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탐방[251]강원모터철물

수만가지 물건 속에서도 척척 찾아
가게 한켠은 친구들의 사랑방 역할

시골엔 철물점이 유독 많다. 길을 가다보면 크고 작은 철물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곳에는 작은 못 하나부터 톱, 건설자재, 전기재료, 보일러까지 실생활에 필요한 웬만한 물건은 다 갖추고 있다. 누구라도 잠시 발을 멈추고 들리면 한두 가지 살 것이 보이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우리 고장 영주에도 많은 철물점이 곳곳에 있지만 여자가 혼자 운영하는 철물점은 흔치 않다.

외관
내부

▲철물관련 책 통해 공부하면서 철물점 운영
장숙자(64) 대표가 16년째 운영하고 있는 ‘강원 모터 철물’은 남부초등학교 사거리 부근에 위치해 있다. 처음 이곳에서 문구사를 10년간 운영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이 퇴직을 하고 모터 대리점 사업을 시작하자 장대표도 그와 연관이 있는 모터 철물점으로 품목을 바꾼 것이다.

“여자 혼자 운영하기에는 처음에 많이 힘들었어요. 철물점엔 가짓수가 정말 많은데 아는 것이라곤 못하고 자름 집게밖에 없었으니까요. 전혀 모르는 분야였기에 하나부터 열까지 공구와 철물관련 책을 통해 공부하며 알게 되었지요. 책 몇 권을 공부했는지 몰라요”

자신 있는 분야의 사업은 아니었지만 철물점이 있는 건물이 본인 건물이다 보니 월세부담이 없었기에 받을 가격만 받고 저렴하게 판매 할 수 있었고 새벽 6시에 문을 열고 저녁 8시에 가게 문을 닫았다. 부지런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 덕분인지 주위 분들의 많은 관심과 도움이 있었고 그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주위 분들이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함께 정리도 해주시고 어디 있는지 알고 팔아도 주셨으며 제가 볼일이 있는 날은 가게도 봐주곤 했어요. 그분들의 도움 덕분에 철물점이 이만큼 자리를 잡게 됐다고 생각해요”

▲눈을 감고도 무슨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강원 모터 철물점’은 가게가 작지만 알차고 다양한 물건들을 갖추고 있다. 철물, 공구, 모터, 각종 농자재와 가정용품에서 보일러까지 이곳에 오면 웬만한 물건은 다 구매 할 수 있다. 겨울철인 요즘은 난로, 보일러, 난방용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 농사철인 봄이 오기 전까지는 조금 조용한 편이다.

“이제는 눈을 감고도 무슨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가격이 얼마인지 작은 것 하나까지 다 알고 있어요”

1남 1녀를 두고 있는 장 대표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시어머니께서 집도 봐주시고 함께 살아서 마음도 푸근하고 든든해요. 아들도 제 일을 많이 도와주고요. 요즘은 돈 벌러 나온다는 생각보다는 놀러 나온다고 생각하며 이 일을 하고 있어요. 하루가 지루하지도 않고 일도 하며 알차게 사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곱게 화장한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한 장 대표의 철물점에는 한 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 있는데 그곳이 친구들의 사랑방이 되곤 한다.

“감사해야 할 분들이 너무 많아요. 김장철이면 무와 배추, 파를 내려놓고 가시는 분, 떡 해오다 들렸다며 내 몫으로 떡 한 봉지 챙겨주고 가시는 분, 어제도 정미소에 오셨다 가신다며 농사지은 쌀 한 포대를 놓고 가셨어요. 불편한 몸으로 하나라도 팔아주신다며 가까운 매장 두고 멀리서 걸어오시는 연세 많은 어르신까지....고마운 분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아직은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어
철물점을 시작하고 16년 동안, 별을 보고 나와 별을 보고 집에 들어갈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주어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지금이 그저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장대표는 “친구들 따라 노래교실도 가고 싶고 주부대학도 다니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철물점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일을 하니 은행에 돈 빌리지 않아도 되고 내 집도 있고 식구들 건강하고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강원모터철물
영주시 구성로 264
010-7120-2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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