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쉼터가 주는 즐거운 노년

“어머니들,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면 치매예방에 좋으니 나눠드린 보석스티커를 떼어 단지에 원하는 대로 붙이세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봉현면 노좌1리 마을회관에는 올해 예쁜 치매쉼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모였다. 이날 ‘꽃향초 만들기’를 지도한 장윤정(잎새달 대표) 강사는 어르신들에게 작은 단지에 심지를 고정시키고 뚜껑과 단지에 다양한 보석스티커를 붙이도록 했다.

황승규(88) 어르신은 “아고 손이 떨리네. 이렇게 붙이면 되는가”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모양을 떼어 간격을 맞춰 붙여나갔다. 조그만 스티커를 붙이는 동안 어르신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몇몇 어르신들은 옆 사람이 붙이는 모양을 쳐다보고 나름의 창작도 해본다.

먼저 마친 어르신들에게는 장 강사가 불로 녹인 촛물을 종이컵에 따르고 작은 병에 담긴 아로마 오일을 넣어 저은 후 단지에 따르도록 했다. 향이 퍼지고 초가 굳어가자 진순봉(89) 어르신은 “신기하네. 좋은 향도 나고 재밌네”라며 자신이 만든 작품을 살펴봤다.

장 강사는 “아로마 오일은 자연친화적인 것으로 발암물질이 없어 어르신들에게 좋다”며 “향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이 넣어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다른 어르신들보다 조금 앞서 향초만들기를 마친 최고령 김계향(92) 어르신은 “내가 나이는 있어도 아직 움직이는 데는 괜찮다. 오늘도 이렇게 초를 잘 만들었다”며 “마을회관에 가끔 설거지도 돕고 싶고 지금처럼 마을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즐겁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우효남 진료소장은 “치매쉼터가 점점 활성화 되면서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며 “회상 프로그램 중심으로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모두 치매에 도움이 되고 성취감도 얻을 수 있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주시보건소 치매예방사업인 ‘예쁜 치매쉼터’는 지난달 6일부터 오는 9월 28일까지 운영된다. 관내 경로당 17개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총 50회 동안 이뤄지며 양말인형 만들기, 치매예방체조 등 미술, 감각, 회상, 음악, 운동 5가지 프로그램 주제로 신체적 활동 능력 향상 및 정신적인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진행되고 있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