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29일 영주시 풍기읍 소백산 자락의 한 팬션에서 열린 은사님과 함께하는 작은음악회에서 영주초교 66회 졸업생들과 선생님의 기념사진

영주초 66회 졸업생들
졸업 39년 만에 스승과 만남

“선생님의 훌륭한 가르침으로 이렇게 잘 자랐습니다. 40년이 지난 이제야 찾아뵙게 돼 죄송합니다”

우리고장의 한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39년 만에 은사를 초청,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를 열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1979년도에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영주초 66회 졸업생들. 동기회 결성으로 자주 만남을 가져 온 친구들 외에도 올 봄 총동창회 체육대회 주관을 계기로 연락이 닿아 졸업 후 처음 만나는 친구들까지 전국 각지에서 50여 명이 옛 스승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달려왔다.

음악회는 풍기읍 소백산 자락에 자리한 한 팬션에서 지난달 27∼28일 1박 2일의 일정으로 열렸다. 첫 만남은 제자들이 선생님께 올리는 큰 절로 시작됐다. 동기회장인 금동원씨가 은사님을 소개할 때는 모두가 39년 전으로 코흘리개로 돌아가 선생님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이들 동기는 졸업 당시 6학년이 6반까지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3반 박근칠 선생님, 4반 정병국 선생님, 6반 김시준 선생님이 참석했다. 1반 강대술 선생님과 2반 이희찬 선생님은 이미 작고했고 5반 김두훈 선생님은 개인사정으로 부득불 참석하지 못했다. 3반 담임이었던 박근칠 선생님은 “세월이 흘러 어느덧 중년이 된 제자들이 당시 스승을 잊지않고 이렇게 찾아주니 고맙기 그지없다”며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어 제자 대표로 예천군보건소에 근무하는 이서현(여)씨가 선생님께 올리는 편지를 낭송했다.

이 씨는 편지에서 “별고 없으신지요? 이 한마디 물어본다는 것이 어언 40년이 지나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했다. 또 “철부지 같던 코흘리개를 내 자식 같은 마음으로 잡아주고 가르침을 주셔서 이렇게 잘 자랐다”며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초청가수인 징검다리의 통기타 선율과 함께 흘러나오는 가을노래는 그 시절을 회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음악회 중간중간 제자들은 색소폰 연주와 가곡열창으로 중년으로서의 취미와 특기를 마음껏 뽐냈다. 음악회가 끝난 산기슭의 가을밤은 한기가 느껴졌지만 오랜 만에 만남을 가진 스승과 제자들의 세상사는 이야기와 학창시절 회상으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당시 담임선생님 중 막내였던 6반의 김시준 선생님은 “다른 기수들과는 종종 만남을 가져왔지만 유독 생각나는 제자들이 많았던 66회 졸업생들의 소식이 그동안 궁금했다”며 “선생님들 간에도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66회 졸업생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만남의 반가움을 표시했다. 제자들이 준비한 작은 선물과 함께 영주초교 교표가 새겨진 배지를 은사님께 달아드리며 건강을 기원했다.

금동원 동기회장은 “너무 늦게 찾아뵈어 죄송하다. 앞으로 모시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겠다”며 “행사에 도움을 준 친구들과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달려와 준 친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또 “선생님들과 중년에 접어든 친구들 모두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음날 소백산자락길 산행과 풍기인삼축제장 방문으로 1박 2일의 길고도 짧은 만남의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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