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천아트 공예가 금우공방 이금우씨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공예예술가로
하루 3시간 자면서 작품활동 “열중”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세월의 흐름에 저절로 먹어가는 나이보다 마음의 나이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리라.

그렇다면 마음이 젊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가슴에 꿈을 간직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이 아닐까. 주어진 환경이나 여건을 탓하지 않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언젠가 그 꿈을 이루게 된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꿈을 향해 도전하는 가슴 뛰는 삶
“사과나무에 탐스럽게 매달린 빨간 사과에 빠져, 24살에 서울에서 산중으로 시집을 왔어요. 일 년을 살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시하층층 시집살이를 하며 살았지만 나의 꿈을 버리지 않았어요. 언제라도 누가 나를 부르면 달려갈 수 있는 자세로 살았지요. 제 가슴에는 늘 그림이 있었어요”

중앙시장에서 금우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금우 대표는 천아트 공예 예술가다. 천아트란, 다양한 소재의 천이나 쿠션, 도자기, 앞치마 등의 생활 소품과 기와나 나무 돌 등에 주로 꽃그림을 그리는 작업으로 일상생활 속으로 예술을 끌어들여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예술분야다.

어려서부터 그림이 하고 싶었던 이 대표는 시집살이를 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그 꿈을 늘 가슴에 간직하고 있었기에 54세가 되던 해에 꿈을 향한 첫걸음을 뗄 수 있었다.

“절에서 13명의 신도들과 민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몇 달 후, 모임이 깨지고 저는 영주 시내로 민화를 배우러 나왔지요. 그러다 천아트를 알게 됐고 울산까지 배우러 다녔어요. 제가 나이가 제일 많았는데 울산까지 가서 수업을 받으려면 3시에 일어나야 했어요. 작품을 만들어오느라 화장실도 안가고 수업을 받았는데 가르치는 선생님도 화장실을 못가셨지요.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글귀처럼, 저는 그때 가슴 뛰는 삶을 살았지요”

▲공방마다 핑크빛으로 화사하게 채워지길
중앙시장에 있는 금우공방에 가면, 이 대표만의 개성 있는 붓 터치로 그려낸 다양한 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누구든지 ‘배우고 싶다’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천아트 수업을 하고 있으며 공방을 시작한지 몇 개월이 되지 않았지만 천아트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도 제법 많다. 생활공간에 활용 가능한 작품들이 많아서 그런지 주부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평소에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도 좋은 강좌이다.

“나이가 60이 되면 꺼져가는 불꽃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 나이 60이 되면서 모든 걸 이룬 것 같아요. 일주일내 수강생이 꽉 차있는데 누군가에게 가르칠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해요” 중앙시장에 자리를 잡은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 대표는 중앙시장에서 함께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각 공방마다 최소 하루 열 명씩만이라도 다녀갔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공방들이 활성화도 되고 모두들 웃으며 일 할 수 있지요. 공방마다 핑크빛으로 화사하게 채워져서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마무리하고 싶어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나’라는 존재를 끊임없이 가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버리면 다 버리는 것이거든요. 시골에서 농사를 지을 때도 저는 화장을 하고 잘 갖추고 일을 했어요. 늘 준비가 되면 어디를 가든 즐겁고 그곳이 살아나는 느낌마저 들어요. 무엇이든 하면 된다는 생각만 하며 살았지요”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든든하게 외조를 해주고 있는 남편에게 고맙고, 자식에게는 멋진 엄마로 남고 싶다는 이 대표는 ‘나는 자식을 우리 엄마처럼 키울 것이다’라는 아들의 소리를 들을 때 가장 행복하고 뿌듯하다고 한다.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자신만의 공간인 금우공방에 와서 작품 활동도 하고 강의도 하기 위해서 이 대표는 하루 세 시간만 잠을 잔다.

“집안일 다 해놓고 우사청소도 하고 열심히 일하느라 하루 3시간만 잠을 자요. 제게 주어진 일을 완벽하게 해놓고 내 시간을 만들지요. 제게 남은 60대를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하고 싶거든요. 작가도 되고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선 아직 할 일도 많고 갈 길도 멀지만 최선을 다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습니다”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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