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쳐 먹고 포도농장 체험
어린이 대상 추억의 놀이도

단산면의 한 포도농가가 유럽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포도밭 전 파티(feat.뱅쇼)’를 열어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부석사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단산면 옥대리(소백로 3321-8) 쥬네뜨 와이너리(대표 김향순.63)는 지난 13일과 14일 양일 간 달콤한 보랏빛 포도향과 함께하는 ‘2018 포도밭 전파티(feat. 뱅쇼)’를 열었다.

소백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가을햇살 곱게 내려앉은 가을들녘에 자리한 농장에는 13일 150여 명가량의 관광객들이 채 수확이 끝나지 않은 포도나무 아래와 와인공장 응접실 등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배추 부침(전)에 와인 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꽃을 피웠고 배낭을 맨 채 포도 따먹기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다수 보였다. 또 수확이 끝난 논에는 투호, 미끄럼틀타기, 추억의 허수아비 만들기 등을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가을정취와 어울리는 추억속의 고향모습을 떠 올리게 했다. 한 무리(6명)의 관광객들은 새끼꼬기를 경쟁적으로 벌이면서 옛 추억의 향수에 젖어 들었다.

우리고장 영주에서 유일한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종(스마트 팜)이 가능한 청포도 비닐하우스(600평, 행사장 뒤편)를 관심있게 둘러보는 사람들도 많았고 와인공장과 판매전시관을 돌아보며 질문공세를 펴는 관광객들이 늘어나자 김 대표의 부군인 안영식(65)씨의 긴 설명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행 6명과 부석사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들렸다는 윤상호(58.경기도 안산시)씨는 “옛날 고향집에서 할아버지가 세끼를 꼬시던 모습이 생각난다”며 서툰 솜씨를 선보이며 웃음꽃을 피웠다.

영주시내에서 밴드로 행사소식을 접하고 자녀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김모(42.여)씨는 “주말 가을 들녘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행사가 있다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다”며 “그 옛날 할머니가 부쳐 주시던 추억의 배추 전에 와인한잔을 곁들이는 맛 또한 계절에 어울리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네어르신들과 함께 배추전을 부쳐보거나 배추전을 시식하는 관광객들에겐 테이블 당 1만원의 체험비를 받았고 자몽과 시나무스틱, 로즈마리 등 여섯가지 과일이 들어가 감기예방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준다는 뱅쇼 1잔에는 3천원, 포도주 한 병(640ml)에는 1만5천원의 비용을 받았다. 6차 산업 실현으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된 김향순 대표는 “포도밭 전 파티는 유럽지역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는 생활화된 행사이고 뱅쇼 역시 서울 등 대도시 찻집에선 주요메뉴로 자리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더 많은 양의 만생종 포도를 시식용으로 남겨두는 것은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혹한기를 제외한 주말행사로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농장이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오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어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더불어 성장하는 관광농업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문의 010-3816-5316)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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