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는 일정한 주제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고 공연 전시 이벤트가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테마파크를 많이 계획하고 있다. 우리고장 영주에도 한국문화의 세계화와 산업화를 주도하게 될 한국문화테마파크가 건설 중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테마파크 조성에 열을 올렸지만 성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예산낭비로 이어진데다 사업이 실패해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운영적자를 면하지 못하는 지역이 하나둘이 아니다. 이에 따라 본지는 2020년 개장예정인 한국문화테마파크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국내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과 전략이 필요한지에 대해 국내외 역사문화 관련 이색테마파크를 둘러보고 그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기획취재-한국문화테마파크, 그 성공의 조건

<글 싣는 순서>
1. 한국문화테마파크 어떻게 조성되나
2. 합천 영상테마파크와 대장경기록문화테마파크
3. 경주신라밀레니엄테마파크와 고령대가야 역사테마파크
4. 김해가야테마파크와 백제문화단지
5. 덴마크의 ‘레고랜드’와 독일의 세계 최대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
6. 네덜란드의 ‘에프텔링’과 벨기에의 ‘미니유럽 테마파크’
7. 한국문화테마파크, 성공의 열쇠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한국문화테마파크 전경
한국문화테마파크 내 코레일 인재개발원 조성 위치도

2010년 부터 추진, 두차례 공사기간 변경
2020년 완공 목표, 한국문화체험의 최적지 기대

순흥 선비촌과 소수서원 인근 96만974㎡(29만여 평) 부지에 조성 중인 한국문화테마파크(선비세상)는 한국 정신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선비문화를 21세기 첨단문명을 활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 면적으로만 계산하면 이미 조성된 선비촌(1만7천460㎡)의 55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업이 완료되면 한국의 고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최적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천565억 원을 투입해 2020년 개원을 목표로 공사 중에 있으며 현재 건축물 99개동 중 현대건축물 10동, 전통건축 32동의 건축공사가 완료됐다. 올해는 초가집 19동을 건축하고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지하주차장 조성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9월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며 그 위용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추진돼 2013년 12월 기공식 때는 2015년 완공 2016년 개원을 목표로 했으나 행정절차 및 토지보상 지연으로 2014년 11월 착공돼 완공시점이 2017년으로 변경됐다. 또 문체부 중간평가 결과 국비 예산지원 문제, 행정절차 지연, 자문단의 의견 반영 등을 통해 2020년에 완공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 어떤 시설이 들어서나
한국문화테마파크는 전통문화 및 선비문화의 산업화, 한글·한식·한복·한옥·한지·국악 등 6대 한 스타일의 세계화, 소수서원과 선비촌 등 역사문화자원과의 연계 등을 통해 ‘한국문화 교육 및 산업의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 기본개념이자, 개발방향이다.

주요시설은 ▷한문화R&D지구 ▷전통숙박지구 ▷전통문화지구로 한스타일 6대 분야인 한복, 한식, 한옥, 한음악, 한지, 한글에 대한 시설이 배치된다.

