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경찰, 범행 3일만에 검거 성공
CCTV 추적이 결정적 단서 제공


지난 16일 순흥면 흥주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복면강도 용의자가 범행 3일만인 지난 19일 경찰에 붙잡혔다. 붙잡힌 용의자는 경찰 진술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지게 된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영주경찰서는 19일 오후 4시35분쯤 영주시내 한 병원 앞에서 용의자 A(36)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발생 후 주변 폐쇄회로TV(CCTV) 분석 등을 통해 A씨의 도주경로를 추적, 신원을 확인한 뒤 이날 검거에 성공했다.

▲빚 갚을 돈 마련하기 위해 강도짓

경찰은 20일 오전 경찰서 3층 대회의실에서 가진 복면강도 사건 언론 브리핑에서 “A씨는 10여 년 동안 식당을 운영해 왔고 이 과정에서 많은 빚을 지게 되면서 빚 갚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강도짓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포장마차형 식당을 운영했으며, 식당이 경영난을 겪자 6년 전부터 낮에는 주류 배달 일을 해왔다. 이 과정에 1억여 원의 사채를 빌려 쓰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사용한 칼은 식당 운영 때 쓰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새마을금고에서 빼앗은 4천 380만원 중 3천 720만원은 개인 채무 등에 사용했다. 미지급한 식당 아르바이트 비용도 일부 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1천원 권 660만원을 회수했다. 경찰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범행에 사용했던 오토바이와 헬멧, 가방, 흉기, 강탈 후 사용하고 남은 현금 등 증거품 일체를 공개했다.

▲ 범인 검거의 결정적인 단서는

A씨를 붙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CCTV였다. 경찰은 범행 당시 A씨가 125cc 오토바이를 타고 농로와 골목 등을 도주로로 이용해 도망가는 바람에 초기 이동경로 파악 등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영주를 비롯한 인근 시군의 오토바이 도난신고를 파악했고 안동시 옥동의 한 치킨집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없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치킨집의 CCTV와 인근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에 A씨가 마스크를 쓰고 오토바이와 헬멧을 훔쳐 달아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던 것이 범인 검거의 결정적인 단서였다.

단서를 확보한 경찰은 치킨집 인근과 새마을금고 주변, 도주로 등에 있는 CCTV 영상을 시간대별로 추적한 끝에 A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영주경찰서 김형동 수사과장은 “CCTV 500여대를 분석해 범행에 사용한 오토바이의 이동 경로 등을 확인했다”며 “A씨가 수년간 주류회사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풍기와 순흥 일대의 지리에 상당히 밝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연인원 375명의 경찰인력이 동원됐고 2대의 드론까지 하늘에 띄어 수색활동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두고도 범행 후 모텔을 임시 은신처로 삼았고 범행 후에도 정상적으로 회사에 출근하며 완전범죄를 꿈궜지만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 백주대낮 은행 강도 남은 과제

범행 전날 안동에서 소형 오토바이를 훔친 A씨는 안동, 영주시내, 풍기 등을 돌며 범행장소를 물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리 흉기와 복면을 준비한 A씨는 한적한 시골인 순흥면의 새마을금고를 선택하고 16일 오전 9시부터 3시간 가량 직원 동태, 주변 상황을 살피는 등 범행 시점을 노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바로 100미터 앞에 파출소가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A씨는 지난 16일 낮 12시 23분 쯤 순흥면 소재 흥주새마을금고 지하주차장 통로로 침입, 점심식사 중이던 직원 4명을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4천 380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은 범행에 걸린 시간이 55초가량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사전에 복면과 흉기 등을 마련하고 범행 전후 이동에 이용할 오토바이도 범행 전날 훔치는 등 강도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범행 직전과 도주과정에서 옷과 신발을 갈아입고, 범행에 사용한 물건을 버리는 등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고 밝혔다. 범행에 사용한 오토바이와 범행에 사용한 칼 등은 도주로인 상줄동의 한 야산에서 발견돼 경찰이 증거품으로 모두 회수했다. 

영주경찰서 김형동 수사과장은 “흥주새마을금고가 범행의 타켓이 된 것은 유동인구가 없는데다 직원이 적은 한적한 곳을 골랐기 때문”이라며 “신고 후 경찰 출동이 늦어진 이유는 인력이 적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의 경찰 근무체계를 보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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