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에 걸쳐 개간, 매년 농경지 피해
가파른 산에 개간허가 왜 내줬나 의문


개발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가파른 산이 개간허가를 받은 뒤 반복적으로 수해를 발생시키면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내린 폭우에 5년에 걸쳐 개발행위가 진행 중이던 안정면 대평리 산3번지에서 흘러내린 엄청난 양의 토사가 인근 농경지와 인삼밭 등을 휩쓸면서 그동안 묵묵히 참아오던 피해농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5~6차례에 걸쳐 인삼밭이 매몰되는 등의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는 이모(60)씨는 “토사가 길을 건너 수확을 한 달 앞둔 들판을 덮치면서 벼와 인삼밭 등에 큰 피해를 냈다”며 “개간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될 가파른 산에 개간허가를 해준 영주시의 잘못이 크다”고 허가 관청을 비난했다. 그는 또 “해마다 모래가 논으로 흘러들면서 수백 평씩 매몰돼 왔으나 1천200평의 논에 40cm이상의 객토를 해주겠다고 해 합의를 봤지만 벌거벗은 산이 그대로 있는 한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사가 논으로 덮치면서 논둑 대부분이 유실되는 피해를 당한 김모(72)씨는 “원상복구를 해준다니 다행이지만 개간허가를 득한 산주보다 영주시가 더 나쁘다”며 “사람도 오를 수 없는 45%이상의 경사지인 악산에 개간허가를 내 준다는 것은 상식이하”라고 주장했다. 또 “택지개발을 목적으로 개간허가를 냈던 전 산주는 3~4년에 걸쳐 개간허가 신청을 반려해 놓고 지금의 산주는 소유권을 이전하면서 바로 개간 허가를 내준 것은 특혜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논 일부와 고추밭 등에 토사가 흘러들어 피해를 본 최모(81)씨는 “사람들이 경우가 없다. 수년 동안 같은 잘못을 반복하면서 말로만 사과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산주 이모 씨는 “임야를 매입하면서 바로 개간허가를 득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비 업자에게 개발행위 일체를 위임했다”며 “몇 년 전 토사가 인삼밭으로 흘러들면서 200만 원 정도면 충분할 보상금을 인삼밭 주인의 억지로 700만원을 배상하는 등 금전적으로도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행위 일체를 위임받았다는 윤모씨는 “9월 말 경 시멘트 관을 설치할 예정이어서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조치할 것이며 피해부분은 원상복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저수지 상류로 토사가 흘러들면서 상당량의 토사가 저수지에 쌓이거나 많은 양의 흙탕물이 대평지로 흘러드는 피해를 입은 한국농어촌공사 영주봉화지사 박모 유지관리팀장은 원상복구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영주시청 건설과 농촌개발담당자는 “전임자의 잘못된 허가로 수년째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며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담당자는 또 “개간을 목적으로 허가를 득한 안정면 대평리 산3번지는 토사반출이 금지돼 있지만 그동안 객토 등의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흙을 실어내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있어 지도공문을 보냈다”며 “토사반출은 허가취소 사항이나 지금 허가를 취소 한다면 주민들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여 수해가 우려되는 부분의 흙을 외부로 반출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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