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이후에도 평소처럼 등교해

문자 제각각, 마스크 쓰고 수업

“어떡해요. 폭발사고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아이를 마스크도 씌우지 못한 채 그냥 등교시켰어요. 안내문자도 없고 나중에 알고 얼마나 걱정되고 미안한지...”

지난 13일 오전 6시 18분경 SK머티리얼즈 폭발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평소처럼 논과 밭에서 일하고 출근했다. 7~8시면 등교하는 학생들도 대부분 그대로 등교했다. 그러나 뒤늦게 사고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학교는 영주시청이나 119 상황실에 문의한 후에나 학부모들에게 뒤늦게 안내 문자를 보냈고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어떠한 대처방안이나 매뉴얼은 없어 문을 꼭꼭 걸어 닫는 방법밖에 없었다. 시는 이날 시민들에게 오전 10시 55분 안전 안내 문자를 보냈다.

▲늦은 문자 제각각, 상황대처 달라

사고 공장과 인접한 안정초교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폭발사고에 대한 안내없이 학교에서 보내온 ‘오늘(4.13) 전교생 소수서원으로 현장학습 갑니다’라는 단체문자를 받았다.

한 학부모는 “계획에 없던 현장학습을 간다는 문자에, 사고소식까지 접하게 되면서 불안감에 학교로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받질 않아 불안했다”며 “늦게 알게 된 학부모들은 걱정으로 서로 전화해 상황을 알게 됐다. 나중에 담임 선생님이 폭발사고 전달과 함께 ‘등교이후 8시 50분경에 선비촌 청소년수련원 실내에서 쉬고 있다’고 상세하게 문자를 보내 줘 그제서야 안심했다”고 한숨지었다.

이날 영주여중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학생들을 모두 집으로 귀가 시켰다. 한 학부모(40대)는 “뒤늦게 사고소식을 접하고 걱정하던 중 딸아이가 ‘엄마, 폭발사고 때문에 조기하교한다’며 전화해서 마스크를 꼭 착용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SK머티리얼즈에서 시내방향으로 제일고와 영주여중, 서부초가 위치해 있다. 하지만 영주여중이 조기하교를 시킨 반면 제일고는 ‘오전 9시19분 화학약품유출사고가 발생했으나 조기 진압으로 사태가 마무리 됐고 학생들에게 개인 마스크 지급과 실내교육활동으로 정상수업을 한다’고 알렸다.

이후 오전 11시 3분에는 “SK머티리얼즈 가스유출사고는 예천공군부대에서 전문처리반이 가스누출 수습을 완료했다”면서 “창문, 출입문을 닫고 실내공기청정기를 가동 중이며 마스크를 착용한 후 정상교육을 한다”고 안내했다.

서부초는 안내문자로 “영주시청과 119상황실 문의결과, 수습은 마쳤으며 서부초는 사건현장과의 거리가 멀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연락받아 정상교육을 한다”고 전달했다. 가흥초도 “영주시청과 119상황실 문의 결과 현재 상황에서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며 “학교에서도 최대한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으며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봉현초도 오전 8시 48분, 오전 9시38분에 문자를 보내고 두 번째 문자는 ‘가정에서 보호하고 싶은 학부모의 경우 학교로 데리러 오면 된다’고 안내했다. 동산여중도 오전 9시23분과 오전 10시21분 외부활동 일체금지와 교실 및 복도에서도 1회용 마스크 착용 등을 전했다. 영광여고도 오전 8시 22분 창문폐쇄 후 교실 간 학생 이동 없이 수업진행 한다고 알렸다.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학교를 운영한 것이다.

▲ 학교 가정 등에 안전매뉴얼 제공해야

학부모들은 대부분 사고 난지 4시간여가 지난 시점에서야 안내문자를 받았다. 인근 학교들도 사고에 대한 빠른 안내나 화학물질 폭발사고에 대한 대처방안과 매뉴얼이 없으니 외부활동 자제와 창문을 닫고 마스크를 착용할 뿐이었다. 마스크는 외부에 모두 노출된 이후 몇 시간이 지난 시점에 전달돼 착용한 채 수업이 진행됐으며 한 고교에서는 그마저도 오후에 배분됐다.

사고 인근지역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지인이 걱정하는 전화를 받고나서야 사고소식을 접했고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오전 8시 30분경 사고처리에 대한 안내방송을 했다”며 “몇 년 전 사고로 많은 걱정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사고가 발생해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모두 인근 지역에서 공부하는데 언제 또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까 우려된다”며 “대피장소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나와 있다고 하더라도 안내되지 않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시민들의 안전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기본적인 매뉴얼과 안내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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