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오피니언
[시민칼럼]‘대학(大學)’의 남용(濫用)김영애(수필가. 시조시인. 본지논설위원)
  • 영주시민신문
  • 승인 2018.04.11 15:53
  • 호수 663
  • 댓글 0

2018년도 3월 반회보지 영주소식 시정뉴스란에서 귀농인들의 영농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드림타운에서 ’2018년 소백산 귀농드림대학 입교식‘을 가졌다는 기사를 보았다. 영주의 인구를 늘리고 그들을 농민으로 정착하게 하는 취지와 계획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눈에 거슬리는 문자도 보았다. ’드림타운’이라는 말도 우리말이 아니라 물론이지만 더욱 거슬리는 건 ‘대학’ 이라는 말이다. 우리 사회는 알고도 모르고도 남용되는 우리말이 너무 많다.

요즈음은 대학이 참 많은 세상이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주부대학, 농민대학, 종교나 시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 경노대학, 등등 대학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단체가 많고 이런 단체는 영주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남해 작은 섬에 갔을 때 안내원이 ‘여기는 중학교는 없지만 대학은 있습니다. 바로 노인대학입니다.’ 라고 조크를 할 만큼 그 가운데 노인대학은 대표적이다.

단체에 대학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이유를 짐작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무엇보다 해당 회원들의 사기를 높이려는 의도일 것이다. 이는 학교교육의 연령을 넘은 성인이나 노인세대들에게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자아발견과 자기 발전을 도모하라고 집 밖으로 불러내는 촉진제가 될 것이다. 봉사와 희생을 즐기는 단체로 키워 그 정신을 칭찬하고 고무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다.

한국어 사전에서 대학은 최고급의 공공교육 및 연구기관을 말하고 있으며, 백과사전에서는 중등교육기관 다음으로 연계되는 고등교육의 핵심 교육기관을 말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학은 공교육의 수준을 연령에 따라 취학전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 단계로 구분하였을 경우 가장 높은 단계인 고등교육의 핵심 교육기관을 뜻하며 기능과 목적에 따라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경찰대학, 철도대학, 사범대학 등등으로 구분한다.

대학이란 적어도 입학 조건을 갖추고 2년 이상에 해당하는 교육 기간과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이로 볼 때 대학의 요건을 전혀 갖추지 않은 단체에 대학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명명하는 실정이니 대학이 많은 것이 아니라 그 명칭이 남용(濫用)되고 있는 것이다. 1년 단위로 혹은 귀농드림대학처럼 10개월로 끝나는 교육과정을 대학이라 이름 짓는 건 정규대학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대학이 아닌 단체에 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손해 보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금을 낼 일도 아니며 정규 대학 측이 명예가 실추된다며 항의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그들의 단체에 대학이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해서 대학이 되는 것은 아니며 그로 인해서 위상이 올라가거나 자긍심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명칭에 관계없이 그들은 그들이 속한 단체에서 소정의 활동을 하며 활동성과에 따라 긍지와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므로 단체 명칭이 중요하다고 생각지는 않을 것이다.

학교는 설비, 제도 및 법규에 의거하여, 교사가 계속적으로 학생에게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이며, school은 고대 유럽에서부터 여유를 뜻하는 말로 음악장이나 체육장에서 교양을 습득하고 즐기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미루어 보면 학교란 정규 대학이 아닌, 학령이 넘은 분들이 이루는 단체들에게 꼭 맞는 의미라고 생각된다. 이른바 주부학교, 노인학교, 농민학교 등등으로 명명하면 어미에도 맞고 설립목적에도 맞는 정확한 명칭이 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너무 오래 상용되어 왔고 고착된 명칭들이라 쉬 바뀔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자아발견을 위한 단체에 대학이라는 명칭을 학생 스스로가 붙인 게 아니라 대부분 관계부처에서 붙여 준 이름이니 짚어보는 말이지만, 명칭은 제대로 붙여야 자라는 아이들이 바르게 알 것이다.

영주시민신문  okh7303@yjinews.com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영주시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