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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진지(陣地) 과현(戈峴)에서 유래한 마을 ‘갓골’우리마을탐방[212] 상망동 ‘갓골’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8.08.22 17:48
  • 호수 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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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 때 고구려의 진지, 조선 때 성내산봉수 터
농부마음담은 ‘갓골고구마’ 경북 최우수 농산품

 

갓골마을 전경

상망동 갓골 가는 길
영주 서천교사거리에서 고현로를 따라 아랫귀내로 간다. 가흥정수장-철도건널목-귀내보트장-아랫귀내를 통과한다. 아랫귀내와 윗귀내 사이 고현삼거리에서 진우방향으로 2.5km쯤 올라가면 큼직한 돌에 새긴 「갓골(助臥洞) 표석」을 만나게 된다. 조와천 뚝방길 따라 400여m 올라가면 왼쪽 솔숲 사이로 보이는 마을이 갓골이다. 25가구가 사는 작은마을이다. 지난 4일 갓골마을에 갔다. 이날 마을회관에서 김춘기 통장, 서상탁 노인회장, 이복임 부녀회장, 서병주 영농회장 그리고 여러 마을 사람들을 만나 갓골의 전설과 마을의 내력을 듣고 왔다.

역사 속의 갓골
영주는 삼국시대 초에는 고구려 영토로서 날이군(捺已郡)이라 하였고, 통일신라 때는 내령군(내靈郡), 고려 때는 강주(剛州)로 불렀다. 조선 초 태종 13년(1413년) 조선의 행정구역을 8도제로 정비할 때 경상도 영천군(榮川郡)이 됐다. 조선 중기(1600년) 무렵 군(郡)의 행정구역을 방리(坊里)로 정비할 때 갓골지역은 영천군 망궐리(望闕里) 조와방(助臥坊)이라 부르다가 1700년경 면리(面里)로 개편되면서 영천군 망궐면 조와리가 됐다.

1914년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 때 영주군 영주면 조와동이 됐다가 1940년 영주읍 조와동, 1980년 영주시로 승격하면서 행정동인 상망동(6통)에 편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옛 고구려산성(戈峴城)

오래된 역사 과현(戈峴)
갓골은 삼국 초 고구려와 신라가 대치할 때 고구려의 진지(陣地)가 있었다고 하며, 조선 때는 당시 통신수단인 봉수대(烽燧臺)가 있던 곳으로 오랜 역사와 전설을 간직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삼국사기 기록에 「炤知麻立干 十一年秋九月 高句麗襲北邊至戈峴 冬十月陷狐山城/소지왕11년(489) 가을 9월 고구려가 북변을 내습하여 과현(戈峴)에 이르고, 겨울 10월 호산성(狐山城.영덕)을 함락했다」라는 내용이다.

1,500년 전 상황을 위 기록에 근거하여 추정해 보면 「장수왕의 명을 받은 고구려 군사가 마구령(부석)을 넘어 신라의 북변을 습격했다. 순흥을 지나 과현(戈峴,갓골)에 이르러 진지를 구축하고 신라 군사와 대치했다」는 것이다. 과현(戈峴)은 갓골에서 장수고개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지금은 ‘봉우재’라고 부른다. 이에 향토사학자들은 “옛 지명 과현이 괏골(戈谷)이 되고, 괏골이 갓골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 마을 김홍기(69) 씨는 “어릴 적 친구들과 봉우재 넘어 장수고개까지 놀러갔다 오곤했다”면서 “봉수산에 올라가면 옛 성의 흔적과 기와조각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갓골마을 표석

지명유래
갓골은 행정동 상망동에 속해 있지만 법정동으로는 조와동이다. 조와(助臥)란, 진우마을 뒷산의 형상이 소가 누워 있는 모습과 같다 하여 도울 조(助)자에 엎드릴 와(臥)자를 써 조와동(助臥洞)이라 불렀다. 봉우골은 ‘봉화산 봉우리’라는 뜻으로 한자로 쓰면 봉곡(烽谷)이 된다. 봉수산 아래 봉우골 동쪽에 있는 마을이 갓골이다.

서상탁(89) 노인회장은 “예전에 봉우재 넘어 장수고개로 다니는 고갯길이 있었다”며 “이 고개로 소금장수, 생선장수가 오갔다 하여 ‘장수고개’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춘기(68) 통장은 “어릴 적 어르신들 말씀에 ‘갓골에서 장수고개로 넘어가는 재를 과현이라 불렀다. 갓골은 과현에서 유래하여 괏골이라 부르다가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갓골이 됐다’고 말씀하셨다”며 “일제 때 갈골이라 한 것은 일제가 우리의 역사를 지우기 위해 창지개명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갓골은 과현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말했다.

봉수산의 전설
봉수산(烽燧山)의 공식 명칭은 영천군(榮川郡) 성내산봉수(城內山烽燧)다.

향토사학자 송지향 선생은 이 봉수산을 ‘고현산성’이라 칭했다. “해발 309m 야산 능선위에 군데군데 석축의 자취가 남아 있다. 가파른 산세를 이용해 축조된 이 성안에는 삼국시대 토기 조각이 많이 깔려 있고, 능선 위에는 깨진 기와조각도 많이 보인다”고 적었다.

