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276] 카페 담원

외부
돈까스

80년 된 양조장이 카페로
커피부터 수제 디저트, 식사까지


사람들은 누구나 나만의 아지트를 꿈꾼다. 마음이 통하는 벗들과 차도 마시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마음 편히 머물며 쉴 수 있는 곳. 한적한 시골마을에 위치해 있으며 넓은 창밖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이 펼쳐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오래된 나무의 순한 결을 바라만 봐도 위로가 되는 곳. 사람 좋아하는 주인장의 정성스런 마음이 요리마다 배어 있는 곳. 그런 곳이 문수면 문수초등학교 가는 길에 있다.

내부

▲ 과거 양조장 리모델링한 카페

“제가 힘들 때 가서 쉴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친구들에게 말했지요. 내가 그런 아지트 만들어주겠다고요. 농담 삼아 진담 삼아 했던 말이 현실로 되었어요. 이 공간을 만들기까지 긴 시간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다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지요. 지금부터는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편안하게 머물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문수초등학교 가는 길, 기찻길 지나 카페 담원이 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단순하면서도 멋스러운 서까래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유리창 가득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마당 한쪽에는 양조장을 하던 시절에 술독으로 쓰이던 대형 항아리들이 전시돼 있어 아버지의 마음처럼 익어가던 술맛을 상상하게 한다.

김승희 대표

카페 ‘담원’은 김승희(48세) 대표의 친정아버지가 양조장을 운영하던 곳이다. 작년 8월부터 허물어져가던 양조장을 리모델링하기 시작, 올해 5월에 공사를 마치고 카페를 오픈했다.

“80년 된 양조장인데, 무너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리모델링을 하느라 옛날의 모습을 더 살려내지 못해 많이 아쉬워요. 공무원이셨던 친정아버지가 양조장을 하시려고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예천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오셨어요. 아버지께서 새벽부터 술을 만드셨고, 항아리에서 술이 뽀글뽀글 익어가는 소리가 들렸는데, 아직도 그 소리가 기억이 나요”

김 대표의 친정아버지는 15년 정도 양조장을 운영했고 돌아가신 후 폐업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는 양조장이 쇠락하는 시기였어요. 폐업 후, 엄마가 혼자 머물다 시내로 가시고 그동안 계속 비어 있었지요. 부모님의 손길이 곳곳에 베여있는 곳인데, 자꾸만 허물어져가는 것이 안타까워 리모델링을 시작했고 카페를 오픈하게 됐습니다”

비빔밥

▲ 조금이라도 몸에 좋은 음식 대접하고 싶어

80년 된 양조장을 재탄생시켜 만든 카페 ‘담원’은 깊을 담, 둥글 원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곳에서는 커피와 음료, 식사가 가능하다.

“제가 커피를 좋아해 카페를 하게 됐는데, 저희 가게 커피에 대해 자부심이 있어요. 바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해 신선하고 맛이 있지요. 디저트로 판매되고 있는 수제들깨쿠키(소 3천원, 대 5천원)와 수제아몬드쿠키(소 3천원 대 5천원)는 100% 유기농 재료만 사용해 친구가 하나하나 손으로 밀어서 직접 만든 쿠키예요”

식사메뉴로는 서울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쉐프에게 전수받은 돈까스(9천원)가 있으며, 김 대표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 친정엄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비빔밥(8천원)이 있다.

“음식의 간을 할 때는 집간장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비빔밥의 비빔장은 오미자나 매실효소로 농도 조절을 하지요. 조미료를 전혀 안 쓰니까 맛이 심심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조금이라도 몸에 좋은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어요”

▲ 더불어 행복한 ‘담원’이 지금의 가장 큰 목표

사계절이 아름다운 시골마을에서 마을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에 감사하다는 김 대표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불어 행복한 ‘담원’을 만들어가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목표다.

“이 먼 곳까지 손님이 찾아와 주시는 게 고맙고, 두 번 찾아오는 분은 더 고마워요. 이곳에는 좋은 분들만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제가 먹고 싶은 음식, 아이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어요. 이 공간에서 좋은 분들 많이 만나고, 그분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꾸어나가고 싶어요. 그러려고 카페를 시작했고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카페 담원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문수로 1406번길 10
054-634-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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