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과 대학이 상생의 노력으로 손을 맞잡아가고 있다. 쇠퇴한 도심은 지자체의 지원과 대학의 자원 활용으로 새로운 아이디어개발과 창업을 통해 도심 속으로 스며들어 생동하는 지역으로 탈바꿈시켜간다. 우리고장은 어떨까. 대학이 먼저 나서거나 대학의 협력을 요청해 전문자원을 활용해 왔다. 어느 정도의 성과도 이뤘지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방안이 있어야한다. 이에 지역과 대학의 상생을 위한 방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공동기획취재-지역과 대학의 상생발전, "Univer+City"

글 싣는 순서
1. 영주와 지역대학의 상호관계성은
2. 국내사례 – 서울시와 숙명여대 캠퍼스타운사업단
3. 국내사례 – 성북구와 고려대 캠퍼스타운사업단
4. 해외사례 – 핀란드 알토대학과 창업지원 스타트업
5. 해외사례 – 핀란드 에스포시와 테크노폴리스
6. 해외사례 – 스웨덴 시스타사이언스시티와 웁살라혁신센터
7. 지역과 대학의 상생발전 위한 방향

장기적 파트너십 형성, 테마·주제별 협력관계
다양한 형태 대학 지원이 아이디어와 연구로

핀란드는 대학과 기업, 지자체의 협력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학생들의 창업지원도 적극적이다. 지자체의 공무원과 학생이 기술개발을 함께 하거나 연구가와 교수가 아이디어와 연구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이를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중 알토대학교는 ‘알바르 알토(Alvar Aalto)’라는 핀란드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대학으로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대학이 각 대학의 경계를 없애고 부동산을 개발시켜 학생, 기업, 지역민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대학과 지자체는 협력적 관계로 국내외 기업의 참여를 이끌며 장기적인 상생발전의 길을 모색해 가고 있다.

 

알토대학

 

▲열린 공간으로 다양한 연구개발
헬싱키 기술대는 1849년, 예술대는 1871년, 경제대 1911년에 만들어졌다. 2010년 대학을 통합하면서 알토대학이 됐다. 현재는 예술대, 화학공학, 전기공학, 과학, 경영, 경제 등 6개 단과대학이 협력해 ‘사람중심의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연구하고 있다.

대학이 옮겨지면서 대학 기관이 아닌 외부기업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부동산을 개발했다. 이는 알토 대학 주변에 있는 노키아, 코네, saab 등 대기업을 포함한 국내외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한 것이다. 대학은 장기적인 협력 관계 외에도 특정주제에 따라 다양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대학 내 교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할 수 있는 ‘상향식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자유로운 연구주제를 선정하면 실제 시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이 적극 지원한다. 대학이 특정사업에 대해 교수들에게 연구를 요구하는 방식이 아니다.

지금까지 이어진 이공계 프로젝트의 경우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학교로 연구원을 보내는 것처럼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협력연구를 하고 있다. 사례로 펀딩회사에서 직원을 학교로 보내거나 펀딩회사가 취직을 전제로 박사과정 학생들을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기도 한다. 박사과정이 끝나면 펀딩회사에 취직한다. 학교로 들어온 개인이나 사업체에게는 캠퍼스 멤버십을 부여하고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또한 수업에 각 과제를 연계하다가 통합적인 다른 수업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학생들의 창업 시에는 학교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학교공간을 학생들이 창업공간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결과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기업이 더 관심을 갖기도 한다.

카트리나 유르바(Katrina Jurva) 미디어, 대외협력 담당은 “세부적인 연구 주제들은 대형 프로젝트 연구과제와 학사제도 안에서 운영 중인 수업연계 과제, 대학 내 시설을 활용한 지원 형태로 크게 세부분으로 나뉜다”며 “현재 대형 프로젝트 사업이 10개 진행 중이고 주제별 연구는 60개, 이외 학생들이 연구하고 있는 과제는 통계 작성 불가할 정도로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타트업 회사의 경우 80~100개가 있다”며 “경계가 없어 알토대학을 통해 창업을 했지만 다른 대학이나 다른 외부인과 협력 중이면 대학의 성과로 넣기가 애매해 통계를 산출하기가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핀란드 전체 스타트업의 50% 정도가 알토대학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알토벤처프로그램은 수업(학점)과 연계돼 4년 동안 2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창업가 정신을 알려주고, 실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A-grid’ 공간은 학생들이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외부기업이 알토대학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UN, EU 등의 기관과도 결합 중이다. 옛날 한 공간에서 각각의 기능을 모아서 한곳에 두었다면 현재는 각 시설들이 공간 일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엔토큐브에서 생산한 귀뚜라미를 활용한 식품들

