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점토 활용, 인물들의 고통 사실적 묘사
천주교 안동교구, 카톨릭 한국화부문 첫 수상

김만용 작가(전 선영여고 교장)의 회화 ‘네 십자가를 지고’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가 주최하는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본상(회화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문화예술위원회는 한국 가톨릭 종교미술의 발전과 토착화를 후원하고자 지난 1995년 가톨릭 미술상을 제정, 현역 미술가들의 근래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부문별로 시상하고 있다.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이 상은 수많은 원로 작가들과 각 장르별로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한 작가를 발굴해 시상해 온 권위 있는 미술상이다. 심사는 주교회의 문화예술위 가톨릭미술상 운영위원과 교구 가톨릭미술가회 담당 사제, 회장, 수상자, 교구 건축위원회 등이 맡고 있다.

이번 수상은 안동교구 50년 역사상 첫 수상인데다 가톨릭 미술상 제정 20년 동안 한국화 작가가 본상을 수상한 것도 처음이어서 김 작가 뿐만 아니라 천주교 안동교구와 가톨릭 미술사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부여 되고 있다.

김 작가는 한국화의 새로운 표현 영역을 탐구해온 점이 심사위원들로 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작가는 화선지에 먹으로 그리는 전통적인 방법은 물론 기와 표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그림 배경에 한지를 뜯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 등 재료를 확장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이어왔다. 수상작 ‘네 십자가를 지고…’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한다”(마태 16,24)는 성경 구절을 모티브로 창작했다. 한지 점토를 활용해 만든 울퉁불퉁한 작품 배경에 인물들을 선명하게 그려내, 예수님을 비롯한 인물들이 느끼는 십자가의 고통이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영남대 사범대 회화과 및 같은 대학원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지난해 2월 선영여고 교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3년간 교직에 있으면서 교육자이자 작가로서 동양화의 새로운 표현영역 탐구를 위해 노력해왔다.

김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큰 상을 받게 돼 어깨가 무겁다”면서 “신께서 주신 달란트로 아름다움을 창조해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감동을 전하며 예술적 욕망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함께 나누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시상식은 내달 7일 오후 3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미사와 함께 거행된다.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서울대교구청 신관 지하 갤러리 1898에서 서울가톨릭 미술가회 회원전과 함께 수상작 전시회가 열린다.

한편 김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영주 지부장(4,5대)을 지냈으며, 2003 교육부 조선일보 선정 ‘올해의 스승상’수상, 제3회 영주시민대상을 (문화부문) 수상했다. 그동안 고품격 만화여행 <선비고을 나들이> <영주의 선비> 등의 카툰책을 발간했으며 영주시민신문 ‘카툰으로 세상보기’, ‘화첩 나들이’의 연재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교장 퇴임 후 현재 영주문화연구회, 선비정신실천운동본부 이사를 맡고 있으며 ‘김만용 한국화 아뜰리에’를 운영하면서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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