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생활을 하며 섬김을 실천하는 이희진 목사

10년 전 문수면 시골집서 개척교회 시작
젊은 청년 함께 공동체 생활... 유기농법 실천

우리는 모두가 연결되어 있기에 타인을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중요한 사실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몸을 낮추고 상대방을 섬길 줄 아는 사람, 나무와 풀, 흙을 섬길 줄 아는 사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다 내어주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 우리 가까이에 살아가고 있다. 이희진 목사(36, 사진 왼쪽)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 회복되는 것
“눈앞에 다급한 사람이 있는데 그냥 지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나님의 뜻은 약자들을 보살피는 것, 더불어 사는 것이지요. 어떤 사람이 와도 보살피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 회복되는 것이지요. 완전한 사랑으로의 회복인 것이지요”

공동체 생활을 하며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 생명존중을 실천하고 있는 이 목사는 충남 아산이 고향이다. 아버지의 첫 목회지인 아산에서 열 살까지 살다가 제주도로 가서 스무 살까지 지냈다고 한다. 서울에서 신학대학을 다녔으며 10년 전에 영주로 왔다.

“문수 삼거리 가정집에서 혼자 개척교회를 시작 했습니다. 혼자 예배하고 돌아다니며 마을 분들을 만나고 섬기는 일을 하며 도시와 서울을 연결해주는 일을 했습니다”

시골마을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한 이 목사는 마을잔치, 뮤지컬공연, 한방치료, 이미용 봉사 등을 실천하면서 마을 아이들에 대한 공부지도를 꾸준히 한 결과 1년 뒤에는 17명의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막현 촌집으로 자리를 옮기며 환경이 열악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없었던 이 목사는 서울에서 온 지인이랑 함께 지냈다.

“촌집에서 지내며 고생도 많이 했어요. 함께 지내던 지인이 마음의 병이 깊었는데, 제가 한사람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많이 울기도 했어요. 그러나 미운 마음보다는 상처받은 마음이 이해가 되고 같이 기도하면서 끝가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16명의 청년과 2명의 어린이와 함께 공동체 생활
가진 것은 없었지만 꿈이 있었고 믿음이 있었던 이 목사는 영주 문수면으로 온 지 3년 만에 빛마을교회를 지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을 섬기며, 서울에서 온 청년 16명과 어린이 2명이 이목사와 함께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교회가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수용되면서 지금은 잠시 흩어져 지내고 있다.

“여러 번 힘든 일도 있었고, 여기서 왜 고생을 하느냐고 말씀들을 하시지만 절대로 영주를 떠나지 않을 거예요. 저희는 이곳에 살려고 왔고 정말 절실한 사람들이에요”

이 목사는 우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농촌을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지식적인 것만으로 채워진 젊은이들이 생명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는 농사를 기본적으로 지어봐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공동체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친환경 유기농 농법을 실천중이다.

“6년 정도 유기농 농사를 지었는데 인력에 비해 수확량도 적고 수익이 없지만 계속 유기농법을 지켜나갈 계획입니다. 사람에 대해 배려하고, 땅에 대해 배려하며 서로가 공동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땀 흘릴 줄 아는 건강한 청년들을 계속 길러내야 합니다”

▲천국의 마음 심어주고 싶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 중인 이 목사와 꿈을 가진 젊은이들의 결과물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공동체 생활을 하는 청년 3명이 청년창업농에 선정됐으며, 청년시골파견제에도 응모를 하고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앞으로 지역농산물을 직거래 할 수 있는 카페도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음식개발 등 농부들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는 꿈도 있다. 또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즐겁고 건강한 놀이문화를 구상중이며, 정직한 동네 목수 만들기를 위해 이 목사의 남편이 직접 건축공부도 하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힘들기도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며 부족한 걸 느껴본 적이 없어요. 가족의 형태로 함께 생활을 하다보니 기쁨도 커 몸도 마음도 치유가 잘 되는 것 같아요. 생활적인 면에서도 눈부시게 성장하니 부모님들도 신뢰해 주시고 공동체를 돕고 싶어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들도 사랑하라’ 이것이 믿음의 방향이니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야지요. 아이들에게 천국의 마음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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