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퀘어 레지던시 입주 작가 윤혜경 사진작가

영화 공부하다 사진에 매력 느껴
결혼 후 소홀했던 사진 작업 다시 시작


(재)영주문화관광재단은 지역문화예술특성화사업(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148아트스퀘어 레지던시 입주 작가를 모집했다. 레지던시(Residency)란 예술가의 창작, 공동창작 및 거주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입주 작가의 창작지원 활동으로 역량 강화를 도모하고, 개방형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여가생활의 질을 높여 생활문화를 활성화함을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148아트스퀘어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선정된 윤혜경 사진작가를 만났다.

 

▲ 예술작품 통해 감동 받는 건 결국 그 사람

“처음에 사진 작업을 할 때는 순간을 캡처해 시간을 정지시키는 게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지금은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사진은 세상을 보는 하나의 도구, 표현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전시회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애정이 있고 진실된 분들의 사진은 다르더라고요. 어떤 예술작품을 통해 감동을 받는 건 결국 그 사람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서울이 고향인 윤혜경(41) 작가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며 대학원에서는 비디오아트를 공부했다. 영화를 공부하며 사진에 매력을 느꼈던 윤 작가는 본격적인 사진공부를 하기위해 캐나다로 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고 결혼 후 남편의 고향인 영주로 와서 6년째 살고 있다.

“남편을 만나러 영주에 왔다가 소백산 풍경과 서천 밤풍경에 반했어요. 이런 자연환경에서 자라서 남편의 성품이 이렇게 만들어졌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자전거 하나로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도시의 사이즈도 맘에 들어요. 결혼하면 이곳에서 살자고 제가 말했어요”

 

▲ 영주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과 패밀리 작업 하고 싶어

윤 작가는 결혼 후 임신과 출산 등으로 사진 작업에 소홀해지면서 작가로서의 인생이 끝난 게 아닌가라는 두려움도 들었다고 한다.

“작품 활동에 소홀해지면서 두려움도 들었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니 많이 나아졌어요. 남편과 영어학원도 같이 운영하며 핀란드에서 만난 친구들과 그룹 활동도 꾸준히 해왔어요. 사진을 하는 친구들과 7~8년째 이미지 대화를 하고 있어요”

윤 작가는 지난 4월부터 148아트스퀘어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영주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과 패밀리 작업을 하는 것이다.

“나라를 옮겨온 분들이지만 저마다 가장 소중한 물건은 가지고 오게 되잖아요. 그분들이 사는 곳에서 그 물건들로 작업을 하고 싶어요. 이민자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다보니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공감 할 수 있었지요. 몬트리올에서도 이민자들과 패밀리 작업을 했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 되어야

사진을 통해 자화상 작업을 하며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됐다는 윤 작가는 인물사진에 관심이 많으며 몸으로 표현되는 반복적인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물사진을 촬영하기 전에 그 사람과의 인터뷰를 오랫동안 진행하는 편이에요. 그 사람을 알아야 관계도 편안해지고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거든요. 그 사람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사진 속에 오롯이 담기게 된다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하며 소외감을 많이 느꼈다는 윤 작가는 우리 지역의 소외계층에 관심이 많다.

“저 역시 캐나다에서 10년을 살면서 제 스스로 느끼는 소외감이 있었어요. 청소년, 이민자, 아프신 분들, 어디에도 잘 속하지 못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사진 작업을 하고 싶어요. 제 스스로도 자화상 사진 작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수록 생각도 깊어지고 정리도 되고, 세상을 보는 눈도 부드러워지고 풍부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 모든 것들에 감사하게 생각해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좋은 어른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김미경 프리랜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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