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스토리 인(人) 영주’... 이야기를 입히다

사물 하나에도 이야기가 스며들면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이런 이야기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로 또는 어떠한 특색을 갖춘 형태로 만들어 스토리라는 이름이 더해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에 역사, 문화, 자연, 사물들의 이야기로 가득한 영주에 국내외 스토리텔링을 입힌 사례로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영주가 가진 ‘이야기의 힘’ 어떤 것이 있나?
2. 밀양시의 문화유산 관광스토리텔링
3. 건축물, 지역연계 스토리텔링
4 . 문화재와 역사를 결합한 스토리텔링
5. 옛 건축물과 민속 문화의 조합
6. 이야기가 더해진 영주, 관광루트에 힘 더하다

우물체험과 포토존

60~70년대 달동네 서민의 생활상 테마로
초, 중고생 맞춤한 지역역사스토리 이어가

지역의 살아있는 역사는 좋은 스토리의 지침이 된다. 스토리텔링의 사례로 찾아간 인천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 그곳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수도국산 달동네 주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되살려져 있었다.

수도국산 달동네의 시작은 1908년 송현배수지가 만들어질 무렵으로 이후 한국전쟁과 1960년 1960~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크게 번성했다. 2000년대 후반 도시 재개발로 인해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던 것을 옛 달동네 터에 박물관을 건립했다.

실제 옛모습 복원

▲지역민의 삶을 기록하다
처음 수도국산 달동네 박물관은 지하에 작은 박물관으로 지어졌다. 문을 열 당시 8만 명이 다녀갔다. 근린공원이 들어서고 박물관도 지역의 근현대사를 알 수 있는 전시실과 놀이체험공간이 마련됐다. 올해는 10만 명 방문, 입장료 수입은 5천만 원이다.

지난해까지 입장료 500원, 올해부터 1천원으로 올렸다. 입장료 수입이 운영비를 충족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관광객유치와 더불어 체험, 교육프로그램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참여한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지원은 적극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물관은 수도국산의 옛 모습과 실존 인물을 복원, 전시돼 부모세대에게는 추억을, 자녀세대에게는 역사적 삶의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지역민의 삶은 전시된 솜틀기에서 만날 수 있다.

은율솜틀집에는 주인 박길주(1956. 11. 29 ~ 2004. 10. 6)씨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960년대 이전부터 동인천 구름다리에는 솜틀집이 모여 있어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난 온 박재화씨(작고)는 고향 은율에서 하던 목화업을 이어 전동 7번지에서 ‘은율면업사’라는 솜틀집을 열었다.

박재화의 아들 박현석, 그리고 그 손자 박길주씨에 이르기까지 2000년도까지 3대째 솜틀집을 운영했단다. 고인 박길주 씨의 유언으로 솜틀기는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기록돼 있다.

다소 어둡게 실감난 모습으로 복원된 달동네를 무서워할 어린아이들을 위한 전시, 체험공간을 별도로 구성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갔다.

박물관 입구 앞에는 우물체험장소와 벽돌과 장독대가 세워진 포토존이 있어 아이들과 나들이 나온 부모들에게 인기다.

은율솜틀집과 달동네 사람들의 모습

▲청소년에게 알리는 역사
모든 체험활동에는 박물관 관람을 가장 먼저 포함시켰다. 지역사를 기본으로 알아야 스토리를 통한 교육적 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찾아가는 지역사교육도 특성을 살린 스토리텔링으로 이어갔다. 초등학생 맞춤형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었지만 할아버지 한 분의 요청으로 중1학년 학생에게도 체험기회를 주었다.

이후 중고생 맞춤형 교육교재와 프로그램을 만들어 올해는 전반기 초등생, 하반기 중고생을 대상으로 교육했다. 1년 20회 초등 3개교, 중등 2개교, 고등 4개교 총 1천명이 지역사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인천광역시 동부교육청에서는 박물관을 방문해 교재를 살펴보고 인근 지역 4개 중학교 자유학기제 참여를 부탁했다.

2010년부터는 흐름에 맞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구성해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기본은 항상 지역사가 중심이 되고 있다. 아이들의 많은 방문이 있을 때를 대비한 프로그램, 주말 가족프로그램, 명절, 크리스마스, 계절프로그램 등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새로운 스토리를 접목한 것들로 지역사를 모티브로 만든 프로그램을 세대별 맞춤형으로 재미요소를 더하고 있다.

달동네 골목길

 김은아 / 윤애옥 기자

[미니인터뷰] 인천광역시 동구청 이보라 학예연구사
지역에 담긴 스토리로 다양한 아이템을

“구청 관광개발과 박물관팀이 구성돼 박물관을 운영관리하고 있습니다. 

학예연구사인 저를 포함한 정규직 3명이 근무해 박물관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공모에 참여해 방문객과 찾아가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지역의 역사적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관내 학교에 근·현대 역사교육을 진행한 인천광역시 동구청 이보라 학예연구사는 이를 위한 초등생과 중고생을 위한 맞춤형 책자를 만들었다.

“박물관에는 기간제 직원도 학술학예, 역사학, 민속학, 한국의복관련 전공자 등으로 모집을 합니다. 강사도 관련분야나 공예전문가로 섭외해 다양한 스토리를 가미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그녀는 전문분야를 상근근무자로 할 경우 기본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면서 박물관이 지닌 특성을 살려나가야 스토리가 살고 연계프로그램도 활성화 시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역사를 토대로 초, 중고 학생 수준별 맞춤프로그램과 이야기 책자를 만들었더니 교육지원청에서 와서 살펴보고 자유학기제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초청수업만이 아닌 박물관내 주말, 상시,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해 찾아오는 박물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소를 불문하고 어디나 똑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아쉬웠다는 이 학예연구사는 2008년 근무를 시작할 때부터 새로운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을 하고 있단다.

“스토리텔링은 특징을 잘 살려야합니다. 전체역사가 아닌 작은 이야기를 알려주고 사업까지 연계해 재미를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아이템을 만듭니다. 항상 기본에는 지역의 역사스토리가 들어가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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