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서각(시인·문학박사)

세 번째 남북회담이 평양에서 있었다. 북은 우리 대통령 일행을 환대했다. 이를 통해 남과 북은 이미 적대관계가 거의 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티브이에 출연한 전 정권의 인사는 북이 우리에게 환대한 것은 무슨 저의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상에 공짜 정심은 없다(There is no free lunch.)는 서양말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한 말이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남북이 경제협력을 하면 북은 얻는 것이 많다. 남에도 얻는 것이 많다. 개성공단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의 기업에게는 북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고 북도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남북의 철도가 이어져서 북의 지하자원을 우리가 이용하면 획기적 경제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북도 지하자원을 수출하여 경제기반을 확립할 수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끝났다는 종전선언이 이루어지고 평화체제가 정착되면 우리는 우선 전쟁의 위협이 없는 평화를 얻을 수 있다. 1년에 30조 원이 넘는 국방비도 줄일 수 있고 젊은이들의 군대 복무도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북도 국방비를 줄여 경제적 안정을 찾을 것이다. 한반도에 우리가 원하는 평화가 오면 한반도는 지금의 몇 배로 강한 나라가 될 것이다. 우리에게 이렇게 이득이 많은, 그리고 우리가 밤낮으로 원하는 남북화해가 이토록 오지 않는 것은 남북의 평화체제를 반기지 않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내부에도 그런 세력은 있다. 심지어 쌀값이 오르는 것은 북에 쌀을 퍼주었기 때문이라는 우리 이웃도 여럿 보았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모두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북이 자기들의 친구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

그들의 동북공정은 한반도를 중국영토의 일부로 여기고 있기도 하다. 일본은 중국보다 심하다. 전쟁범죄의 상징인 욱일기를 들고 우리 해역에 배를 대려 하고 평화헌법을 파기하여 다시 침략전쟁의 길을 트려 한다. 한반도가 통일되어 강대국이 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일본이 아니다. 미국은 더욱 한반도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막대한 금액의 무기장사를 할 수 없게 되고 남한을 자기들의 군사기지로 사용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북미회담을 한다면서 북에 대한 제제와 압박을 더 심하게 하고 있다. 북미회담을 하면서 핵 폐기와 제제와 압박만을 말하는 것은 대등한 입장의 회담이 아니라 일방적 행위다.

사실상 한반도 문제의 열쇠는 미국의 손에 있다. 미국이 원하지 않는다고 그들의 처분만 기다릴 수만은 없다. 그래서 우리 대통령은 미국과 북을 오가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구한말 의병들이 일본에 이기지 못할 줄 알면서도 목숨을 걸고 의병활동을 한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염원을 내려놓을 수 없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