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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의 식치 음식, 질병 치료하고 보호하다기획[3] – 영주 선비음식의 근원을 찾아서
  • 김은아 기자
  • 승인 2018.06.28 11:13
  • 호수 674
  • 댓글 0

건강 살피고 기록해 음식으로 치유
선조의 예방의학 근간, 음식선보여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어머니들은 죽을 끓이거나 보양식을 만들어 먹인다. 이렇게 정성으로 만들어진 음식은 아픈 이의 몸을 보호하고 치료에 도움을 준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체질을 가졌다. 그래서 자신의 몸에 이로운 음식, 이롭지 않은 음식을 구분해 먹고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더부룩한지, 편안한지도 안다.

현대인들은 몸을 치유하고 음식으로 힘을 얻기 위해 다양한 음식을 찾는다.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는 것은 시대와 상관없이 계속됐다.

조선시대 궁중의 기록물과 의학서를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그 옛날 궁중에서는 음식을 통해 어떻게 다스려왔을까?

▲승정원일기 속 음식이야기
궁중음식은 일반 서민음식과 달리 간이 맵고 짜지 않았다. 전문조리사에 의해 좋은 재료와 솜씨로 다양한 음식이 만들어져 조리기술이 개발되고 전수돼 왔다. 이 음식들은 사대부와 서민들에게도 전해져 음식문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승정원일기에는 임금의 하루 일과, 성향, 체질, 질병, 좋아한 음식 등등 다양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중 음식과 관련해서는 임금에게 맞는 몸을 다스리는 음식, 치료와 예방을 위한 음식들이 나온다.

내의원에서는 5일마다 정기적으로 임금의 건강을 살폈다. 임금의 건강이 나라의 안녕과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1726년(영조2년) 4월 19일 약방 입진이 있던 날, 약방의 도제조 민진원이 임금의 건강을 물었다.

사시사철 감기에 걸리는 영조에게 여러 증상을 묻고 밥을 먹기 어려우면 물에 말아 먹거나 국에 만 탕반을 권한다. 그러자 영조는 탕반을 싫어해 물에 말아 먹는다고 답한다. 승정원일기에는 영조가 건강을 위해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소박한 생활을 했다고 기록돼 있다.

숙종 9년 1월 9일, 승정원일기에는 타락죽과 관련한 내용이 있다. 죽은 조선 임금들의 영양 간식이었다.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임금을 위한 기력회복 음식으로 따뜻한 인삼차와 건강을 위해 콩죽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고 나온다.

특히 질병에 걸리거나 입맛이 없어 음식을 먹지 못할 때는 죽, 떡, 정과, 차, 화채 등을 챙겨먹었다. 이중 죽은 허약해진 몸이 상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보양간식으로 제격이었다. 어의들과 상궁들은 임금의 체질을 미리 파악해 죽을 올렸다고 한다. 가장 많이 올린 것이 타락(우유)죽, 녹두죽, 의이(율무)죽이다.

승정원일기에는 탕약과 함께 음식물의 섭취 전후에 나타나는 증상의 변화도 기록돼 있어 의국과 음식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영주향토음식 연구개발로 사찰음식과 선비음식에 대한 시식, 평가요리를 살펴보면 궁중의 보양음식인 타락죽에 대한 설명으로 쌀을 갈아 물 대신 우유를 반 분량 넣어 끓인 무리 죽이라고 안내했다. 이외에도 유미죽으로 고타마 싯다르타(석가모니 부처)가 극도의 고행을 감내하던 중 먹은 음식으로 영양보충을 위한 죽이다.

▲의국과 몸을 다스리는 음식
몸을 보호하고 건강을 지키는 것에 음식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영주에 마련된 조선최초의 지방의국 제민루에서는 예방의학과 함께 질병의 치료와 함께 음식을 통한 몸의 다스림을 연구하고 기록해 알렸다.

궁중에서 임금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새벽에 탕약이 없는 날 차리는 초조반(初早飯)은 죽을 내놓았다. 죽은 아픈 사람을 위한 음식이 아니다. 몸을 보하는 음식이다.

계절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재료를 넣어 흰죽, 전복죽, 원미죽, 장국죽, 버섯죽, 잣죽, 타락죽, 깨죽 등을 올렸다.

지역에서는 어려움에 처해 있는 백성을 구제하기 위한 ‘제민’(濟民)도 활발히 해오면서 선비들의 생활 속 다스림과 음식의 다스림을 하나로 보고 이를 알리고 연구해 왔다.

이런 자료를 통해 2016년 선비문화축제에서 관내 고교생들은 제민루 의국에서 활동한 신진사대부 출신 이석간(1509~1574, 영주대표적인 명의, 봉화충재의 외조카, 퇴계의 제자)이 집필한 ‘이석간 경험방’의 음식류 부분을 참고하고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물목을 참고로 한 영주선비한상을 만들었다.

학생들은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다듬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간다는 신념으로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 새로운 문화를 재창조 하는 것이야 말로 조리를 익혀나가는 참된 길이라 생각한다”고 참가목적을 밝혔었다.

▲고령화 시대와 식치(食治)
나이가 들어가면서 소화활동은 점점 떨어진다.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게 되고 몸에 이롭고 좀 더 건강에 좋은 음식을 찾게 된다. 소화기능이 약한 아이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자극이 적고 몸을 보호하는 건강식인 궁중의 식치 음식이 필요하다. 이는 아이, 어른들 뿐만 아니라 건강을 염려하는 현대인에게도 필요한 음식이다.

지난 2010년 영주에서는 지역의 식문화를 선도할 전문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을 위해 궁중음식과 향토음식 전문 인력 구축에 나섰다. 전통음식의 모태가 된 궁중음식의 기본과 시절식, 겨자채, 만두, 구절판, 갈비탕 등을 실습했으나 기존음식에 대비한 상품성에는 미흡했다.

한의학과 식품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고령화시대에 ‘식치(食治)’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통의 의료와 음식이 결합해 몸을 다스리고 예방하며 질병을 치료, 관리하는 것을 알리는 것과 더불어 식치를 통해 생애주기별 건강증진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연구, 노력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김은아 /윤애옥 기자
 

김은아 기자  haed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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