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스토리를 입히다] ‘스토리 인(人) 영주’... 이야기를 입히다

사물 하나에도 이야기가 스며들면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이런 이야기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로 또는 어떠한 특색을 갖춘 형태로 만들어 스토리라는 이름이 더해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역사, 문화, 자연, 사물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영주에 국내외 스토리텔링을 입힌 사례로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영주가 가진 ‘이야기의 힘’ 어떤 것이 있나?
2. 밀양시의 문화유산 관광스토리텔링
3. 건축물, 지역연계 스토리텔링
4. 문화재와 역사를 결합한 스토리텔링
5. 옛 건축물과 민속 문화의 조합
6. 이야기가 더해진 영주, 관광루트에 힘 더하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미니차량으로 지역곳곳 누비는 시티투어 난쟁이 동상, 지도로 찾는 재미 더한 관광

폴란드 브로츠와프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광으로 어느 도시나 마을을 찾아간다. 지인의 추천이나 다양한 정보를 통해서 찾아간 그곳, 이야기가 있고 기억에 남을 만한 재미요소가 있다면 기억 속에 깊이 남는다.

폴란드의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브로츠와프는 동화 속에 들어간 느낌을 주는 파스텔풍의 건물이 먼저 눈길을 끄는 올드타운 내 르넥광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곳을 중심으로 역사를 담은 건축물과 역사적 스토리가 담긴 난쟁이 동상이 관광객들에게 관심과 흥미를 주고 있었다.

관광 안내 및 기념품 가게
길거리 기록물 전시

▲지역역사 장소에 담아내다

브로츠와프에는 2006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백년홀’이 있다. 20세기 초에 지어진 백년홀은 1911년부터 1913년까지 독일의 근대 건축가 막스베르크(Max Berg)가 브로츠와프가 독일에 소속돼 있을 당시 지어진 건물이다.

경마장이었던 이곳은 1813년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가 나폴레옹 군대에 승리하는 계기가 되었던 라이프지히 전투 승리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목적 복합단지로 건립했다.

백년홀은 큰 행사가 열리는 중앙 홀 이외에도 약 56개 전시실이 있다. 이곳에서 크고 작은 문화예술행사가 열린다. 뒤편에 있는 큰 분수대는 시민들의 물놀이 장소가 되고 정해진 시간에 분수쇼도 진행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백년홀 주변에는 공원과 동물원이 자리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브로츠와프의 구 시청사 내부는 역사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라츠와비체 파노라마 전시관은 전쟁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폴란드 국보이자 러시아에 항거한 역사를 담은 기념벽화가 걸려있고 여러 나라 언어로 역사와 관련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브로츠와프에는 매년 9월 브라티슬라비아 칸탄스(Wratislavia Cantans)라는 클래식 음악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48년을 맞이했다. 유럽축제협회인 EFA(European Festival Association)에 소속돼 있는 행사로 올해는 몬테베르디 탄생 45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몬테베르디 작품의 일부가 프로그램으로 차지해 브로츠와프 국립음악당 이외에 브로츠와프 대학, 유대인회당, 성당 등 도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장소에서 음악축제를 연다. 유러피안 축제는 지난해도 오페라, 뮤지컬 등으로 다양하게 열렸다. 축제가 열리면 이곳에서는 곳곳에서 르네상스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브로츠와프에서 태어나 대학을 다니며 미니차량 시티투어 가이드로 참여하는 도로다 씨는 “파란색 강철 소재로 만든 ‘툼 스키’ 다리는 ‘사랑의 다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이 다리에 달려 있는 자물쇠는 연인들이 오데르강에 열쇠를 던지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는 의미로 유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로츠와프는 차량으로 돌면서 안내를 받을 수도 있지만 관광지가 올드타운 중심에서 천천히 도보로 이동이 가능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역사적 의미가 있는 장소와 곳곳에 세워진 동상들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안내했다.

 

▲난장이 캐릭터를 찾아라

브로츠와프는 거리 곳곳에 숨은 난쟁이들이 관광객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르넥광장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는 다양한 관광기념품과 더불어 관광객을 위한 난쟁이 지도를 6zt(한화 약 1천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지도를 들고 아이와 어른들은 함께 숨어있는 난쟁이를 찾고 지역의 역사까지 알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브로츠와프 곳곳을 구경하게 된다.

관광객들에게 특별함을 주는 난쟁이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는 1980년대 반공산주의 운동을 하던 때로 올라간다. 당시 공산주의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도시 곳곳에 난쟁이 그림을 그렸다. 하나씩 만들어진 동상들은 도시와 시민들의 삶을 반영한 상징물이 되었다.

2005년 50cm 정도 크기의 청동으로 제작된 5개 난쟁이들은 브로츠와프 구시가 곳곳에 숨겨 놓았더니 그 인기가 나날이 높아졌다. 청동상은 지난해까지 400개를 훌쩍 넘어 브로츠와프의 랜드마크로 다양한 관광 상품화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각각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난쟁이들은 그 스토리를 품고 있다. 관광안내소 앞에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난쟁이가 있다. 물이 있는 곳에선 빨래를 하는 난쟁이, 벤치에 누워있는 난쟁이, ATM 난쟁이와 기념품 가게 난쟁이, 하트를 들고 있는 난쟁이, 교수 난쟁이, 감옥에 갇힌 죄수 난쟁이, 소방관 난쟁이 등등.

난쟁이는 관광객들에게 찾는 재미와 지역의 역사, 인물과 연관된 스토리로 흥미를 주고 있다. 그리고 보물을 찾듯 만날 수 있는 난쟁이 요정들은 브로츠와프 시민들의 삶과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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