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영주서부초등학교 지킴이, 휴천2동)

지난 1월 초순 일본 나라시에 간적이 있었다. 늘 일본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일본을 여행하고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일본은 우리보다 몇 년을 앞선 나라라는 말과 일본에 배울 점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나름대로 일본에 대한 민족감정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일본에 배울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그리 달갑지 않았다. 일본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이 정말이었을까?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겪으면서 ‘이게 나라냐’ 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통치자라는 사람이 나랏돈을 자기 돈처럼 쓰며 나라와 국민보다는 자기의 사리사욕과 권력과 부를 우선시 했다. 이건 뭐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나도 촛불을 들었다. 나는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참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그들의 비리가 밝혀질 때마다 이런 대통령을 모신 자신에 대한 자괴감을 감출 수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라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나라였다. 약한 자, 소수자는 국민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였다.

일본 나라시내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이와 노약자, 그리고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가 내 앞에 멈추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버스기사가 내려서 인도와 버스 입구에 받침대를 걸쳐 놓았다. 휠체어는 그 받침대를 이용해서 쉽게 버스에 올랐다. 그 시간 뒤에 있던 모든 차량은 경음기도 울리지 않고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쳤다.

“이게 나라구나”

순간 주위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왜 이렇게 소리쳤을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우리나라에 바라는 것은 결코 큰 것이 아니었다. 우리의 위정자들은 선거에 나올 때마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하고 경제성장을 이루겠다고 하고 국민의 종이 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나 그들이 한 것은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지 이런 조그마한 것조차 이루려하지 않았다. 나는 일본에서 이런 조그만 일에 감동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선 볼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나를 친일파라고 할까봐 한마디 덧붙인다. 일본 국민 개개인은 매우 예의바르고 도덕적이다. 일본의 통치자도 일본국민에 대해서는 지극정성이다. 그러나 일본국가주의는 우리에게 아직까지 고통을 주고 있음을 알고 있다. 식민지 통치에 대한 사과도 없고 독도도 자기네 땅이라 한다. 그런 일본전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통치자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만은 우리 통치자가 배워야할 점이다. 백성들의 삶을 위해 통치자가 일하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라는 것이다. 나는 우리 후손에게도 이런 나라다운 나라를 물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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