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261] 늘산농원 산골찻집

해발 420m 산기슭 위치
햇살과 바람, 새소리는 덤

김철진 대표

햇살은 따스하고, 천지사방에서 팝콘 터지듯 봄꽃이 피어나고 있다. 이런 날에는 향긋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사람의 마을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진 곳이면 더 좋지 않을까. 그리움이 머무는 곳으로 이어진 오솔길도 잠시 거닐어 보고, 햇살아래 멍하니 앉아있어도 보고, 누군가 건네주는 차 한 잔을 마시며 몸도 마음도 쉬었다 올 수 있는....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그런 정겨운 산골에 있는 찻집이 영주 근교에 있다.

 

외관

 

내부

▲ 바람과 햇살, 꽃과 나무와 새들이 반겨주는 곳

풍기 창락터널을 지나 유석사 방향으로 800m 올라가면 김철진 대표가 운영하는 ‘늘산농원 산골찻집’이 있다. 해발 420m 산기슭에 위치한 ‘산골찻집’은 주인장보다 바람과 햇살, 꽃과 나무와 새들이 먼저 반겨주는 곳이다. 15평 정도의 찻집에 들어서면 그동안 주인장이 수집해온 그림과 손수 만든 공예품들이 전시돼 있어, 마치 갤러리에 온 듯도 하다.

“찻집 표지판이 있는 곳에 차를 두고 200m되는 오솔길을 걸어서 오시면 참 좋아요. 길이 참 멋지지요. 작고 소박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산골찻집’에 오셔서 몸도 마음도 잠시 쉬었다 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골에서 살며 농사도 짓고 나무와 꽃을 가꾸며 작품 활동도 하다가 좋은 분들이 오시면 차도 한잔 대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산골에서 지내는 삶이 즐거워요”   

▲ 작은 미술관을 짓고 싶다는 꿈을 찻집으로
영주가 고향인 김 대표는 자녀를 결혼시키고 소백산 자락에 과수원을 사서 부인과 함께 귀향했다.

“서울에 살면서도 늘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2002년도에 1천500평 규모의 사과 과수원을 사서 이곳으로 귀향했어요. 처음에는 허름한 농가주택을 빌려 살면서 과수원 돌보는 재미로 살았지요. 6년 전에 이곳 과수원에 집을 지었습니다.”

작은 미술관을 짓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는 김 대표는 그 꿈을 접고 작년에 놀이터이자 찻집을 열었다.

“미술관은 아니지만 소장하고 있던 200여점의 그림을 찻집에서 순회전시도 하고 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해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는 ‘산골찻집’은 달이 뜨면 그 풍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 힐링이 필요한 분들, 머물다 가셨으면
지난해 1월에 오픈한 ‘산골찻집’의 메뉴는 핸드드립 커피 아니면 보이차, 계절별 전통차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이곳의 커피와 차 맛은 시내 어느 카페보다 풍부하고 다양하다. 찻잔 가득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과 새소리가 부족한 모든 것을 채워준다. 나무를 가꾸고 작품을 만들던 김 대표는 “오늘, 산골찻집을 방문한 첫 손님입니다” 라고 말하며 투박하지만 정성스런 손길로 차를 준비해 준다.

“생두를 그때그때 볶고 커피를 내려야 맛이 좋아요. 이곳은 물맛이 좋아 커피 맛도 좋지만 이런 골짜기에 무슨 손님이 오겠어요. 그저 재미삼아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산골찻집’에는 하룻밤 쉬었다 갈 수 있는 방도 마련돼 있다.

“멀리서 이곳까지 찾아주는 분들이 하룻밤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어 풍경도 좋지만 가슴이 확 트이는 게 힐링이 저절로 됩니다. 힐링이 필요한 분들이 오셔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자연과 더불어 느리게 살아가는 삶의 풍요로움
몸도 마음도 내려놓고 쉬었다 가기에 좋은 ‘산골찻집’에서는 가끔 작은 음악회나 시낭송회가 열리기도 한다. 연극도 하고 시와 그림, 음악을 좋아하는 김 대표의 주변에는 예술인들이 많아 그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15년 동안 영주, 봉화, 예천, 안동까지 사진, 문학, 그림, 음악 등 예술을 하시는 분들을 찾아다녔어요. 지금은 그분들이 찾아와 한바탕 놀기도 합니다. 조용한 날에는 나무를 깎아 공예품도 만들고 붓글씨도 쓰며 지냅니다. 요즘은 건반을 치며 노래 부르는 취미도 생겼고요. 자연과 더불어 조금은 느리게 살아가는 삶이 풍요로움을 안겨줍니다. 이 모든 것들을 혼자 누리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누리고 싶은 마음에 산골찻집을 열었어요. 쉼과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늘산농원 ‘산골찻집’
영주시 풍기읍 창락리 276
☎ 010 2414 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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