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00여권의 책과 블록 400여종 등 완비
자기주도적 학습 환경...비즈공예도 가능

부모는 누구나 내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부모의 욕심을 채워주느라 늘 공부에 치이고 학원 다니느라 바쁘기만 하다. 더군다나 아이들은 시간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이 일상이 돼 버렸다. ‘한 아이가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그만큼 한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지역에 아이들이 행복하게 머물며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영주서부초등학교에서 화성 리버빌1차 아파트로 가다보면 있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 & 블럭왕’이 그곳이다.

▲ 아이들이 놀며 배우며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
“이곳은 아이들이 놀며 배우며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래요.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학습에서 벗어나 무언가에 집중 할 수 있는 꺼리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처음 본 사이라도 놀다보면 자연적으로 친구가 되고 서로 게임도 가르쳐주고 도와가며 사회성도 길러지지요”

‘책 읽어주는 도서관 & 블록왕’을 운영하고 있는 최연희(47) 관장은 김해가 고향이다. 김해의 한동네 친구랑 결혼을 했으나 남편이 영주로 발령을 받아 2002년도부터 영주에 살게 됐다. 결혼 후에도 직장생활을 했던 최 관장은 아이들을 낳고 육아에 전념했으며 작년 2월에 ‘책 읽어주는 도서관 & 블록왕’을 오픈했다.

“사랑하는 두 아들을 생각해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 큰 아이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작은 애는 만들기를 좋아해요. 그러나 정작 이 일을 시작하고 나니 제가 제일 신났어요. 아이들하고 노는 것도 좋고 이곳은 저의 놀이터이기도 하거든요”

▲ 독서 감상, 보드게임, 레고 만들기, 비즈공예 가능
‘책 읽어주는 도서관 & 블록왕’에는 1천500여권의 책과 블록 400여종, 보드게임 80여종, 비즈공예 등이 준비돼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1시간 이용료는 5천원이며 4만5천원에 10시간을 충전해 놓으면 원하는 시간만큼 마음껏 활용도 가능하다.

“처음엔 도서회원제로 운영을 했는데, 수업료가 어머님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 같아서 지금은 그냥 아이들이 놀고 싶을 때 와서 놀다가는 곳이지요”

‘책 읽어주는 도서관 & 블록왕’에 오는 아이들은 원하는 책을 선택해 단말기에 꽂아 헤드셋을 통해 독서 감상을 할 수 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고 언어발달과 인지능력 향상은 물론 자기 주도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 관장과의 1:1 보드게임을 통해 수학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하며 원하는 레고를 선택해 만들기에 집중 할 수도 있다. 자신만의 비즈공예 작품을 무료로 만들어 갈 수도 있다.

“놀며 배우며 집중력도 좋아지고 눈썰미도 좋아집니다. 산만한 아이들은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 엉덩이 힘도 길러지고 손끝 자극이 많이 되는 놀이를 통해 손이 야물어지지요”

▲ 아이들의 친구가 돼 주고 때로는 고민 상담자가 돼 주기도
소소하게 욕심없이 ‘책 읽어주는 도서관 & 블록왕’을 운영하고 싶다는 최 관장은 아이들의 친구가 돼 주고 때로는 고민 상담자가 돼 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가정사나 고민을 털어놓는 경우가 있는데 그저 들어주고 위로해 줄 뿐이라고 한다. 찾아오는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정작 자신의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는 최 관장은 앞으로의 작은 바램이 있다.

“작은 애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자그마한 공부방에서 보드게임과 체스를 가르쳐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이들이 편하게 와서 즐겁게 놀다가는 곳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배려를 파는 가게’라는 책이 있어요. 아이들이라고 해서 아이들로 대할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대하고 싶어요. 아이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고 싶어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책 읽어주는 도서관 & 블록왕
주소 : 영주시 신재로 12번길 41-2
전화 : 054 631 3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