승인 2018.11.27 19:17
  • 호수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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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 업체 예문관, 본지에 감독기관 ‘갑질’ 폭로
기본적인 업무협의도 외면...협약도 안 지킨다 밝혀

영주시가 선비촌과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위탁받아 운영 중인 관리업체에 뚜렷한 이유없이 노후 시설개선 등에 대해 기본적인 업무협의 조차 외면하고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위탁운영업체가 서로 간의 신뢰가 무너져 더 이상의 위탁 운영이 무의미해졌다며 위탁 포기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관리감독기관인 소수서원관리사무소와 위탁업체인 예문관의 갈등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선비촌내 고가인 김상진 가에 대한 현대화사업을 시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공사 당시 예문관은 시설운영 관리의 직접 경험을 내세워 설계 단계에서부터 참여를 희망했지만 시가 직접 발주하면서 제대로 된 협조가 없어 부실공사(?)가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이 때문에 화장실 악취와 난방, 온수문제로 이용객의 각종 민원과 환불사태가 발생했고 숙박운영 중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예문관 관계자는 “김상진 가에 대한 현대화사업을 하면서 동절기 등을 고려해 상하수도관을 깊게 묻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수개월동안 숙박 체험객을 받지 못해 재정적으로 손실을 봤고 선비촌에 대한 이미지 마저 실추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 14일부터 시가 선비촌 내 김문기 가와 김세기 가, 만죽재에 대한 현대화사업을 수개월동안 시행하면서 수익 감소를 감당해야 하는 위탁업체에 제대로 된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협약서에는 수리나 보수를 시행할 때는 예정일 한달 전까지 수리 보수내용을 문서로 통보하도록 돼 있지만 공사 개시 전까지 통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문관 측은 “앞서 김상진가 시공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우려해 사전 설계단계부터 설명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공사 개시 하루 전 날에서야 시로부터 현장 설명에 참여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악취로 인해 숙박객과 관람객들로부터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저자거리 식당가 오폐수시설에 대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수차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오죽하면 직접 임시방편으로 PVC관을 설치해 하천으로 흘려 보내겠냐고 폭로했다.

시와 위탁업체의 소통부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주시가 관광지인 선비촌을 알리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테마10선 선비투어카드 사용자 할인, 동주도시(주(州)자가 들어간 지자체) 관광객 할인 등도 시행 후 뒤늦게 공문을 받았고, 축제기간 무료입장 등에 대한 공문은 전혀 전달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지난해 선비문화축제기간에 사용한 전기요금과 수도요금 등 공과금도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예문관 측이 선비촌 내 각 고택 내외부에 전시된 각종 노후 농기구, 민속품 등의 새로운 전시방안과 정비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 또한 없어 선비촌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좀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따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와 위탁업체간 협약서에 명시된 사항조차 지켜지지 않은 것도 있다. 예문관 측은 지난해 1월 위탁을 받자마자 수련원 교육 신청이 들어와 수련원내 주이재 내부 장판 및 도배상태가 숙박이 불가능해 상호 협의하에 선 시공 후 결재키로 하고 400여만원을 들여 공사를 진행했지만 2년이 다 돼도록 명확한 답변없이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약서에는 단일 건으로 300만원 이하인 수리보수인 경우 위탁업체가 비용을 부담하지만 그 이상일 경우 시가 부담토록 돼 있다.

개촌한 지 14년이 지난 선비촌은 노후로 인한 훼손과 파손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문관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들로 발생되는 민원은 선비촌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이용객 감소는 운영업체의 피해로 돌아 온다”며 “각종 민원과 환불사태가 수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으나 관리감독기관인 소수서원관리사무소가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있어 위탁업체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설노후와 업무비협조로 엄청난 재정 손실에도 불구하고 소수서원 세계유산등재까지는 자제하려 했지만 관리사무소의 개선 가능성과 의지가 없다고 판단돼 위탁 해지를 심각히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협약서상 ‘을’인 예문관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갑’인 영주시의 ‘갑질’이 만연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 소수서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위탁업체는 최대한 돈을 안 들여야 하는 입장이고 시는 무조건 다해 줄 수 없는 서로간의 입장이 있다”며 “협약서에 명시된 문서 통보 등은 업무가 바쁘다 보니 미처 챙기지 못한 것이지 주요사안은 서로 간에 다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미결재 시설수리보수비에 대해서는 “300만원 이상의 시설 수리비는 규정상 시가 직접 발주하기 때문에 선시공 후결제란 있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예문관은 선비촌과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을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 말까지 3년간 위탁 운영키로 하고 영주시와 협약을 맺은 상태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선비촌을 위탁받아 운영하기도 했다. 서울시 남산골한옥마을 수탁(2010~2012)을 비롯해 현재는 서울 운현궁을 수탁(1998, 2007, 2016~2018, 3회)받아 운영하고 있다.

오공환 기자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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