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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칼럼] 보신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김영애(수필가, 시조시인, 본지논설위원)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8.09.05 17:04
  • 호수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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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을 지나면서 보신탕에 대해 다시 말이 많았다. 보신탕을 먹는 것은 오래된 우리의 세시음식문화이지만 근래에는 먹지 말아야한다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 우리 내부에서도 먹는 쪽 보다 안 먹는 쪽이 더 많은 것 같은데도 외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개 식용국가로 단정하고 있다. 문제는 개를 식용한다는 이유로 우리를 야만인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동물애호가라는 외국의 유명한 여배우 브로지드 바로드이다.

그녀가 우리나라를 향해 개고기를 먹는 야만국이라며 세계에 소문을 내겠다고 엄포를 놓는 인터뷰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우리는 2002년 월드컵대회를 비롯해 국가의 큰 행사만 있으면 개를 식용하는 야만국가라고 유럽의 여러 나라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아왔다.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는 개가 사람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이라는 것이다. 우리도 우리가 먹는 개는 주인의 침대를 오르내리는 애완용견이 아니라는 반론을 펴기는 하는데 어쩐지 목소리가 낮다.

많은 반려동물 가운데 굳이 개만 가지고 난리들인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그들이 양이나 소를 먹는 것과 우리가 개를 먹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묻고 싶다. 덩치가 커서 밖에 있을 뿐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건 개보다 오히려 소 쪽이다. 개고기를 먹는 것이 잘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타국의 질타를 받을 일은 더욱 아니다. 우리의 음식문화가 남의 간섭을 받을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남의 나라 식문화를 비난하고 간섭하는 그들의 말이 참 어불성설이고 무례하기 짝이 없다.

개식용은 한국만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권이 개를 식용으로 해 왔다. 특히, 중국은 강아지 일수록 인기가 높아 선물용으로 주고받고 한다는 것이다. 지상에서 다리 달린 것은 책상, 공중에서 날개 달린 것은 비행기만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 사람들이 동물 가운데 뭐는 먹지 않겠나. 그들의 말이 중국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는 국민이 몇 배가 더 많으니 희생되는 개의 수도 더 많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을 향해서는 아무 말도 안하면서 유독 한국을 향해서만 윽박지르는 듯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 우리를 얕잡아 본 때문일까에 생각이 미치면 부아가 치미는 심정을 속일 수 없다.

우리는 눈이 반짝이는 물고기를 제자리에서 베어 먹는 일본의 식문화나 뱀 요리로 보신하는 태국의 식문화를 끔찍하다고 말은 하지만 야만인이라고 흉보거나 먹기를 말리지는 않는다. 그건 그들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흉은 볼 수 있지만 제재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문화는 서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근래에는 먹기 위해 개를 잡는 일이 옛날보다 적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들의 주장같이 개가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라서 생각을 바꾼 탓인지 혹은 국내외의 압력 때문이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야만인이라고 지탄 받으니 우리가 좀 자중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한 몫 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혐오식품이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하고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보신탕집은 뒷골목으로 숨거나, 쉬쉬하고 먹거나, 먹은 뒤에 시침을 떼기도 한다.

중국 사기의 진본기(秦本記) 에는 ‘덕공’ 2년( B. C 676년)에 처음으로 복에 개를 잡아 열독을 제어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열독을 제어하였다란 말은 벌레의 피해를 막았다는 말이고, 벌레란 외부의 충(蟲)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몸속의 병균이나 기생충을 말한다. 이는 수천 년 전부터 중국에서는 개고기를 먹음으로서 더위를 물리고 몸의 기운을 다스렸다는 말로서 개고기를 보신의 개념으로 먹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고구려 벽화에 개 잡는 장면이 있다니 삼국시대부터 개를 식용했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음식이 이렇게 오래도록 이어져 왔다는 것이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 남의 나라 음식문화의 역사성을 무시하고 자기들의 눈에 맞지 않다고 으름장을 놓는 사람들을 보고 당사자인 우리들은 각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해서 개를 이용한 요리를 안 먹는 것도 좋다.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음식의 효능 때문에 먹어도 좋다.

다만, 우리가 개고기를 먹든 안 먹든 이 문제는 남의 눈치를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전통음식은 외압 때문에 고려해 볼 일도 아니고 외압에 의해서 결정되어서도 안 된다. 그러니 한 쪽으로 몰아가는 힘이 작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장구한 세월동안 이어져 오는 음식은 그 효능이나 조리법 등이 연구 대상이고 전승해야할 문화이지, 간섭이나 제재대상은 절대로 아니다. 우리의 음식문화에 대해 당당해야할 것이다.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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