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 세우다 상수도 끊고 농지 주인 허락없이 마구잡이 공사

한국전력 영주지사가 상망동에서 단산면 구구리를 거쳐 안정면 대평리에 이르는 ‘신재생 접속보장 회선 신설공사(태양광 발전 선로, 공사금액 36억 원)’를 시공하면서 밀어붙이기식 공사로 일관해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3월초부터 안정면 대평리에서 공사를 시작한 시공업체인 K전력(구미시 양호동)은 전봇대를 세우면서 간이상수도관을 세 번이나 끊어 150여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고 동절기로 비닐도 거두지 못한 밭에 굴삭기를 투입, 비닐을 씹어놓으면서 골탕을 먹이기도 했다.

대평리 김모씨(69)는 “전봇대를 지지해주는 철선을 밭 가운데 묻는 것을 보고 화를 냈다”며 “공사감독을 설득 인근 자신의 산기슭에 세우도록 했다”고 했다. H모(여.60)씨는 “지난 1일 덤프차 4대와 대형굴삭기 1대를 빌려 객토를 시작했으나 진입로 가까이 설치된 전봇대 지지 선 때문에 인근 논으로 우회할 수 밖에 없어 당초계획보다 50여 차가 부족한 97차를 넣는데 그쳐 최소 200여만 원은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3월 중순 오계리 마을 앞 공사에서는 농지와 연결한 작은 다리에 대형장비를 투입하면서 다리가 무너졌다. 당연히 밭주인을 찾아 사과를 해야 하지만 뒤늦게 사실을 확인한 마을이장의 항의에 원상복구에 나서기도 했다.

또, 동촌리를 지나면서 김승호(62)이장의 밭에 전봇대를 세우다가 이장의 항의에 인근 산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산주의 거센 항의에 지금도 전주 1개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 김 이장은  “시공 전에 마을공청회를 열거나 이해당사자들을 찾아 이해를 구했다면 쉽게 풀릴 문제를 한전이 70년대 방식으로 공사를 밀어붙이면서 농민들을 우습게 알고 농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인 K전력 정모 부장 등은 “논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더라도 전주 지지선이 영주시부지에 묻혔는데 농민들이 왜 시비냐, 소송을 할 테면 하라”고 했다. 감리업체인 H컨티넨탈 고모 씨는 “감독소홀로 말썽이 일어 죄송하다”며 여러 차례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또, 한국전력 영주지사 전력공급부 황모감독관(대리)은 “세심하게 현장을 살피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시공업체인 K전력은 4월에 들면서 지금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있다.

김이환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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