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계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 ‘3년째’
마을 진입로 엉망, 주민 불편 외면
영주시가 3년여에 걸쳐 죽계지구 하천재해예방사업(아지동 인근. 사업비 170억 원)을 시행하면서 여섯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주민들의 크고 작은 민원들을 외면해 주민들과 다툼이 일고 있다.
4일 현장에서 만난 이 마을 주민 E모(71)씨는 3년 전 늦은 겨울부터 시작된 공사는 주민들이 드나드는 단 하나뿐인 출입로인 하천변 제방둑길(노폭 3.5m가량)을 파헤쳐 놓아 비만 오면 커다란 구덩이에 물이 고이고 굴곡이 심해 경차운행은 아예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시청에 수차례 민원을 넣은 것은 물론 정부 신문고에 진정까지 냈지만 노면정비를 한번도 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다니는 진출입로를 먼저 해주고 자전거도로 공사를 진행하면 주민들의 피해가 줄어들 텐데 두개의 공사를 한꺼번에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불편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며 “여섯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이라고 주민들의 민원조차 우습게 알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또 다른 주민 장모(85.여)씨는 “공사를 시작하고부터 지난 여름까지 수천 대의 덤프차들이 하상모래를 실어내면서 다녔다. 이 만큼의 도로정비도 추석을 앞두고 3년여 만에 단 한번 해 줬다. 삼백예순 날 눈만 뜨면 나오는 길인데 들에 나오기가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또, 석모(공무원)씨는 “자동차를 말끔하게 닦아놔도 3일이 채 안 돼 더러워지고 있다. 공사기간이 길다보니 주민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 하루빨리 공사가 끝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리를 옮기면서 만난 70대 주민은 “당초 10월말까지는 진입로 포장까지 마치기로 주민들과 약속 했지만 10월 말경부터 아예 도로를 차단, 상수도공사를 하고 있어 주민들만 죽을 맛이다. 상수도 역시 주민들이 요구할 땐 외면하더니 펜션이 들어서니 바로 공사에 착수했다. 돌아다니는 길 역시 멀고 좁은 농로여서 사고 위험마저 높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이에 대해 영주시청 하천과 강모 담당은 “2015년 1월 5일 착공해 2018년 6월18일 준공이 예정됐으나 토지보상 등 진행 과정이 다소 매끄럽지 못해 연말까지 공사기간을 늘렸다가 상수도 관로공사 등이 다시 계획되면서 내년 7월 말까지로 연기됐다”고 말했다.
또 “공사가 3년여에 걸쳐 진행되면서 주민들에게 크고 작은 불편을 드리게 된 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초 9월까지 주민들이 드나드는 1.2km의 진입로에 포장이 계획돼 있었지만 수도사업소에서 상수도 관로매설을 계획하면서 두 달여 늦어지게 됐다. 관로공사가 끝나는 11월 말 쯤에는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포장공사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