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253]장수돼지국밥

사골로만 장시간 정성껏 우려낸 국물 사용
부부가 함께 운영하며 정직한 영업 추구

외관
돼지국밥
강정옥, 안중헌 부부

기나긴 겨울을 보내노라면 몸도 마음도 허해질 때가 있다. 이럴 때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가 돼지국밥이 아닐까. 투박하지만 정겨운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뽀얀 국물에 살코기를 듬뿍 넣은 돼지국밥은 가격도 착한데다 푸짐해 서민들의 허기를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오랜 시간 정성껏 삶아낸 돼지고기는 연하고 부드러워 맛도 좋지만 소화도 잘되며 단백질도 풍부하다. 영화 ‘변호인’에서 주연을 맡은 송강호가 영화 속에서 자주 먹기도 했던 돼지국밥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했을 때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돼지뼈를 이용해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 넉넉한 주인 인심 담긴 돼지국밥 한 그릇
영주기관차 사무소 앞, ‘구 옛날순대’ 자리에 안중헌(46세), 강정옥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장수돼지국밥’이 있다. 뚝배기에 가득 담겨 나오는 진한 국물과 살코기만 보아도 마음 넉넉한 주인의 정성이 오롯이 느껴진다.

“제대로 우려낸 돼지국밥 한 그릇을 먹으면 속도 든든해지고 술 마신 다음날 아침, 숙취해소에도 아주 좋습니다”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했던 안 대표는 자연스럽게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음식을 만드는 데에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제대 후, 식당을 운영하기로 목표를 세웠으며 젊은 시절부터 즐겨먹던 돼지국밥집을 차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대구에서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다가 아내의 고향인 영주로 왔지요. 그리고 지금의 자리에서 ‘장수돼지국밥’을 시작한지 2년이 됐습니다. 저도 봉화가 고향이라 부모님도 가까이에 계시고 고향친구들도 곁에 있어서 마음 푸근하게 장사를 시작 할 수 있었지요”

‘장수돼지국밥’을 찾아주는 손님은 아이에서 어른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며 학생들도 자주 찾아주고 있다.

“학생들도 자주 오는데 한참 먹을 때라 그런지 한사람이 공기밥 3그릇씩은 먹어요. 하루 세끼를 저희 집에서 드시는 가족들도 있구요”

손님들에게 ‘차원이 다른 맛’이라는 소리를 자주 듣고 있는 ‘장수돼지국밥’은 잡뼈를 사용하지 않고 사골로만 장시간 정성껏 국물을 우려내고 있다. 담겨있는 돼지고기 또한 돼지머리 부위 중 살코기와 항정살만 사용하고 있다.

“저희 집은 고기값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예요. 하루에 돼지머리 25개 정도를 삶고 있지요. 소자 수육 한 접시를 만들려면 돼지머리 1마리 반이 필요한데 삼겹수육보다 질도 좋고 맛도 좋아요”

돼지머리 하나에서 일반적으로는 국밥 10그릇 이상 담아낼 수 있는 고기가 나오는데 안 대표는 좋은 부위로만 골라서 사용하고 있어서 4그릇 정도만 나온다고 한다.

▲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음식 만들어
“이곳에서 국밥집을 시작한지 2년이 됐는데 이제는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우리 부부 둘이서 욕심내지 않고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정성스런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요. 우리 식구가 먹는다고 생각하며 음식을 만들어야지요”

장수돼지국밥의 메뉴로는 진한 국물에 맛이 깔끔하면서도 구수한 돼지국밥(7천원)이 있으며 순대국밥(7천원)과 수육(소 1만7천원, 중 2만 2천원)이 있다.

이외에도 섞어국밥(7천원)과 순대한접시(1만원), 모듬수육(소 2만원, 중 2만 5천원)이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이며 토요일엔 5시쯤 가게 문을 닫는다.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남편이 주방을 맡고 아내 강정옥씨는 홀을 맡고 있다.

“하루 17시간에서 18시간은 서 있어야 해요. 제대로 된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하려니 2~3배는 더 힘든 것 같아요. 내가 편하려고 대충하면 좋은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아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히 하는 게 중요한거 같아요. 사골국물을 우려낼 땐 뼈와 뼈 사이를 깨끗하게 씻어줘야 잡냄새가 안 나고, 가스도 아끼지 말고 12시간 이상 생강, 음나무 등을 넣어 푹 고아줘야 합니다”

안 대표는 밀양, 부산, 창원 등 맛있다는 국밥집을 찾아다니며 본인만의 차별화된 돼지국밥을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진정성 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장수돼지국밥
영주시 구성로 180번길(구 옛날순대)
054-917-4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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