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복(영주소방서 구조구급과장)

30,000여명. 매년 급성 심정지로 인해 응급실로 이송되는 환자 수다. 하지만 이중에서 심정지의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받은 경우는 16.8%로 10명 중 1~2명 꼴이다. 심폐소생술을 할 줄 모르고, 또 잘못될 경우 책임이 나에게 돌아올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심폐소생술을 할 줄 몰라, 쓰러진 주변사람 삶의 마지막 끈을 잡아주지 못 한다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심폐소생술이란 멈춰진 심장과 폐의 기능을 소생시키는 기술을 말한다. 심장은 펌프작용으로 우리의 몸에 피를 순환시키고,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협심증, 심근경색, 부정맥 등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심장의 기능을 멈추게 하기도 한다.

또한 얼마전 뉴스에서 겨울산행 중 급성 심정지 환자가 잇따른다는 보도와 같이 갑작스러운 추위에 무리한 운동도 급성 심정지를 유발하기도 한다. 평소 건강하던 주위의 사람이 급성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얘기를 종종 들을 수 있듯, 심정지는 소중한 나와 내 가족에게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음을 알아야겠다. 또 스스로 심폐소생술에 관심을 갖고 익혀두어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다음은 심폐소생술의 방법이다. 먼저 환자의 맥박이 없음을 확인하고 환자의 유두를 이은선 가운데 부분(가슴뼈 1/2의 하부지점)을 두 손을 얹고 팔꿈치를 곱게 편 후 5~6cm깊이로 분당 100~120회 압박한다. 이렇게 가슴 압박을 시행하면 펌프 기능을 잃은 심장을 대신해서 외부 압력으로 피를 순환시켜 줄 수 있어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뇌의 손상을 늦춰 줄 수가 있다. 환자가 쓰러진 후 발빠른 흉부압박 만으로도 환자가 소생될 확률은 굉장히 높아진다.

다음은 인공호흡이다. 인공호흡은 가슴압박 30회당 2회의 비율로 숨을 불어 넣어주면 된다. 한손으로 환자의 머리를 뒤로 젖히고 한손으로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개방해준 다음 머리를 젖힌 손의 검지와 엄지로 코를 막은 뒤 숨을 500cc 가량 2회 불어 넣어주어야 한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반복 시행해야하며 만약 근처에 심장충격기(AED)가 있다면 심장충격기를 이용하여 심장충격과 심폐소생술을 같이 반복해 환자의 소생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심폐소생술을 알더라도 막상 심정지 환자가 내 눈앞에 나타나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 망설여진다. 너무 당황하여 심폐소생술을 잊어버리거나, 혹은 나로 인해 환자가 잘못될까 하는 걱정 등이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

심장이 멈춘 후 4분(골든타임)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지 않게 된다면, 환자는 뇌사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119신고시 심정지 상황일 경우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심폐소생술 방법을 안내하여 신고자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구호자보호법)이 2008년 6월 13일에 개정되어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을 구해주다가 잘못되었을 경우 민·형사상의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해 주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심폐소생술을 익혀두어야 하며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여 마지막 희망의 끈을 꼭 잡아주어야겠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언제든 근처 소방서에서 받을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얼마든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심폐소생술에 대한 작은 관심이야말로 내 가족의 불상사를 막고 더 나아가 심정지로 쓰러진 내 이웃의 불행을 막는 세상 가장 아름다운 관심이 아닐까.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