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내성천보존회 송분선 회장

내성천에 대한 지역민 무관심 아쉬워
영주댐은 본래목적 상실, 반드시 철거

“어린 시절, 서천 모래강변에서 매일 놀았어요. 보드라운 모래 위에 누워 뒹굴면 참 푹신했지요. 바위에 소나무가 있었는데 하얀 새가 날아와 놀면 갸들이 어떻게 노나 들여다보던....자연은 우리를 철학가로 만들지요. 동무들과 함께 서천으로 소풍도 가고 아름다운 강가에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 아름답고 행복했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흘러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는 내성천보존회 송분선(56) 회장이 꺼내놓은 내성천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영주가 고향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서천 강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넉넉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품안에서 뒹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꼈다고 한다.

▲서천 강가 모래 위 뒹굴던 어린 시절
“모래가 흐르는 강을 막고 있는 영주댐은 지금이라도 철거돼야 합니다. 옛 모습을 되찾기는 조금 어렵겠지만 자연은 회복력이 빨라 스스로 치유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한 보물, 우리의 내성천을 우리가 지켜내야 합니다”

송 회장은 내성천 지킴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자연을 훼손하고 결국은 사람까지 살기 힘든 곳으로 변해가도록 한 잘못된 정책에 온몸으로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영주댐이 건설되지 않았다면 지금 무슨 일을 하셨을 것 같냐는 질문에 송 회장은 “환경운동을 했을 거예요”라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만이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이 건강해야 우리들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지요.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자연을 함부로 개발하고 파괴해서는 안 될 일이지요”

▲자연 살리고, 사람 살리는 내성천보존회
송 회장은 과거 송리원댐 반대운동을 시작으로 이름만 바뀐 채 계속 진행돼 온 영주댐 반대운동까지 꾸준한 활동을 해오다 2013년 4월 본격적으로 지금의 ‘내성천보존회’를 설립했다.

“한사람에게라도 내성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동참의 뜻으로 5천원이라는 후원금을 받고 있어요. 보존회를 이끌어 가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전화를 걸어 후원해주겠다는 분, ‘직접 나서지는 못하지만 뒤에서 후원해주고 싶다’는 분, ‘나는 못하지만 해줘서 고맙다’는 분, 등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도움을 주고 있어요”

안타까운 것은 영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심각성을 확인하기위해 내성천을 방문하고 있으며 며칠 전에는 SBS 다큐 프로그램 ‘물은 생명이다’에서 촬영을 하고 갔다. 또한 인터뷰가 있던 날에는 젊은 학생 20여명이 인터넷이나 방송으로만 알고 있는 내성천과 영주댐의 심각성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며 다녀가기도 했단다.

“먼 곳에서 찾아주는 분들을 마주하면 가슴이 뭉클해지곤 해요. 내성천은 봉화 내성리에서 삼강주막까지 흐르는 강이고 그 물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더 관심을 갖고 지켜나가야 하는데 말이죠”

▲구조적 잘못, 영주댐 철거는 필수과제
“내성천에 가면 왜가리, 두루미, 황새 등 철새들이 있어요. 그런데 영주댐 건설 후 그 수가 점점 줄어 들어 올해는 절반이상이 줄었는데 오늘은 세 마리밖에 보이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물속에는 물고기가 많이 살았는데 지금은 한 마리도 보이지가 않아요”

영주댐 건설 후 내성천의 물은 녹조현상이 심해지고 그 녹조에서 유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생성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하게 되면 담즙산 저장시스템을 통해 대부분 간으로 이동해 간질환을 유발하며 일부는 혈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조직을 오염시킬 수도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체내의 물 비중이 크기 때문에, 성인들보다 더 큰 위협을 받게 된다고 한다. 그토록 위험한 독성 물질이 물을 오염시키고 물고기가 살 수 없기 때문에 철새 또한 살 수 없는 곳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일본, 미국사람들도 이곳에 댐을 만들려고 조사해보고는 구조적으로 위험지역이라고 판단하고 댐건설을 포기 했는데 우리가 우리 땅에 그 위험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영주댐은 반드시 철거돼야 합니다. 반드시 철거 될 것입니다”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개선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구실을 할 수 없고 지질학적으로 위험한 자리에 건설된 것이어서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철거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운동은 선비정신 실천운동
“예로부터 선비란, 개인의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적인 가치가 있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헌신과 봉사를 아끼지 않으며 목숨까지 던질 줄 아는 실천자라 생각합니다. 우리 고장은 선비정신을 실천하는 고장입니다. 저마다 살아가는 일에 바쁘겠지만 우리의 보물인 내성천을 보존한다는 소중하고 공적인 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영주댐 철거가 꿈이고 희망이라는 송회장은 앞으로 내성천 국립공원 청원 운동을 벌이고 내성천과 관련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만들 계획이다. 또한, 홍보 문화 행사도 꾸준히 열어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활동하는 단체를 구상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지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왜 발버둥 치느냐’, ‘돈도 안 되는 일에 왜 앞장을 서느냐’고요. 그분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가 살기 위해 하는 일이고, 당신이 안하니 내가 하는 것이고, 돈은 적게 벌고 적게 먹으면 되지만, 우리는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정작 중요한 것들을 다 잃고 있어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