봉수산 답사기를 자신의 카페(아름밭이야기)에 올린 박완서(상망동) 씨는 “故 최현교 향토사학자가 밝힌 갓골의 지명 유래에 보면, 갓골이란 지명의 원형은 고구려 시대의 군사기지 즉 진지(陣地) 자리의 명칭에서 유래됐다”면서 “정상에는 누가보아도 인공적으로 축조된 축석들이 나딩굴고 있고, 중심부로부터 4-5m 하단에 원형 축대를 조성한 흔적이 보인다. 남쪽으로 성재 망루가 보이고 멀리 풍기 망전산(望前山) 봉수, 이산 창팔래산(昌八來山) 봉수, 예안 녹전산(祿轉山)봉수, 내성현 당북산 봉수가 아련히 보인다”고 썼다.

부지런하고 알뜰한 마을
이복임(58) 부녀회장은 “갓골은 50-60대 젊은이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알뜰하게 사는 게 마을의 전통이요 자랑”이라며 “예로부터 갓골로 이사 오면 모두 부자 된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병기 시의회부의장

이 회장은 또 “갓골에는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됐다”면서 “대표적인 인물로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시의원으로 당선된 김병기(시의회부의장) 의원이 우리 갓골 출신”이라고 자랑했다.

조인환(80) 전 노인회장은 “마을 인근에 노인요양시설이 많은 것도 갓골의 특별함”이라며 “1998년 봉산교회가 설립한 이레마을을 비롯하여, 만수촌, 소망의집 등이 있다”고 말했다. 

 

갓골 고구마

「갓골 고구마」
갓골은 경북북부지역에서 고구마 생산지로 유명한 마을이다. 갓골 사람들은 척박한 땅 갈골을 개척하여 명품 고구마, 마, 감자를 생산하는 옥토(沃土)로 만들었다.       

서병주(60) 영농회장은 “고구마는 척박한 토양에도 재배가 가능하고 단위면적당 수확량도 많아 소득이 짭짤하다. 농약을 거의사용하지 않고 재배가 가능한 저공해 건강식품”이라며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갓골고구마」란 상표를 달고  전국으로 출하된다”고 말했다. [문의전화 010-4530-6879]

부녀회 김춘영(53) 씨는 “마을에서 생산된 고구마는 12,000상자쯤 되는데 대부분 안동공판장으로 출하한다”면서 “갓골 고구마는 색깔좋고 맛이 좋은데다 작업을 잘 해서 공판장에가면 늘 최우수 등급을 받는다. 상자 당 평균 25,000원씩 계산하면 3억원이 된다”고 말했다.

갓골마을 사람들
기자가 갓골을 찾아갔던 날도 폭염이 대단했다. 마을회관 마당에서 순복음소망교회(상망동 진우 소재) 김영숙 목사를 만났다. 김 목사는 “요즘 날씨가 계속 덥다. 어르신들께 냉면 점심대접하고 나오는 길”이라며 “기자님도 냉면 한 그릇 드시고 취재하시라”고 말했다.

김홍기 씨

옆에 있던 김홍기 씨는 “목사님께서 자주 마을에 오셔서 어르신들을 잘 모신다”며 “이제 우리마을사람이 다됐다”고 했다. 전우상(85) 어르신은 “예전에 마을주변 산과들이 모두 메말라 갈골이라는 별칭이 있기도 했으나 수리(水利) 시설을 개발하고 농지정리, 기계화, 대농화 등으로 풍요의 농촌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황승명(81) 어르신은 “예전에는 벼농사 중심 먹고살기 위한 농업을 주로 하였으나 지금은 소득중심 특용작물 재배를 많이 한다”고 했다. 물야에서 갓골로 시집왔다는 김숙자(86) 할머니는 “가마타고 시집와 마당에 내리니 초가삼간 오두막집이 논 앞에 나타났다”며 “집안 식구 모두 매달려 농사를 지었지만 보릿고개 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자(78) 씨는 “우리마을 사람들은 모두 부지런히 일하고, 알뜰하게 산다”면서 “고구마, 마, 감자 등 수천평씩 농사짓는 억대 부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승임(79) 씨는 “갓골은 마을전체가 한 지붕 한 가족으로 살고 있다”며 “봉우재에 올라 화전놀이를 하고, 새해 아침이면 봉우재에서 해맞이를 한다. 또 겨울에는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먹으면서 오순도순 살아왔다”고 말했다. 김춘기 통장은 “마을에는 우정화, 이봉희, 안영희, 조순희 할머니 등 70-80대 어르신, 우동열, 박승용, 안성주, 전우창, 박정서 씨 등 70대 역군, 마을을 위해 애쓰시는 이복임 부녀회장, 권오연, 임영숙, 김춘영, 김인숙, 김영자, 김진숙 씨 등 정다운 이웃들이 있다”고 자랑했다.  

우정화,김영자,이봉희,안영희,조순희 씨
우동열,박승용,안성주,전우창,박정서 씨
권오연,임영숙,부녀회장,김진숙,김춘영,김인숙
갓골마을 사람들
김춘기 통장
서상탁 노인회장
이복임 부녀회장
서병주 영농회장
조인환 전 노인회장
전우상 어르신
황승명 어르신
김정자 씨
박승임 씨

이원식 시민기자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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