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285] 인애가한방병원 옆 ‘꽃동산 뜨개방’

외관
뜨개질로 만든 가방들
뜨개질로 만든 옷

인형, 모자에서 차시트까지
소통의 동네 사랑방 역할도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리움이 있다면 한 단 한 단 뜨여지며 완성 되는 뜨개질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처음 한 코로 시작한 그리움이 목도리가 되고, 모자가 되고, 포근한 옷이 된다. 누군가에게 전해줄 그 시간에 대한 그리움으로 뜨개질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 될 수 있는 것이다. 찬바람이 불고 곧 겨울이 올 것이다. 빨간 털실 한 뭉치와 대바늘을 준비해서 이 가을에 뜨개질을 시작하면 어떨까.

뜨개질 하는 모습

▲ 뜨개질 하며 정을 나누는 동네 사랑방
“이 자리에서만 20년 넘게 있어요. 화장품 가게를 시작하며 한쪽에 털실 몇 개를 갖다 놓은 것이 지금은 완전 뜨개방이 되었지요. 화장품을 팔며 시간이 무료할 땐 뜨개질을 했어요. 그리고 털실 사러 오시는 분들에게 뜨개질도 배웠고요.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분들과 함께 이곳에서 뜨개질을 한답니다”

영주시내 인애가한방병원 옆에‘ 꽃동산뜨개방’이 있다. 결혼 후 서울에서 10년을 살았으며 남편의 직장관계로 다시 고향인 영주로 온지 20년이 된 이순옥(59세)씨가 운영하는 뜨개방이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뜨개방에는 각자의 할 일을 마친 사람들이 모여앉아 저마다의 뜨개질작품을 만들어간다. 누구는 간식을 챙겨오고, 또 다른 누구는 반찬을 챙겨오기도 한다. 함께 소박한 식사를 하며 대화도 나누고 정을 나눈다.

“뜨개질은 계절이 없어요. 여름엔 코바늘, 겨울엔 대바늘로 뜨개질을 하지요. 여기서 함께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라요. 손님과 이야기 나누는 것도 즐겁고요”

뜨개질로 만든 인형들

▲ 어릴 적 추억과 부모님의 사랑이 담겨있는 뜨개질
‘꽃동산뜨개방’은 수강료가 없다. 이곳에서 실을 구입하면 본인이 만들고자하는 작품을 지도해준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먼저 시작한 사람에게 물어도 보고 함께 새로운 작품도 구상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뜨개질은 가족이나 친구, 지인에게 선물로 주기위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받는 사람을 참 행복하게 해주는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어릴 적에 뜨개 옷을 많이 입었지요. 일이 없는 겨울철이면 엄마가 뜨개질을 하셨는데 아버지도 뜨개질을 하셨지요. 뜨개질에는 어린 날의 추억과 사랑이 담겨있지요”

이 대표는 요즘 주문이 들어온 작품을 뜨개질하기에도 바쁘다고 한다. 그만큼 뜨개질로 만든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 직접 뜨개질하면 털실 만원어치로 모자나 목도리 만들 수 있어
그동안 만들어온 작품들로 그득한 이 대표의 뜨개방에는 유독 인형 작품이 많이 전시돼 있다. 손님의 권유로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뜨개질로 만든 인형은 먼지가 안 나서 아이들 위생에도 아주 좋다고 한다. 그밖에도 모자, 가방, 옷, 방석, 차시트 등이 있으며 판매를 하기도 한다. 인형이나 모자는 2만원부터 구입이 가능하며 발판은 4~5만원, 차시트는 15~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직접 뜨개질을 하면, 털모자의 경우는 재료비 1만원만 들여도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어요. 뜨개질이 많이 어려운 일도 아니고 부담 없이 오셔서 본인이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면 훨씬 경제적이지요”

뜨개방을 운영하며 손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이 대표는 앞으로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없다고 한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이곳에 모여앉아 뜨개질을 하시던 손님들이 다 가시면 저의 퇴근 시간이지요. 그냥 지금처럼 뜨개질하며 정을 나누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꽃동산 뜨개방
영주시 지천로 162
054-634-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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