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호(전 영주교육장·소백산자락길 위원장)

방글라데시의 귀성열차

음력 정월 초하룻날은 ‘설날’이다. 설날은 ‘낯설다’에서 그 유래를 찾는데, 처음 가보는 곳은 낯선 곳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은 낯선 사람인 것처럼 설 역시 새해를 들어서는 ‘낯선 날’로 생각한 까닭이다.

또 다른 유래로는 ‘삼가다’라는 뜻을 지닌 ‘사리다’에서 비롯했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 각종 세시풍속에서는 설을 신일(愼日)이라 하여 ‘몸을 사리고 조심하는 날’로 표현한다. 몸과 마음을 바싹 다죄어 조심스럽게 새해를 시작하라는 뜻이다.

설날에는 정성껏 준비한 제수로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고, 웃어른들께 세배를 하며, 떡국을 나누어 먹는 것은 일반적인 풍속이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설을 가장 큰 명절로 생각한다. 중국의 설은 춘절(春節)이라고 부르면서 노동절과 함께 가장 큰 명절로 꼽는다. ‘30억의 대이동’이라는 말이 대변해준다. 연휴도 공식적으로는 일주일이지만 길게는 무려 한 달간이나 쉬는 화끈한(?) 명절이다.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들도 모두 한자리에 모이기에 춘절 전날 저녁식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의 떡국에 비해, 중국은 번영을 상징하는 생선과 만두를 즐겨먹는다. 설날로 넘어가는 자정에는 악귀를 쫓아내며 새해를 기념하는 불꽃놀이를 즐기는데, 맨 첫 번째로 불꽃을 쏘아 올린 사람은 행운이 찾아온다고 해서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빨간 봉투에 덕담을 쓰고 빳빳한 새 돈으로 세뱃돈을 넣어 주는데 압세전(壓歲錢)이라고 한다. 일본의 설날은 ‘오쇼가츠(お正月)’ 라고 하는데, 새해를 기념하여 온 가족이 모여 음식을 먹고, 신사참배를 한다. 신사에서 새해 첫날 참배를 하면서 가족 건강과 풍요를 빈다고 한다.

특히, 운세 뽑기를 즐기는데, 우리의 토정비결과 비슷하다. 또한 설날에는 쌀밥을 먹지 않고 ‘오세치(お節)’를 먹는다.

다양한 메뉴의 도시락인데, 연근, 새우, 검은콩, 멸치, 다시마를 넣은 메뉴들이다. ‘오조니’라는 떡국과 ‘오토시다마’ 라는 세뱃돈, 연날리기, 팽이치기 등의 풍습은 우리와 비슷하다. 베트남에도 우리와 비슷한 설날을 쇤다. 신정은 하루지만, 뗏(Tet)이라고 불리는 구정은 무려 열흘 정도 이다.

그리고 ‘바잉 쯩’이라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추석이 어린이날처럼 되어 있기 때문에 설날이 가장 큰 명절이 된다. 장엄한 오토바이 귀향 행렬은 지구촌의 진풍경이다. 세배를 하고 빳빳한 돈으로 세뱃돈을 주는 것은 우리와 같다. 설날의 첫 방문자는 행운을 가져온다고 생각해 일부러 유명인사를 초대하기도 한다. 이란을 비롯한 중앙아시아국가들은 3월 21일 봄맞이가 새해이다.

‘노루즈’라고 불린다. 원래 아리안족의 전통적인 행사에서 유래되었다. 아이들에게 새 옷을 입히고, 집안 살림살이를 구입하는 가장 큰 쇼핑의 날이다. 자동차 위에 보리 새싹을 얹고 풍년을 기원하는 풍습도 있다. 몽골의 설날은 ‘차강사르’라 한다.

‘하얀달’이란 뜻이다. 새벽 일찍 산에 올라가 돌탑을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소원을 빈다. 탑돌이와 비슷하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어른들께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을 드린다.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우리와 다른 점이다. 윷놀이, 비석치기, 씨름대회 등은 우리와 흡사하다. 프랑스 파리와 같은 유명도시에서는 12월 31일 밤새도록 연예인들의 공연 퍼레이드와 함께 많은 인파가 샹젤리제거리를 가득 메우고 해넘이 파티를 즐긴다. 아름다운 조명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떠들썩한 한 해를 마무리한 다음, 새해를 맞으면 겨우살이 나무 가지 아래서 가벼운 비쥬(bisou, 볼 키스)를 하며 사랑과 축복을 나눈다나?

스웨덴의 크리스마스 명물인 Gavle Goat. 크리스마스를 맞아 광장에 전시되는 짚으로 거대한 염소를 만들어 놓고는 설날 자정에 횃불을 던져 불 지르는 풍습이 새로운 설 전통이 되었다. 오스트리아는 음악의 나라답게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 음악회를 전 세계에 생중계하며 새해를 맞는다. 거리 곳곳의 TV와 전광판에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 실황과 음악이 울려 퍼진다. 미국은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형 공을 매달아, 내림과 동시에 화려한 폭죽을 터트리며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1907년 이 후 매년 진행되고 있다.

어떤 주에서는 북극곰 수영대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멕시코는 독특한 새해 문화를 가지고 있다. 새해가 시작할 때 12번의 종이 울리는데, 종이 울릴 때마다 포도 1알씩 먹으며 소원을 빈다고 한다. 12알은 12달을 상징한다고 한다. 또한 집 안 구석구석에 돈을 숨긴 다음 보물찾기 하는 것으로 새해를 맞는 놀이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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