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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다고 피하거나 뒷걸음질 하지 말아요”[이사람]지적 장애 3급 최미라씨의 취업 도전기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8.05.10 11:09
  • 호수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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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보호작업장 연화마을서 취업의 꿈 키워
형광등 부품업체서 취업 연수 중...경험 쌓아

당신은 장애인인가, 비장애인인가. 누구보다도 많이 배웠고 많은 것을 누리며 최상의 생활을 해온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행태를 보며 그들을 비장애인이라 말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모두가 어디쯤 한 곳은 망가지고 불편한 장애인일지도 모른다. 건강하게 태어났으나 늘 불평불만인 사람과 장애를 안고 태어났으나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며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람, 둘 중에 누구를 장애인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멀고 험난한 길이지만 그 길을 절뚝거리면서라도 걸어가고 있는 사람, 꿈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보다 건강한 사람이다.

▲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5년째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
영주시 이산면에 영주시장애인보호작업장(연화마을)이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의 산하시설로 장애인들이 스스로 자립해 살아 갈 수 있도록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현재 35명의 지적 및 자폐성 장애인들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그들은 시설에서 생산하는 생산품(면장갑) 제조에 참여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참여하면서 직업재활을 통한 취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 연화마을 직업재활시설에서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최미라(32)씨를 만났다.

“엄마도 건강이 조금 안 좋은데 직장 다니느라 힘들고, 언니는 아이들 키우느라 힘들고, 동생은 직장 다니며 내 용돈까지 챙겨주느라 힘들 것 같아요. 저도 빨리 취업하고 돈도 벌고 싶어요”

연화마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최씨는 지적장애 3급이다. 영주가 고향인 그녀는 영주동산여고를 졸업했고 현재는 어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다.

▲ 전라도 광양 언니 집에서 조카 돌보며 농사도 도와
“고교를 졸업하고 전라도 광양에 있는 언니 집에 가 있었어요. 언니 집에서 지내며 토마토도 따고 고추 심는 것도 도와줬어요. 지금은 초등학생인 조카랑도 놀아주고 노래도 같이 불러줬어요”

언니 집에서 농사일을 도와주며 지내는 동안, 더운 것 말고는 힘든 것이 없었다는 그녀는, 그곳의 공기가 영주보다 더 좋았고 언니 가족이랑 바람도 쐬고 놀러도 다녔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언니 집에서 머물며 농사일도 배우고 조카도 돌봐주던 그녀는 다시 고향인 영주로 돌아왔다.

“언니 집에서 지내는 것도 좋았지만 엄마도 보고 싶고, 고향으로 오고 싶었어요. 그런데 엄마가 일 나가고 집에 혼자 있으니까 우울증도 오고 참 힘들었어요”

하루 종일 혼자 지내야 했던 그녀는 연화마을 시설 이용자였던 친구의 소개로 2013년도부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나오기 시작했다.

“집에만 있을 때, 엄마가 일하러 가길 바랬어요. 나도 돈 벌면서 살고 싶고요. 동생도 돈 벌면서 공부도 했는데 나도 동생처럼 하고 싶어요. 일을 하니까 언니 오빠, 동생들이랑 함께 있어서 좋고, 일도 하고 월급도 받고 기분 좋아요. 월급은 통장에 모으고 있고 엄마가 용돈 주는 걸 쓰고 있어요”

▲ 취직이 되면 엄마 모시고 여행도 가고 싶어
연화마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장갑 만들기를 했던 그녀는 현재 장수에 있는 형광등 부품 만드는 업체인 ‘성수전자’로 매일 9시~5시까지, 2개월째 현장실습을 나가고 있다. 현장실습을 통해 비장애인들과 함께 근무를 하며 사회성도 키우고 대인관계도 향상시키고 일반업체 직장 경험도 쌓고 있는 중이다.

이 모든 것이 일반업체에 취업하기 위한 과정이며 5월부터는 주1회만 나갈 예정이다. 이번 현장실습을 통해 취업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취업 여부가 결정된다.

“전선을 케이스에 넣고 뚜껑을 닫는 일을 해요. 서서 일하면 다리가 땡겨서 힘들기도 하지만 일하는 게 재미있어요. 취직이 되면 엄마 모시고 여행도 가고 싶어요. 2017년도에 엄마랑 동생이랑 강릉 바닷가로 여행을 갔는데, 추웠지만 기분이 참 좋았어요”

▲ 저희들과 함께해 주세요
이미용 연수, 건강체조, 난타공연, 한글교실 등 연화마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그녀는 친구들에게도 배려가 많고 여러모로 잘 챙겨준다고 한다.

“일을 마치면, 친구들이랑 시내에 가서 구경도 하고 카페에 가서 차도 마시는 게 좋아요. 요즘 배가 나와서 걷는 운동을 해서 살을 빼고 싶어요. 치마를 입으면 아줌마들이 임신했냐고 그래요. 치마 입은 아가씨를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화마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취업의 꿈을 키우고 있는 35명의 친구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장애가 있다고 피하거나 뒷걸음질 하지 말아요, 저희들과 함께해 주시고, 연화마을에 봉사활동도 많이 오셔서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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