 

 

▲사람중심의 다양한 공간으로
알토대학은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대학 내 연구자들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대학이 추구하는 목적에 부합할지를 연구하고 있다. 또 대학만이 아닌 외부의 환경과 대학을 연결, 협력을 이끌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대학 내에서 사람중심의 공간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연구책임자인 아이야 스타판스(Aija Staffans) 건축·도시계획 담당자는 “대학 내에서 부동산개발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며 “최근에는 캠퍼스 내에 지하철이 들어오는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외부세미나를 포함해 캠퍼스 내에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들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에도 부동산”이라며 “이를 위한 기본은 사람중심의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6개 단과대학이 모두 ‘Living+’에 참여하고 이중에서도 예술, 디자인, 건축 분야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기반사업에는 도시에서의 이동, 주거, 식수, 예술, 문화, 유적 등 모든 것이 연구과제로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연구들도 포함된다. 참고로 북유럽에서는 아동친화도시나 성평등도시 등 삶의 조건과 질 향상을 중요가치로 삼고 있다.

아이야 스타판스 담당자는 최근 나온 기사를 소개하면서 “헬싱키와 에스포시 외에도 작은 도시들 역시 연구대상”이라며 “도시 인구수 감소와 고령화로 소멸위기를 맞은 작은 도시들, 작은 도시에서 큰 도시로 인구 이동 등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 연구는 정부예산으로 진행 할 정도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알토대학이 대학공간을 개발하기 위해 고용한 에뚜 리스따니에미(Eetu Ristaniemi) 씨는 “협력의 공간으로 대학을 활용하기 위한 개발을 하고 있다”며 “대학공간을 개발하고 이곳으로 이동하면서 남는 빈 공간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토대학이 위치한 오타니에미 지역은 1960년대부터 헬싱키 공대가 자리한 곳으로 지난해 지하철이 들어 온 것이 큰 변화 중 하나이다. 현재 3만4천명이 거주하지만 앞으로는 1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을 예상하며 쇼핑센터, 공공서비스 기관 등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 대학 시설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공간이 만들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와 학생이 만드는 사회
핀란드 헬싱키, 에스포, 반타 지역에는 한국의 폴리텍 대학과 유사한 메트로폴리아 대학이 있다. 헬싱키에 있는 메트로폴리아 응용과학 대학은 규모가 가장 크고 지자체의 소유로 공공서비스, 비즈니스, 문화, 심리학, 미술, 간호학, 음악치료 등을 교육하고 있다.

메트로폴리아 대학 안나-마리아 빌꾸나(Anna-Maria Vilkuna) 씨는 “전문성과 높은 교육의 질, 공동체 의식, 투명성이 교육목표로 이중 제일 중심이 되는 가치가 품질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자신의 역할은 “교육의 질과 제품, 사업의 질을 유지하고 성장시킬지를 고민한다. 핀란드 정부에서 교육예산을 계속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펀딩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대학은 스스로 펀딩을 받아 살아남아야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혁신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대학은 민간사업과 정부투자사업을 모두 받으며 캠퍼스가 위치한 3개 지역은 지자체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메트로폴리아 대학 안나-마이야 베사(Anna-Maija Vesa) 문화·공간혁신 담당자는 “헬싱키 내 깔라사따마 지역은 혁신지구로 자동화무인버스를 시험 중이다. 한국에도 소개됐다”며 “무인버스 프로젝트에 메트로폴리아대학이 참여했고 무인버스 운영에서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일반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의 취업진로도 지자체와 연계 가능해 협조관계를 유지하는데 이것이 공적인 펀딩의 예시라 할 수 있다”며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위탁교육과 RDI 내용들로 정부의 위탁교육을 확대해 보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메트로폴리아 대학 3학년 과정에 혁신프로젝트는 필수다. 이때 학생들은 지자체 공무원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NGO, 기업체와도 함께 할 수 있다.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렌트보트 프로젝트는 에스포시 관계자와 3학년 학생들이 추진했던 사업이다. 또 지자체가 필요한 연구과제를 학교로 주기고 하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과정도 있다. 지자체가 어떠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을 시도할 때도 같이하고 있다.

안나-마이야 베사는 “1만6천명의 재학생이 이런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통계로 잡기는 어렵다”며 “최소 수천 개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이 어떤 프로젝트 때문에 학교로 와달라고 하면 공무원들이 직접 방문한다”며 “지자체 공무원들이 열린 태도를 갖고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발한 프로젝트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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