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클러스터, 100년 미래를 이끈다

글 싣는 순서
[1] 베어링산업이란
[2] 베어링산업의 어제와 오늘
    - 전망과 비전 그리고 파급효과
[3] 지역의 신산업, 힘을 싣다.

전국의 각 지자체가 앞으로 다가올 지방분권 시대를 대비해 완전한 자립기반을 갖춘 지자체로 거듭나기 위한 고민들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주시 또한 일자리와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경쟁력 있는 지자체로 성장하기 위해 지역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베어링산업을 제안하고 있다. 베어링으로 대표되는 첨단산업이 앞으로 우리고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새 정부 국정과제에 영주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가 포함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기위해 힘쓰고 있다. 이에 본지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베어링 산업의 가능성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첨단 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으로 미래 성장동력 마련
2022년까지 6천억 원 투자, 세계 5대 베어링 강국 도약 목표

지난해 새정부 국정과제에 영주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정과제는 정부가 5년간 밀고 나아갈 정책 방향이자 이정표로 크게는 나라 전체, 작게는 지역의 미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큰 의미를 지닌 새정부 국정과제에 영주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중부권 동서내륙철도 건설이 포함되면서 우리고장 영주는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발전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산업의 쌀 베어링
영주시가 새로운 미래로 사활을 걸고 있는 베어링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기계의 중요부품이다. 베어링은 움직이는 모든 물건에 들어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집집마다 사용하고 있는 물건, 사무실마다 사용하는 물건 속에도 베어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쉬운 예로 우리가 매일 접하는 컴퓨터에는 각종 데이터를 저장하는 하드디스크가 들어있는데, 하드디스크는 데이터의 내용을 회전하는 디스크 상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디스크의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부품 중 하나가 베어링이다. 마찬가지로 사무실에서 흔히 접하는 복사기가 고속으로 작동하면서도 종이가 걸리지 않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품 역시 베어링이다. 산업현장에서의 베어링의 쓰임은 더욱 다양해진다. 각종 산업 부품들이 처음 생산되기 시작하는 설비에서부터, 기계의 제작까지 베어링은 수도 없이 사용된다. 현재 국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베어링을 용도, 규격, 소재 등에 따라 세분화해 분류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대략 5만개의 베어링이 있으며 실제 동일한 사이즈라 하더라도 제조업체별로 사양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베어링 종류는 26만~27만개 정도로 늘어난다.

베어링의 대표적인 산업은 자동차분야로, 베어링의 50%가 현재 자동차와 관련되어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자동차 한 대에 평균 100~300개 이상의 베어링이 사용되며 철도와 비행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진공청소기 등에도 베어링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와 LED, 로봇 솔루션, 태양광, 풍력 등의 신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베어링에 대한 학술적 정의는 회전하고 있는 기계의 축을 일정한 위치에 고정시키고 축의 자중과 축에 걸리는 하중을 지지하면서 축을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기계를 의미한다. 기계를 움직이는 이음새 역할을 하는 베어링의 최적의 상태를 정밀하게 제작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초정밀, 초고속 고내구성 기술이 집약된 첨단 기술로 수송, 기계, 에너지, 국방 등에 널리 사용되면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가 차원의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항공, 우주, 정밀공작기계산업 등 최첨단 산업분야에 베어링 제품이 활용돼 향후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판가름할 중요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이와 관련한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영주시 하이테크베어링시험평가센터 박훈재 센터장은 “2016년을 기준으로 베어링시장은 세계시장 110조원, 국내시장 4조 5천억 원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SFC(스웨덴), 셰플러(독일) 등의 6개 글로벌 기업이 전 세계 베어링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핵심기술 보유를 위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베어링산업
현재 많은 나라에서 베어링산업과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특히 베어링 산업을 정부 주도로 육성하는 이유는 베어링 관련 기술 축적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여러 학자들과 경제인들은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의 인프라 구축과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베어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국가들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베어링 분야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베어링 무역 적자 국가에 해당한다.

국가통계포털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약 2억2천600만 달러 수준의 적자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베어링 분야에서 적자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고가 및 고부가가치형 베어링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직경 100mm 미만의 소형 볼베어링을 주력 품목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고가 및 고부가가치형 베어링의 경우에는 대형 베어링, 정밀 베어링, 고기능 베어링 등이 해당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들 품목에 대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로 향후 우리나라가 베어링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 등을 통해 관련 분야의 기술 육성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베어링 분야의 경우 선진국의 기술을 단순 모방하는 차원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R&D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베어링산업 중심지로서 영주시의 가능성
영주시는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나라 베어링 산업을 이끌어 베어링클러스터 구축에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영주시가 첨단산업에 주목하게 된 것은 10여 년 전으로, 일찌감치 신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2011년 세계적 자동차 부품기업인 일진그룹과 3천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베어링을 영주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위해 힘써왔다.

장수면에 소재한 ㈜베어링아트는 직원 810여명에 연간 매출액이 3천 155억 원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현대자동차 등 차량용 휠 베어링 세계시장의 30%를 점유하는 등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영주시는 그동안 알루미늄과 베어링 등 첨단 신소재산업을 지역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하이테크 베어링 시험평가센터(2015~2019년, 사업비 270억원)를 구축하고 베어링 관련기업, 대학, 연구소 유치에 나서는 등 베어링 산업화 기반구축 사업과 경량합금 소재부품 기반구축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영주에 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전국에 분산된 베어링 생산기업과 협력기업, 연구소와 물류센터가 집중되면서 베어링 관련 정보와 지식공유로 연구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228개 지자체와 8천 700여개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기업만족도와 규제환경을 조사해 전국기업 환경지도를 발표한 가운데 영주시가 경제활동친화성 부문 중 기업유치 지원, 공장설립, 산업단지 등 6개 분야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고 창업지원, 지역산업육성 등 4개 분야에서 A등급을 받아 투자하기 좋은 도시로 인정받았다.

또 하나의 이점은 교통이다. 영주시는 중앙선, 영동선, 경북선이 교차하는 철도교통의 요지로 60~70년대 경북의 산업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첨단 베어링클러스터와 함께 중부권 동서내륙철도 건설이 국정과제에 포함되면서 영주가 철도중심지로써 다시금 도약할 발판이 마련됐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충남, 충북, 경북 3개도, 서산, 당진, 예산, 아산, 천안, 청주, 괴산, 문경, 예천, 영주, 봉화, 울진 12개 시군에 걸쳐 2030년까지 추진되는 사업으로 총연장 330km 규모로 추진된다. 서해안 신산업 벨트와 동해안 관광벨트 연결로, 국토의 균형발전은 물론 중부권 12개 시군의 교통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돼 우리고장 발전을 견인할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영주첨단베어링산업 클러스터는 2022년까지 총 6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첨단베어링 제조기술센터 건립 등 베어링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구축과 연구개발사업, 베어링 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신호 시청 투자전략실장은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지역의 100년의 미래를 이끌 산업기반이 조성되는 만큼 장밋빛 청사진 제시가 아니라 실질적인 계획수립과 추진으로 우리나라의 첨단베어링산업 발전과 함께 지역 자생력도 크게 성장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