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영주시민연대 전준홍 대표

거대한 바람 앞에 하나의 들꽃은 힘이 없어 둘이, 셋이, 여럿이 어깨동무 하자는 것이다.
하나의 향기는 미약하지만 여럿의 향기가 모이면 세상을 향기롭게 하고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결국 세상을 아름답게 바꿔나가는 힘은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는 기득권 세력이 아닌 소박하고 꿋꿋한 모습으로 자기 자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시민인 것이다.

우리고장 영주에도 보다 민주적이고, 보다 상식적이고, 보다 진보적인 것을 원하는 시민들이 모여 지역의 담론을 논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영주시민연대’라는 단체가 있다. 올해 그 단체의 대표를 맡은 전준홍씨를 만났다.

▲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만들어지길
“시민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데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정치도 도덕적으로 완벽하진 못해도 상식과 기본을 갖춘 사람이 했으면 좋겠고, 사람 살아가는 세상도 그렇고요. 몰염치한 행위를 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발뺌만 하며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들이 반성은커녕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는 게 놀라운 일이 아닌가요. 억울하게 고통을 당한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데 말입니다”

‘영주시민연대’ 대표로 선출된 전준홍(57세) 대표는 풍기가 고향이다. 1985년 영주지방철도청에 입사해 철도노동조합에서 활동한 그는 주변으로부터 실천력이 대단한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3년 영주기관차사무소노조 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그해 6월 근무조건개선을 위한 파업으로 해고됐다가 6개월 뒤 복직했지만 2009년 민영화 반대로 또 다시 해고를 당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09년도에 해고당하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려고 과수원을 샀어요. 소백산 아래 삼가동에 계곡물이 흐르는 곳인데 그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참 행복했어요. 농약을 반도 안치고 농사를 지으니 상품성도 없고 수확량도 얼마 안 됐지만 택배로 조금은 팔고 나머진 나누어 먹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농사를 짓던 전 대표는 2년 반 뒤 다시 복직을 했으며 지금은 과수원을 하던 자리에 ‘물소리 팬션’을 지어 아내 임순희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팬션을 운영하며 전국 각지에서 오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즐겁습니다. 바로 옆에 개울물이 흐르니 다들 좋아하시고 텃밭에서 키운 채소도 손님들과 나눠 먹고 있습니다”

▲ 기득권 세력이 아닌, 주권자인 시민이 세상을 바꾸어야
직장을 다니며 아내와 함께 팬션도 운영하고 텃밭도 가꾸며 지내면 행복할 텐데 굳이 힘들게 ‘영주시민연대’ 활동을 하느냐고 질문하자 전 대표는 “6년간 애써주신 윤태현 대표님의 뒤를 이어 ‘영주시민연대’ 대표를 맡게 됐는데, 이 자리가 쉬운 자리는 아니라는 것을 잘알고 있다”며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대표직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저보다 앞서서 천경배 신부님과 윤태현 대표님이 앞장서 주시고, 최락선 사무국장, 김호일 사무처장의 헌신과 초기회원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만큼 ‘영주시민연대’가 활성화 됐습니다. 그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전 대표는 우리 삶을 온전하게 지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정치권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조직된 힘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득권 세력이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들이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에게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적극 참여하고, 잘못된 정책들은 바꿔 나가고, 부패된 권력에 맞서 우리 힘으로 세상을 살맛나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시도 그렇고 지역정치권도 그렇고 감시와 견제가 안 되고 있어요. 감시와 견제가 없는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든다
주민이 행복한 정치가 돼야 한다는 전 대표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잘못된 정책들은 폐기되고 모든 사업들이 제대로 평가되고 바로 잡아야 한다며 그래야 정치인들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자들이 자리 보존을 위해 하는 정치였습니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됐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말이지요”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영주시민연대’는 20여명의 소수회원이 어렵게 활동해 왔지만 지금은 초창기보다 몇 배나 많은 시민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후원해주는 시민들도 많다고 한다.

“‘영주시민연대’를 한쪽으로 치우친 단체라고 편견을 갖고 바라보는 분들도 더러 있어요. 저희는 아름다운 내성천이 모래를 끌어안고 정상적으로 흐르고, 소백산의 시원한 바람이 모든 영주시민을 골고루 쓸어안고 흘러가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더 좋은 영주를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 참여가 건강한 영주를 만들 수 있어
시민들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시민단체에 참여해 준다면 사회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전 대표는 “‘영주시민연대’는 건전하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건강한 영주를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외적으로도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이 시민연대가 해 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영주시민연대 후원계좌 농협
351-0373-0982-73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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