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누출이 발행한 실제 밸브 사진

 

SK머티리얼즈, 사고 원인보고서 ‘눈길’
내성천보존회, 관련분야 경력자가 분석

SK머티리얼즈 가스누출사고와 관련해 지역내 환경단체인 내성천보존회 황선종 사무국장이 지난달 30일 원인 분석 보고서를 내 놔 눈길을 끈다. 사고를 방지할 4개의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모두 무용지물이었다고 사고원인을 분석했다.

내성천보존회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발전소·환경 플랜트 분야 제어·계측 엔지니어 경력을 갖고 있는 황 국장이 지난달 17일 영주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일원으로 사고현장을 방문해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충격적인 공장 운전과 안전 관리 실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대구지방환경청 특별조사단과 가스안전공사, 경찰 등도 조사하고 있지만 이러한 조사가 언제나처럼 흐지부지 돼서는 안되겠다는 일념으로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나이프밸브(Knife Valve)와 니들 밸브(Needle Valve)가 고장이 나 있었고 스텐튜브(Stainless Steel Tube) 설치는 엉망이었으며, 수위계의 압력 감지 형식이 부적합 해 사고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화학성분(육불화텅스텐) 감지기는 불량인데다 인근 CCTV도 부적합해 모두 감지불능 상태였다고 진단했다.<그림참조>

육불화텅스텐의 저장 탱크는 높이 약 7~8m, 지름 약 1.5m의 밀폐탱크로 사고 당시 나이프밸브가 나사산 마모로 고장 상태로 운전하고 있었다며 “나이프밸브가 고장 나지 않았다면 잠그고 대처할 수 있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스텐튜브의 튜빙(배관)의 일부로 존재하는 니들밸브 또한 원인불명의 고장이 난 상태였다”면서 “만약 이 니들밸브가 고장 나지 않았다면 이 밸브를 잠그고 대처할 수 있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위전송기를 위한 스텐튜브 역시 탱크 상부와 하부 간 약 8m 길이 구간이 튜빙(배관) 돼 있는데, 지지대가 없어 스텐튜브가 부러지거나 탈락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고정대를 설치하고 그곳에 U볼트로 체결해 견고하게 설치돼야 하는데,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덜렁덜렁 상태였으며 이럴 경우 바람이나 사람의 접촉에 의해 부러지거나 탈락하는 결과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SK측에서는 ‘배관이 찢어졌다’고 해명했으나 배관이 찢어진 것이 아니라 튜브가 부러진 것”이라며 “스텐튜브는 금속재질이라 찢어지지 않고 외부의 지속적인 물리력에 의해 부러지는 경우와 너트를 빠져나와 이탈하는 경우가 있다. 사고지점에는 긴 튜브가 제거되고 짧은 튜브를 임시 가공해 한쪽 끝을 막아 놓은 상태였다”고 했다.

특히 보고서는 “현재 육불화텅스텐 저장탱크에 설치된 수위전송기(Level Transmitter)는 차압식으로서, 수위를 측정해 수위 값을 전기신호로 중앙제어실에 보내기 위한 용도로 설치돼 있다”며 위험한 물질을 저장하는 탱크에는 반드시 ‘격막 플랜지(Diaphragm Flange)’ 형식이어야 하는데 ‘일반형’으로 설치돼 있는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격막 플랜지형의 사용은 화학물질의 수위를 측정하는 경우 무조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며 “이는 플랜트 제어·계측 엔지니어링에서 화학물질의 노출을 줄이기 위해 당연하고 상식적이며 기본적으로 설계되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화학성분(불산) 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시점이 빨랐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SK머티리얼즈는 가동을 위해 필요한 설비의 장치·부품 등에서 그 적용과 유지와 관리에서 안전불감증을 넘어 심각한 태만 상태였다”며 “지적된 4가지 중 단 하나라도 제대로 돼 있었다면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4가지 모두 부적합·고장이었다는 점은 이중 삼중 사중으로 사고 요인을 방치한 것으로 이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실태를 보여주고 있어 당장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상황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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