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요양보호사 김점복 씨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정신 및 육체적인 케어를 담당하는 요양보호사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몸이 불편하고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특히 재가 요양보호사는 거동이 힘든 노인들을 목욕시키고 간호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심부름이나 집안일까지 돌봐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은 봉사정신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없이는 힘든 일이다. 우리지역에서 재가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점복씨(57세)를 만났다.

▲누군가 내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 것에 보람
“아침에 눈을 뜨면 어딘가 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나를 기다리고, 내 손길을 필요로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지요. 한분을 돌보기 위해 찾아가지만 주위 분들까지 돌봐드릴 수 있어서 좋고, 많은 어르신들이 행복해하셔서 저도 덩달아 행복하구요” 

남편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주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는 김씨는 제일제당 판촉일과 요구르트 배달 일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재가요양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수면 새뱅이마을에서 10년을 근무하기도 했다.

“요양보호사로 활동한지 12년이 되었어요. 요즘은 영주 시내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지요. 처음 요양보호사를 시작하며 새뱅이마을에서 10년을 근무했는데, 동네 어르신들 모두와 가족처럼 지냈지요. 저를 딸처럼 반겨주시는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며 제가 행복했던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곳에서 나온 지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이 오곤 합니다”

▲ 이보다 더 행복한 직업도 없죠
김씨는 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면서 굉장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활동한 점을 인정받아 의료보험공단에서 요양보호사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내가 나를 위해 열심히 일을 했을 뿐인데 나로 인해 사무실도 빛나고, 웃으며 일도하고 봉사도하며 수입도 생기고 이보다 더 행복한 직업도 없는 것 같아요”

누구라도 안 된 사람이 있으면 알아보고 도와줘야 마음이 편하다는 김씨는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일하고 있다.

“재가요양보호사로 일을 하다보면 1등급 환자들은 목욕에서 소대변 받아내기, 기저귀 갈아드리기 등 100% 저의 손을 필요로 하시지요. 청소, 식사, 빨래 등 집안 일까지 도와드려야 하고요. 그러나 제가 가면 박수를 치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개선됐으면...
“훌륭한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늘 깨어 있어야 해요. 전문 교육을 받고 배출되지만, 막상 현장에 가서 대처능력이 없으면 힘들어서 그만두게 되거든요”

김씨는 호랑이 할아버지라고 소문이 난 1등급 할아버지 한분을 케어 해 드린 적이 있다. 한 달을 못 버틸 거라고 동네사람들이 말했지만 8년을 돌봐드렸다.

“제가 밥 한술 떠먹여 드릴 때마다 할아버지께서 저에게 인사를 하셨는데 그러면 저도 같이 인사를 하곤 했지요. 그분 돌아가실 때 마지막 인사를 웃으며 하며 ‘어르신께 많이 배웠어요. 감사해요’라고 말씀 드렸어요. 어르신들이 돌아가실 때에는 손 잡아주고 땀 닦아주며 입 마르지 않게 해드리고 편안하게 가실 수 있게 돌봐드려야 해요”

돌봐드렸던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그분의 자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귀한 꽃차를 대접 받은 것이 가슴 깊이 향기롭게 남아 있다는 김씨는 요양보호사로서의 소박한 바램을 말했다.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개선되어야 해요. 요양보호사를 도우미아줌마로 생각하고 파출부 부리듯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의 생각이 하루빨리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분들 중에는 생계형 주부, 가장인 주부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일한만큼 정당하게 대우를 받고, 보수도 뒷받침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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