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서각(시인·문학박사)

낙동강 수질개선과 용수를 확보하겠다며 지은 영주댐이 완공된 지 3년이 지났다. 수질은 개선되었으며 용수는 확보 되었는가? 대답은 그와 정 반대다. 수자원공사가 올 2월부터 댐 맨 하단 배사문까지 완전히 개방하여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다. 있으나마나한 댐이다. 댐 주변 주민들을 실향민을 만들고 국고만 낭비했다.  

왜 3천여억 원의 돈을 들여서 댐을 지어놓고 물은 그대로 흘려보내기만 하는가? 총저수량의 15% 가량을 채웠던 2016년과 2017년에는 전에 없던 녹조가 나타났다. 지난 여름에는 하수처리장에나 볼 수 있는 분뇨냄새가 나는 검은 색의 물이 댐에 고여서 똥물현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런 상태로 물을 계속 담아둘 수 없어서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댐 계획 당시 댐 상류의 가축사육 현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이 정도까지 악화될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수질을 생각하면 여기에 만들어서는 안 될 댐을 4대강 사업에 끼워 넣어서 이렇게 된 것 같다고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문가와 주민, 지자체와 중앙공무원 등이 모여서 내성천과 영주댐 상류 오염원 대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논의를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려 한다고 했다.

아무튼 영주댐은 건설 당시의 건설 목적과는 상관없이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녹조만 생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영주댐 건설 반대운동을 해 온 내성천보존회(회장 송분선, 사무국장 황선종)는 영주댐 철거만이 답이라고 했다.

내성천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모래가 흐르는 강이다. 특이한 생태조건으로 흰수마자, 수달 등 다양한 생물종의 보고이며 내성천 모래는 물을 정화하여 낙동강 하류로 흘려보낸다. 내성천의 가치를 아는 환경운동가들은 내성천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영주댐은 물을 담을 수도 없고 댐을 허물자니 또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내성천이 녹조 생산소로 전락해서 애물단지가 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된, 4대강 공사를 강행한 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행정 책임자, 4대강 공사의 이점만을 역설하던 학자라는 사람들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다음은 우리 시민이다. 몇몇 시민단체에서 영주댐 반대 운동을 했지만 참여시민은 극히 적은 수에 지나지 않았다. 세계에 자랑할 만한 모래가 흐르는 강을 허무는 일을 바라보기만 했다. 국토의 젖줄인 낙동강에 맑은 물을 공급하던 내성천이 ‘녹조라떼’로 바뀌어도 우리 시민은 이를 막지 못했다. 그 책임이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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