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문예대학 최예환 부회장이 경주시가 주최하고 신라문학대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제29회 신라문학대상 시조부문에 당선됐다.

신라문학대상은 신라 천년의 찬란한 문화예술의 전통을 계승하고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해 민족문학의 진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수 있도록 1989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전통과 권위 있는 공모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당선과 동시에 우리나라 최고 문예지인 ‘월간문학’1월호에 발표되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자동 가입되는 영예를 얻게 된다.

시조 부문 심사평을 맡은 정해송, 권갑하 심사위원은 “당선작 「소녀를 그리다」는 호골산 정상에서 만난 때 이른 진달래를 통해 일제에 끌려간 어린 소녀 위안부의 아픔을 그린 작품이다”며 “진달래의 붉은 이미지는 위안부의 아픔을 상징하면서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까지도 껴안고 있다”고 평을 했다.

최예환 부회장은 “까치발로 기다리던 당선소식을 4번째 도전에야 듣고 나니 넘치는 기쁨 뒤에 ‘책임감’이라는 단어가 무겁게 다가온다. 이제 펜을 더 예리하게 갈아 체계적이고 단단해져야겠다는 기분 좋은 부담감이 든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미경 프리랜서 기자

[당선작]

소녀상을 그리다

- 최예환

호골산* 정상에서 만난 때 이른 진달래야
얇은 볕에 피었다가 넋까지 얼었구나
꽃 필 날 아직도 먼데 홀로 봄을 꿈꾸었나

열 서넛은 되었을까… 떨리며 톺던 동공
세태에 발가벗겨 파르르 깨문 입술
툭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쓰러질까 애달프다

몰아치는 삭풍이 내 볼살 에는데
저리 여린 꽃잎은 잔설을 견뎌낼까

한 살이 산다는 것은 홀로서는 아득한 길
*경북 봉화에 있는 야트막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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