한문화연구소, 한국문화산업관, 한문화전시관 등 복합문화관으로 꾸밀 한문화 R&D지구는 이용객들의 만남, 정체, 분산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인포메이션센터, 국악·판소리 등 전통소리문화를 테마로 한 한음악스튜디오와 풍물공연장을 각각 설치해 정보 공유와 전통놀이문화 체험공간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또 누각과 방지형 연못, 민가정원, 잔디정원 등 전통정원을 도입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통숙박지구에는 전통건축미를 살리면서 서구 건축구조물의 편리함을 적용해 고품격 전통숙박시설을 건립하고, 이와 연계해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통음식촌을 배치할 계획이다. 민자유치로 추진되는 전통 숙박시설은 코레일 인재개발원 건립이 확정된 상태다. 전통음식체험관에는 전통주, 문양, 도예, 가구, 술 등의 주제관을 연계 배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통문화지구에는 도깨비체험관, 전통인형극장, 전래동화 4D 영상관 등 전래동화를 해학적으로 풍자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이를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놀이시설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또 전통무예장과 매화공원 등을 연계 배치해 한국 전통무예를 체험하고 선비의 상징인 사군자 중의 하나인 매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차별화된 컨텐츠가 관건 = 전국에 수많은 테마파크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비슷한 콘셉트로 테마파크가 개발될 경우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시는 차별화된 컨텐츠 개발을 위해 2014년부터 한복, 한식, 한옥, 한글, 한지, 한음악 등 한스타일 6개 분야의 2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위원장 조현재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자문위의 의견을 수렴해 공사과정에서 지상 주차장이 전통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지하화로 계획을 수정하고 일반 공원은 선비를 대표하는 매화공원으로 조성토록 했으며 마상무예 공연을 위한 연습장으로 설계된 마상무예장은 전통무예장으로 변경해 우리나라 전통무예 중 하나인 십팔기무예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일부 계획을 변경했다. 특히, 지난해 말 마무리된 한국문화테마파크 실행계획 용역에서는 ‘법고창신’과 ‘온고지신’의 정신 아래 ‘오래된 술(전통)을 새 부대에 담는다’는 슬로건을 내걸며 4차 산업 혁명에 맞는 다양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굴했다. 한국문화테마파크의 새 이름으로 ‘선비세상’이 제안돼 업무표장등록도 완료했다.앞으로 본격 개장까지는 2년여가 남았기 때문에 어떤 컨텐츠가 더 추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 민자유치 코레일 인재개발원 조성 확정 =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던 숙박시설 민자유치는 최근 코레일이 교육·숙박·편의 시설을 갖춘 인재개발원을 짓기로 해 단일지구 최대 문화관광단지 선비세상 조성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코레일 인재개발원은 2021년 준공을 목표로 4만9144㎡부지에 353억 원을 들여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조성된다. 선비세상과 어울리는 전통미와 현대의 고급스러움을 살린 외관으로 설계하고 내부는 첨단 IT 기술이 반영된 스마트 빌딩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신입사원 교육 및 직무교육 등 새로운 교육시설 확보를 통해 교육 몰입도 및 만족도를 향상시키고, 특히 선비세상의 전통문화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와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해 인(仁)·효(孝)·예(禮) 중심의 전인교육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시설 일부를 지역사회에 개방하고, 2020년 중앙선 복선화에 따른 수도권 관광인구의 유입 등에 대비해 주말 및 공휴일 등 교육비수기에는 교육, 연수 등 숙박시설로 활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시 관계자는 “코레일 인재개발원 유치는 3대 문화권 조성사업 중 현재 영주가 유일하다”며, “단순 숙박시설이 아닌 연수원과 선비세상 내 시설·콘텐츠와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성과정에서의 논란과 의혹 = 그러나 순조롭게 추진되던 한국문화테마파크 조성 사업이 올해 들어 모노레일 설치와 매화공원과 관련해 각종 의혹과 논란이 불거져 나오면서 시작부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모노레일 설치사업은 2020년 한국문화테마파크 준공에 맞춰 선비문화수련원 주차장∼매화공원까지 2.8㎞ 구간에 국비 50억원을 포함한 100억 원의 예산으로 추진한다. 관광객과 교통약자 이동편의 제공과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고용효과가 부풀려졌고 사업수지 전망도 불투명하며, 유교성지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등록을 추진 중인 소수서원과 인접해 문화재 경관 훼손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미 테마파크 내에 조성이 마무리된 매화공원을 두고도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시가 당초 계획에도 없던 매화공원을 조성하면서 가치가 떨어지는 매화나무를 기증받은 뒤 매화분재는 거액을 들여 수의계약으로 매입한 것이 특혜의혹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원래 계획에는 시가 25억6천만 원을 들여 일반공원을 조성키로 했지만 갑자기 사업계획을 변경해 60억7천만원으로 2.4배 증액했다. 이 예산으로 5만4,385㎡ 부지에 매화나무 213종 2천380그루를 심었고 유리온실로 된 1천686㎡ 규모의 매화분재원에는 177종 360점의 매화분재를 특정인으로부터 16억8천700만 원에 사들여 전시 중이다. 시가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선비를 상징하는 매화를 주력 콘텐츠로 발굴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에 따라 매화공원을 조성했고 매화분재 등은 조달청 조경수목 단가로 구매했다”고 해명했지만 워낙 거액을 투입한 탓에 특혜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