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세상 모노레일 시민공청회에 가 보니

영주시가 추진중인 모노레일 설치사업은 선비촌 주차장에서 부터 한국문화테마파크 부지 내 매화공원까지 2.8km 구간에 순환형 모노레일로 설치된다.<조감도 상 S는 정거장, 왼쪽 상단 사진 2장은 타 지자체 모노레일, 오른쪽 하단 사진은 공청회 모습 >

찬성 측, 자연경관 훼손 최소화로 관광객 편의 제공
반대 측, 정체성 훼손에 타당성 조사와 자료도 미흡


선비세상(한국문화테마파크) 모노레일 공청회가 지난달 26일 시청강당에서 열린 가운데 시민들의 찬반 의견이 뜨겁다. 찬성 측은 사업대상지가 넓어 이동편의제공은 물론 새로운 관광 컨텐츠 확보 차원에서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 측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오히려 선비정신인 지역정체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시민, 공무원, 시의원, 환경단체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한국산업경제개발원 이승우 팀장은 사업설명을 통해 “새로운 컨텐츠로 주변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국 사례를 조사하고 접목해 연구했다”면서 “사업기간 1년, 사업비 99억5천여만원, 연간운영비 8억3천만원, 순환형으로 2.8km에 차량 14대 운영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설명에 앞서 장욱현 시장은 “한국문화테마파크를 위해 분야별로 30개 자문단을 구성했다. 미래를 보고 진행하는 사업이니 만큼 좋은 의견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며 “내년 소수서원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켜 한국문화테마파크와 연계 시너지효과로 사업이 잘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인사했다.

▲ ‘공청회 지정 토론자 대부분 찬성

이날 공청회는 영주시정책자문위원회 이도선 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이재섭 한국관광개발연구원 실장(관광 분야), 김경락 시민시정감시단장, 정혁상 동양대 철도안전공학과 교수, 김도헌 동양대 문화재발굴보존학과 교수, 김현용 한국종합기술 상무가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다.

시작에 앞서 이도선 위원장은 “오늘은 듣는 자리”라며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의견서를 경북도에 제출하게 된다. 아직 사업진행이 확정된 것이 아니고 계획도 완료된 것이 아니니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정순서에 따라 첫 번째로 발언한 김도헌 교수는 “사적과 동산문화재, 도문화재위원회 등의 문화재 심의는 문화재뿐만 아니라 경관 등도 종합적으로 심의하기 때문에 문화재 훼손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혁상 교수는 “건설로 보면 토목은 역사와 구조물이 같이해 왔고 하나의 문화로 후대로 이어졌다”며 “모노레일은 철로의 축소판으로 지형활용을 통한 경관 훼손 최소화와 안전성이 높고 소음과 진동이 적다”고 말했다.

김현용 상무는 “사업비의 과다한 부분을 개선하고 지하구조물보다는 경관구조물을 활용해 조망권을 확보하고 전통적 분위기로 조성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김경락 단장은 이번 모노레일 사업에 따른 문제점을 설명하고 사업의 전면백지화를 주장했다.

그는 “세계문화유산에 잠정등록된 소수서원은 유교의 성지임에도 불구하고 모노레일을 설치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선비정신, 선비문화가 온전히 스며있는 소수서원, 선비촌, 한문화테마파크 일원은 정신문화의 보고임에도 불구하고 모노레일을 설치해 주위경관을 저해하고 자연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놀이문화로 전락시키는 사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단순 관광객의 이동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 1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은 정당성과 명분을 잃어 버린 사업이고 선비와 관련한 수십년 동안 진행해 온 모든 사업을 단 한번에 부정하는 졸속사업”이라고 모노레일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주장했다.

이재섭 실장은 “최근 관광이슈는 복지관광이다. 대규모 국비가 투입된 선비세상의 이동편의 제공은 관광 약자인 노령층, 어린이, 장애인, 임산부 등의 배려를 위한 보조적인 수단 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사업”이라며 “선비세상의 경관 보존을 위해 조화로운 디자인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번 다녀와 봐라’, ‘전면 백지화해야’... 시민 의견 대립

이혜란 영주예총회장은 “편의성과 수익성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한국문화테마파크에 있는 매화공원에 갔다 오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관광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대한 공감으로 풍기 김진식씨는 “선비세상의 실패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매화공원까지 가본 사람은 알 것이다. 51세인 나도 힘들다”며 “입장료를 내고도 아깝지 않고 다시 오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문화테마파크 언덕 위에 서서 내려다보고 시각적인 것을 본 후 이야기를 해봤으며 한다. 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은 “소수서원은 돈벌이 수단이 되면 안된다”며 “모노레일을 365일 하루 10시간 운영을 하게 되면 문제가 없는지 타당성 조사에 대해 전면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풍기 황재천씨는 “영주관광을 위해 관광객들이 소수서원으로 오는지, 모노레일을 타러 오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시는 모노레일 사업이 경상북도 투자심사에서 재검토 대상으로 반려되고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이어지자 이번 공청회를 마련했다. 최근 공청회에서 찬성여론이 많다고 판단하고 경북도에 재심의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선비세상 모노레일 설치사업은 선비촌 주차장에서 부터 한국문화테마파크 사업부지 내 매화공원까지 2.8km 구간에 순환형 모노레일을 설치해 관광객 이동 편의와 새로운 관광콘텐츠 제공에 목적을 두고 2020년 준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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